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멘토, 그리고 첫 수업의 설렘

처음 수업을 하기에 앞서 나는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우선 어떤 활동들을 해볼 수 있을지를 쭉 나열해 보았다. 자기 객관화, 비전 보드 만들기, 십계명 만들기, 시간 기록 하기, 확언 만들기, 롤 모델 분석 하기, 5년 또는 10년 후의 나에게 영상 편지 쓰기 등등의 활동 아이디어가 있었고 사이에 매달 실시할 리플랙션 시간도 기획했고, 활동 1 도 적절히 섞어 넣었다. 그렇게 한 학기 커리큘럼을 완성하였고 처음으로 내 손으로 이렇게 커리큘럼을 짜본 거 기 때문에 설렘, 성취감과 동시에 불안함도 같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가 이거로 배운 점이 많기 때문에 잘 이끌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없진 않았고 열심히 해볼 자신은 있었다.


그렇게 클럽 첫 진행 날이 왔다. 우리는 직사각형으로 긴 나무 테이블에 앉았고 내 양옆에 한 명씩 그리고 내 앞쪽에 여러 명이 쭉 앉아서 3:40 분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누구 앞에서 리더 역할을 해본 적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없고 이번이 처음이 다 보니까 막 멋있게 목소리 크게 내서 이끌고 그러는 걸 잘 못할까 봐 매우 두려웠다. 그리고 말이 꼬일까 봐도 두려웠고 말을 하다가 주제를 잃을까 봐도 두려웠다. 그 걱정에 무슨 말을 할 건지 아침부터 다 계획 한 다음 틈 날 때마다 계속 외웠다. 그렇게 3:40분이 됐다. 나는 시간을 계속 봤기에 시간이 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멤버들은 시끄럽게 떠들고 있느라 계속 떠들었다. 나는 솔직히 어쩔 줄을 몰랐다. 그들이 말하는 걸 중간에 끊기도 좀 미안했고 근데 빨리 시작은 해야 하고 되게 애매했다. 다행히 멤버 중 한 명이 눈치를 채고 애들한테 말해주어서 다행히 시작할 수 있었다.


첫날이다 보니 클럽에 대해 더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내가 제일 첫 챕터에서 말한 활동 1과 활동 2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었고 나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냥 나를 뚫어져라 보면서 이해하고 있는 애들도 있었고 다 이해를 하자 반응이 다 괜찮았다. 몇몇은 이해를 했고 만족한단 듯이 끄덕였고 몇몇은 심지어 “오~”라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부터 반응이 좋자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할 건지 만든 커리큘럼도 돌아보고 뭐 제안이 있는지도 물어봤다. 그러고 시간 매주 수요일 3:40분이 괜찮겠냐고 물어봤고, 편이 갈렸다. 몇몇은 상관없다, 몇몇은 2:50 분은 안 되겠냐 하고 심지어 누구는 그냥 금요일에 하는 건 어떤지, 일주일에 두 번을 할지 등등 여러 의견이 나왔고 이게 프로젝트 관리 이구나를 느꼈다. 그렇게 일단 금요일에 첫 번째 세션을 가지기로 하고 해산을 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활동 1을 하기로 했다.

각 멤버들이 자신이 더 발전하고 싶은 점, 고치고 싶은 점 등을 생각해 보고 각 멤버를 돌아가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하고 다른 멤버들이 질문과 제안을 해주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한 멤버는, 시간 관리를 더 잘하고 싶다고 했고, 누구는 자신이 너무 주어진 거만 딱 괜찮은 정도만 끝내는 거 같다고 숙제를 할 때 정해진 양보다 더 많이 더 제대로 하는 그런 주도적인 학습을 하는 능력을 더 발전해야겠다고 했다. 또 누구는 디자인 스킬을 더 올리고 싶다고 했고, 누구는 매일매일 저널링을 쓰는 습관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멤버들을 돌아가면서 한 명 한 명을 위해 아이디어를 주고 그런 식으로 서로를 도왔다. 나도 도와주는 입장에서 여태껏 그러지 못했던 이유를 찾기 위해 질문을 하고, 내가 아는 그런 테크닉들을 소개해주었다.


예를 들어 한 멤버가 주도적인 학습을 하고 싶다고 했다. 거기에 내가 “파인만 기법이란 게 있는데…”라고 하자 나의 걱정과 달리 모두 흥미를 보였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내 입장에서는 정말 유명한 기법이고 모두 알거라 생각했었는데, 모르는 걸 보고 아 자기 계발에 관심이 내가 좀 많긴 했구나 그리고 이것이 오히려 다행으로 느껴졌고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었다. 그래서 내가 이 파인만 기법을 알려주니까 이해한 다른 멤버가 주도적이고 싶어 하는 멤버에게 그러면 공부 끝나고 지피티랑 대화하면서 파인만 연습하면 되겠네!라고 제안을 줬고 그 제안을 받은 멤버가 1주일 동안 한번 해보기로 했다. 또 시간 관리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멤버에게는 내가 Time Boxing이라는 걸 알려줬고 이것도 마찬가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이것 말고도 여러 인사이트들을 공유를 했고 효과적으로 내가 딱 원하던 그림이 나오면서 첫 세션이 마무리가 되었다.


그렇게 세션이 끝이 나고 집에 멤버 중 하나였던 친구와 걸어가면서 오늘 세션이 어땠는지 물어봤다. 친구가 좋았다고 했고 내가 피드백 같은 건 없는지 물어봤고 각 멤버마다 할당 시간을 5분 정도로 세팅하는 건 어떤지 제안을 해주었다. 이 피드백이 좋았던 게 시간을 세팅 안 하고 하니까 초반 몇몇은 엄청 오랫동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이 바람에 마지막 한 명이 되게 빨리 끝냈어야 했다 왜냐하면 1시간으로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까. 그래서 이 피드백을 다음 세션부터 적용을 했다. 아무튼 그렇게 무난히 첫 세션을 완수하고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녁에 내가 그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던 형에게 다른 프로젝트 때문에 전화가 왔다. 그렇게 그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형이 “너도 꽤나 인사이트가 많더라”라고 클럽 칭찬과 내 칭찬을 해주었고 이때 자존감의 급격히 상승을 하였고 또 내가 하는 게 꽤나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다음 세션이 매우 기대가 되었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직접 커리큘럼도 기획해 보았고, 처음으로 제대로 리더 역할을 맡아보았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는 이런 멘토링을 하는 걸 즐거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또 내가 이미 정말 잘하고 있다 생각한 형도 나에게로부터 좋은 인사이트가 있다고 말을 하는 걸 보고 내가 여태까지 리플랙션 하고, 여러 시도를 해보며 자기 계발을 해오던 게 그래도 잘하고 있었던 거구 나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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