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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희 Oct 22. 2023

낭만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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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나 좋아했던 배드민턴을 그만 뒀다. 멀기도 했지만 운동 목적이 아닌, 사람을 만나기 위한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게 싫어서 그 좋아했던 배드민턴을 그만 두었다.


새로운 운동이 필요했다. 무얼 할까 알아보던 중 친언니의 추천으로 유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집 근처에 오며 가며 봤던 낭만유도 라는 유도장을 다니게 되었다.


나이대가 다양했다. 중고등학생도 있고, 갓 스무살이 된 친구들, 아니면 내 또래들이나 혹은 서른이 넘은 분들도 꽤 있었다.


도장에 가면 운동 순서가 정해져 있다. 준비 운동을 하고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가진 후 익히기 라는 것을 한다. 두 줄로 나란히 선 다음 일대일로 마주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유도기술 자세를 10번씩 반복하는 것이다. 각자 10개를 채우고나면 인사를 하고 오른쪽으로 한칸씩 이동을 한다. 그럼 또 다른 사람과 마주보면서 익히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들 체형과 키가 다르다보니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연습할 수 있기 때문에 익히기는 유도 운동 때 필수인 것 같다. 그런데 단점이 하나 있다. 자세 익히기 10개를 채우기 전과 후에 마주보고 인사를 하는데 그것이 상당히 뻘쭘하기 때문이다. 낙법을 일주일정도 배운 후 익히기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대열에 합류하면서 도장 사람들의 얼굴을 천천히 익힐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부터 얼굴이 익어지더니, 상당히 무섭게 생긴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꽤나 잘생겼지만 학창시절에 전교생을 휘어잡았을 것 같은 외모랄까? 뭔가 심기를 잘못 건드리면 유도를 하다가 제대로 혼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익히기를 할 때 그 사람과 마주하게 될 때면, 상당히 무서워서 고개를 푹 숙이곤 했다. 그 사람은 꽤나 거만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묘하게 웃으면서 쳐다보는 느낌이라 괜시리 분하지만 어쩔 수 없이 눈을 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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