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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현 Jun 14. 2024

실험적 사고 : 복잡계, 불확실성

비전을 세우고, 목표로부터 지금의 자기 자신까지 역산을 하듯 분석을 해서 계획을 세웠다면, 우리는 실천을 해야 한다.


이때 우리는 "연구원"이 되어야 한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본다면, 행동을 할 때는 냉정한 연구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게 인과관계가 엮겨있고,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 

대부분의 리더들은 여기서 한번 좌절하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도 여기서 좌절했다.


"3화 보스 or 리더 : 구성원의 태도가 정한다."에서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임원, 간부가 되며 그들에게만 리더가 되면 된다고 말했다. 그 외에 자기들의 이득을 위해서 조직에 붙은 사람들에게는 서로 원하는 것만 얻고 제공하며, 윈윈 하면서 보스로 존재하면 된다.


최근 강형욱 사건을 보면, 비전이 공유되지 않으며, 제멋대로 인사불성의 여직원에게 보스로 존재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수년의 시간이 지나고 그 미성숙한 아이 같은 여직원이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언론 플레이를 했다. 나도 과거에 이런 경험을 하면서 느낀 게, 그런 사람들도 어쨌든 감정이 있는 짐승이기 때문에 이제는 굳이 보스로 존재하면서도 감정 상하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리더의 곁에서 상황을 함께 보는 임직원, 간부들이 있다. 보스와 먼 거리에서 보스를 바라보는 멤버들이 있다.


리더와 임직원, 간부들은 철저하게 복잡계, 불확실성에 던져진다.


나는 나의 능력을 의심받을까봐 두려웠다. 나의 성공과 실패, 무능한 면을 옆에서 지켜보는 임원, 간부들에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그때 당시 모두가 답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당시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좀먹고 있던 것이었다.


조직의 꼭대기 쯤에 있다면 우리가 모르는 건 거의 대부분이 모르는 거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저기 낮은 곳에서 말해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니가 뭘 안다고 나서"라는 식으로 무시하면 안된다. 사실 이쯤되면 제발 누구라도 나와서 뭐라도 말해보길 바란다. 이건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정말로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물론 자기 자신의 권위나 권력, 보이는 모습을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니가 뭘 안다고 나서냐며 말할 수 있겠지만, 정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럴 수 없다. 무시하는 사람은 비전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모습이 더 중요한 사람일 수 있다. 물론 순간 욱한 걸수도 있으니까. 시간을 두고 지켜보긴 한다.)


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현상의 원인을 도무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었다. "만약에 이랬다면?" 끝없는 "만약에"가 숨통을 조여 온다.


승리를 통해서도 기뻐할 수 없고, 패배를 하면 숨통이 조여 온다.

승리를 한 이유를 분석하고 찾아서 반복하려고 한다. 패배한 이유를 찾아서 제거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는 이기고, 언제는 진다.


나는 그 당시 딱 20살이었는데, 도무지 이 불확실함을 버틸 수가 없었다. 나는 내 그릇이 여기까지인가 좌절했다. 그리고 그냥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게임을 접었다. 이때가 약 1400명을 이끌 때였다.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도망이었다.


물론 철학의 부재도 한몫했다고 본다. 나는 그냥 리더의 자리를 뺏어보고 싶어서 뺏었고,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했을 뿐이니까. 게다가 게임일 뿐이니까.


게임일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사실 현실과 게임이 돌아가는 구조는 크게 다를 수가 없다.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까.



실험적 사고

실험적 사고는 당연히 실천하고 있었다. "IF 만약에"라는 사고가 실험적 사고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수많은 항목들을 바꾸지 않고, 하나씩 소거하듯 바꿔본다. 비교군, 대조군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이런 단어를 모르고 있으면서도 본능적으로 이기기 위해서 실험적 사고를 했었다.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도 실험적 사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마이클 루카, 맥스 베이저만의 저서 "실험의 힘"을 읽어보면 좋겠다. 꽤나 얇은 책이고, 실험적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서 적혀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실험적 사고는 만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말로 훌륭한, 아니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지적 도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구에 불과하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반드시 필요한 도구라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고, 변화를 감지하고 분석해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간접적으로 변화를 인지하고, 그 변화로부터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해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하고, 환경을 이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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