’너 왜 안 해?’에서 ’내가 뭘 놓쳤지?’로

현실적인 문제들, 그리고 그걸 리더가 대하는 방식

동아리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나는 처음 상상했던 분위기대로 잘 이끌고 있다고 느꼈다.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고, 다행히 멤버들도 초반에는 적극적으로 따라와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하지 못했던 장벽이 드러났다. 내가 믿었던 것과 달리, 모든 멤버가 자기 계발에 강한 열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점차 일부 멤버들은 자신이 어떤 점을 발전시켜야 할지조차 명확히 떠올리지 못했고, 숙제로 제시한 것들도 잘 해오지 않았다. 예를 들어, 어떤 날은 각자 매일 실천할 행동들을 정하고, 이를 실행한 뒤 자기 피드백을 적어 공유하는 활동을 기획했다. 한 멤버가 “이걸 단톡방에 매일 올리면 서로에게 자극도 되고 어느 정도 강제성도 생기지 않을까?”라고 제안해 주었고, 나도 흔쾌히 동의했다.


처음엔 다들 잘 따라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실천 인원이 줄어들었고, 남은 글들도 점점 성의가 없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쉬운 선택은 멤버를 탓하는 것이었다.

“왜 이렇게 좋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걸까?”
“이건 나만 열심히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지만 나는 시선을 바꾸기로 했다.

“혹시 내가 이끄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내 프로그램 자체가, 그들을 자극하기엔 부족했던 건 아닐까?”

그렇게 돌아보니, 멤버들이 기대만큼 몰입하지 못했던 이유는 어쩌면 ‘자기 계발에 대한 열망’ 자체가 낮거나,

어떤 사람은 ‘이상적인 자기상'을 아직 명확히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동기를 느끼기 어려웠던 것이 아닐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나는 처음 커리큘럼에서 계획했던 활동 1들을 잠시 멈추고, 자기 계발의 열정을 키우는데 중점을 둔 활동들로 흐름을 바꾸기로 했다. 대표적인 예시가 ‘게으른 나 vs 야망찬 나’ 활동이다.

이 활동에서는 특정 상황(예: 아침에 일어나기, 과제 마감일 3일 남았을 때 등)을 놓고, 게으른 나와 야망찬 나가 서로를 설득하거나 대결하는 형식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며 몰입을 유도했다.


이전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다.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구체적으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방식은 멤버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 듯했다. 한 멤버는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이런 야망찬 모습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비록 처음 설계한 대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진 못했지만, 그 대신 나는 현장에서 문제를 감지하고 방향을 바꾸는 힘,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이끄는 어려움과 그 안에서의 균형감각을 배웠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알고 있던 여러 자기 계발 도구와 인사이트들을 공유하며 작은 영향이라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들이 지금 당장은 크게 바뀌지 않더라도, 언젠가 이 경험이 다시 떠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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