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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현 Feb 19. 2024

상태-육체

내가 나를 분석하고 육체를 단련하기 시작한 건 대학교 1학년 때였다. 사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 운동을 안한 날보다 한 날이 더 많은데, 고3때 공부한다는 핑계로 운동을 하지 않았고, 대학교 신입생때는 1학년 과대표, 과탑으로 공부하면서 거의 매일 술자리를 가졌다. 그러다가 169.3cm에 98kg까지 쪄버렸는데, 이때 나는 죽음의 문턱에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담배도 대학교 입학하자 마자. 혼자 편의점에서 사서 펴본게 1년에 하루 2~3갑씩 피고 있었고 식사를 할때마다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정신은 온전할 날 없이 몽롱했다. 누워있다가 일어나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눈앞이 깜깜해지기도 했다. 뭐든지 처음 겪을때는 정말 무서운 법이다.


외할머니가 당뇨를 앓고 계셨고, 내가 요즘 몸이 이상하다니까 할머니는 걱정하셨다. 너 벌써부터 그러면 어떻게 살래?라며 걱정하셨다. 오랫동안 외할머니 곁에서 지내온 나는 너무 무서워서 체중 감량을 결심했다. 내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었다.


사실 운동하던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지속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식습관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에 따라서 살이 찌고, 유지되고, 빠졌다. 나는 이 기간에 영양학에 대해서, 영양들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 공부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누구나 저지르는 실수가 있는데, 아마 초반부터 너무 빡세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세팅이 만들어지지 않고, 괴롭게 지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나는 목숨에 위협을 느꼈음에도 3개월, 6개월. 극적인 기간에 감량을 하지 못했다. 무려 3년에 걸려서 20kg을 감량한 78kg이 되었다.


몇년 전에 더티 벌크업을 처음해보고 89kg까지 다시 찌웠다가, 지금 다시 감량중인데 80kg이다. 내가 내 체중을 관리하기 시작하고, 내 육체의 모양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전체적인 건강과 육체의 기능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내 몸을 관리한다는 자부심


내 운동 경력을 살펴보면 태권도 2품, 수영 3년, 농구 4년, 맨몸운동 5년, 복싱 7년, 주짓수 1년, 헬스 2년, 러닝 2년. 2023년 1월 30일부터 헬스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정확히 몸을 관리하자는 생각은 이때 갖게 되었다. 나는 운동을 하면서도 수행 능력의 향상, 기능 향상, 근력 향상에 목적을 두었고, 때문에 식단을 관리 하지 않았는데, 사실 건강과 몸매에 직결되는 것은 식단이었다. 무엇을 먹느냐는 아주 중요한 것이다. 운동은 근육을 찢으며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하는 도중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운동은 무언가 수행하면서 염증을 만들어내지만, 잘 못된 식사는 그저 앉아서 먹는 것 만으로도 몸에 염증을 만들어낸다. 수행 능력을 향상하고, 건강과 몸매를 식단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더티 벌크업 이후로 더욱 식단과 건강에 대한 생각이 강해졌다.


이렇게 아는 만큼 몸을 정비하고 관리한다는 자부심이 생기고 관리하는 재미가 있다. 내 몸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대로 시간을 들여서 노력하고 관리하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 생긴 것이다. 심리적으로도 여유로워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좋은 습관을 갖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에 대한 관대함이 생기고, 오늘 하루 운동을 못하고 식단을 못지켜도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건강한 정신도 생긴다. 경험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믿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학자들은 자기 효능감이라고 말하는 데, 그냥 운동을 할때는 느끼지 못했던 자기 효능감이 “나를 관리한다.”라는 관점으로 운동과 식단을 시작하자 얼마가지 않아 생겼다. 나는 현대 사회에 남들보다 뛰어나거나 성과를 얻어내기 힘든 시기에 자기 몸을 관리하는 경험을 통해서 자부심과 자기 효능감을 사람들이 느껴보길 바란다.


운동을 하니까 이게 좋더라.


1.뇌는 유기체다. 성장.

나는 암기에 자신이 없었다. 고등학생 때도 암기 과목은 그냥 싫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서 운동을 꾸준히 한지 오래될 수록, 기억력이 좋아진다. 우리의 뇌는 컴퓨터 반도체 같은 전자기판이 아니라, 성장과 퇴행이 일어나는 유기체다. 운동을 하면 할 수록 뇌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고, 뇌가 생존을 위해서 육체가 움직여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뇌 자체가 스스로도 계속 세포를 만들어서 성장한다고 한다.


2.인내심

또 좋은 점이 있다. 우리의 뇌는 신체적 스트레스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구분하지 못한다.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실제 현상과 개인적 해석을 구분하지 못 한다. 모두가 그렇다. 그런데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정신 질환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우리가 쇠질을 통해서 더 무거운 압박을 견디면 견딜 수록, 뇌는 정신적 압박에도 더 강한 내성을 갖기 시작한다. 현대 삶에서 지적, 정신적 업무가 많은데 이것은 이점이다. 또 이렇게 길러진 인내력은 무언가에 집중하고 학습하는데도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마시멜로우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눈 앞의 작은 보상보다 조금 참고 받을 수 있는 큰 보상을 선택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어딘가 마시멜로우 실험은 조작되었으며 거짓이라고 말하는 곳도 있는데, 나는 적어도 “인내력이 성공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는 메세지는 일상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운동을 통해서 몸을 강하게 만들면 정신도 강해진다. 육체와 정신이 힘든 삶을 버텨 시간을 벌어줄 수 있게 운동하고 식단을 관리해 줘야 하며, 그렇게 벌어낸 시간과 집중력을 통해 자신을 계발할 수 있게 된다.


