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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Apr 25. 2023

슬기로운 도전일지 – 8

4월 10일(월) - 휴식을 꼬투리 잡아 정신교육


원래는 5시 기상 아침 유산소 운동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서울에서 랩 레슨을 받고 집에 오니 밤 12시 30분이었다.   

   

너무 늦게 강릉에 왔기 때문에 늦잠을 자겠다는 상욱이. 

그래 그것도 네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다 싶어 새벽 유산소를 건너뛰기로 한다.  


    

그래서 늦게까지 자고 홈트만 두 번 하기로 했었다. 

아 늦게까지 자야 하니까 새벽 유산소 운동 후에 하는 7시 홈트는 빠져야 한다. 사실 내 생각은 원래 오후 3시와 5시 이렇게 두 번 하려고 했는데 원래 오전 7시와 오후 3시에 하는 홈트를 왜 바꾸는지 설명하기가 조금 복잡하다.  


    

그래서 그냥 오후 3시에 한 번만 하자고 합의를 보았다. 계획이 바뀌었는데 별문제 없이 쉽게 수긍한다. 언제부턴지 그런 부분(자기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서는 쉽고 빨리 받아들인다.   

  

나름 홈트를 한 번만 하는 이유(쉬기 위해서)를 설명하고 쉬라고 했다. 그런데 한 시간쯤 뒤에 방문을 열어보니 어제 서울 가느라 못 본 영화와 유튜브를 보느라 얼굴이 벌겋다. 한 번 더 목소리에 힘을 줘서 쉬라고 말하고 아내와 볼일 보러 밖에 나왔다.   


       

저녁에 와서 보니 전혀 쉰 얼굴이 아니다. 이래서는 내일 새벽 운동부터 쉽지 않다. 내일은 헬스장에서 웨이트도 하는데. 그런데 딱히 뭐라고 이해시킬 길이 없다. 그래도 왜 쉬어야 하는지 나만의 방식으로 설명하고 지금이라도 빨리 컴퓨터를 보지 말고 쉬라고 했다. 그런데 대답만 건성으로 ‘예~’하고는 컴퓨터에 눈을 떼지 않는다. 이건 한번 정신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밤에 잘 때 야단칠 건수가 생겼다. 이 기회를 잡아 정신 무장을 한번 해야 한다. 

누워서 불 끄고 자라고 하고 방을 나왔다. 조금 있다가 보니 방에 불이 다시 켜졌다.      

방에 들어가 보니 평소처럼 책을 펴고 앉아있다. 

상욱이는 항상 자기 전에 ‘구스범스’ 책을 꼭 소리 내서 읽고 잔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니까 그냥 자라고 한 이야기를 대답은 했지만 실감하지 못했나 보다.     

그걸 건수로 정신 무장을 시켰다.



이번의 정신 무장은 사실 협박이다. 상욱이가 이해할만한 설명을 못 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다. 세상일이라는 게 꼭 이해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어떤 때는 이해 못 해도 

아니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도 해야 할 경우도 있으니까 

이번도 그런 경우라 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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