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점을 치며/정호승
눈내리는 날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천원짜리 한장 내밀고
새점을 치면서 어린 새에게 묻는다
나 같은 인간은 맞아죽어도 싸지만
어떻게 좀 안되겠느냐고
묻는다
새장에 갇힌
어린 새에게
♡시를 들여다 보다가
참으로 답답하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고작 새장에 갇힌 그것도 나이를 먹은 늙은 새도 아닌 어린 새에게 묻는다.
아무리 맞아 죽어도 싼 인간이지만 내 미래를 겨우 1000원짜리 한 장 값으로 알아내려 하다니...
순전한 공짜심보다.좀만 더 쓸 일이었다. 1000원이면 겨우 붕어빵 하나 살 수있는 돈이다. 그 천원으로 어떻게 해 보려는 심산이 아쉽다. 허긴 오죽하면 그럴까?
안 풀릴 때는 단돈 천원도 귀하다. 얽힌 타래를 그 귀한 돈으로 풀어보려는 어리석음이 또한 선택이고 책임이다.
그런데 한발짝 물러나서 바라보니 정말 답답하다.
갑자기 시원한 사이다가 땡긴다.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