신경가소성과 성장형 사고방식

 

자신감은 매우 중요하다. 신경가소성과 성장형 사고방식에 대해서 말하겠다. 신경가소성은 우리 신경 자체에 가소성이 있으며 사용할 수록 강화되고, 사용하지 않을 수록 퇴화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신경에 적용되는 법칙이라 어떤 행위에도 적용된다는 점이 무서운 점이다. 범죄자는 계속해서 범죄에 대한 생각을 강화하고, 행동을 강화하게 된다는 말이고, 경찰은 계속해서 범죄자의 심리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강화하고, 추적하고 잡아내는 행동을 강화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법조계 사람들은 애인들에게도 습관적으로 신경이 강화한 방식대로 죄인을 심문하듯이 한다고 하며, 학교 선생님들은 애인들을 가르치려한다고 한다. 또 “사람 바꿔 쓰는거 아니다.”라는 말도 이런 신경가소성에 의해 나온 말이다. 이처럼 “신경 가소성”은 사람의 습관, 행동, 생각, 시점, 무의식에까지 침투해 있다. 그런데 나는 이걸 바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보통 습관은 바꿀 수 있는 것으로 실험 결과가 마무리 됐다. 그런데 그동안 내 행동과 시간의 주인이 었던 습관을 너무 갑자기 몰아내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다. 한달에 한 번 하루에 한 번씩 어루고 달래서 나가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라.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 어떻게 보면 시간이 걸린 다는 건 축복이다. 잘 생각해보자. 성경을 보면 창세기에서도 ‘신’은 전지전능함에도 불구하고 7일을 고심해서 세상을 창조했다.


만약 우리가 신처럼 전지전능해서 생각만으로 모든 걸 순식 간에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 금방 식을 분노에도 우리는 누군가를 헤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만약 생각의 속도로 모든 것이 실현된다면 우리는 우리마저 이 세상에서 없애버릴 것이다. 시간이 걸린 다는 것은 이런 것을 방지한다. 만약 진짜로 누군가를 죽이려고 한다고 했을때, 진짜로 죽이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존재하는 시간동안 우리는 우리를 멈출 수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분명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를 멈출 수도, 확신을 갖고 달려갈 수도 있다.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한 짓거리를 해왔다. 그것이 인간이다. 달에도 가고, 지금은 한번 쏘아올린 로켓이 다시 땅으로 내려오기도 하고, 인공지능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탐구하고 고민하기도 한다.


우리는 못할 것이 없다. 나는 헤르만 헤세의 “노인과 바다”를 좋아한다. 그 책에는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나온다. 나는 이 문장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   


전략의 유무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


또 전략의 부재가 좋은 방향으로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 내가 담배를 끊었던 이야기에 대해서 말해주겠다. 담배는 결국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연기를 빨아 마시는 건데, 그 먼지들이 기관지와 폐에 들어가며 긁고 나가며 긁는다. 나는 1년에 하루 2~3갑을 폈는데, 나와 함께 담배를 피기 시작한 친구도 그랬다. 우리 둘다 어느 순간 같은 시기에 목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냥 끊어야지 말은 입에 달고 살면서도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같이 피던 친구가 어두운 표정으로 우리 이제 담배 끊자. 이러다 죽는거 나니냐고 말했다. 나는 그때 마침 살려고 운동하고 있는 처지였기 때문에, 살려고 운동하는 중에 담배를 핀다니 이건 참 어이가 없는 놈이 었구나 라는 생각에 담배를 끊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의 의지력은 그렇게 대단하지 못하다는 점을 오랜 기간 게임 생활을 통해 알고 있었고, 담배를 끊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말하는 건 담배를 끊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전달하는 내용이다. 나는 담배를 피는 것을 끊은 적이 없다. 첫번째로 나는 누구에게도 말하지는 않았지만, 담배 사는 것부터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담배는 피지만 사지는 않는다.


그래서 1년 간은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담배를 태우로 나갈 때, 나는 친구들에게 아~ 나 담배 끊었잖아. 라며 말하면 뭘 끊어 쉬는거지 하면서 같이 나가게 되었고, 친구들이 주는 담배를 한 개피씩 태우게 되었다. 그렇게 점점 사지는 않지만 달라고도 안한다. 주면 주는대로 받아 피웠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이제는 니가 사서 피라는 말이 나올때 쯤, 오히려 담배 하나만 주라고 역으로 말하기 시작하면 그 친구들은 질려버려서 담배를 주지도 않는다. 조금 웃기지만 이건 전략이었다. 나는 내 전략을 통해서 결국 금연을 결단하고, 전략을 세운지 3년만에 완전한 금연을 하게 되었다.


이런 사소한 점에서도 어떻게 전략을 짜느냐는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략의 유무는 그야말로 한 사람의 발자취에 대한 유무, 즉 인생의 유무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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