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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호 Sep 19. 2024

식당/급식에서 사라지고 있는 주방

조리과정에 혁신의 푸드테크

외식업(식당/급식소)을 운영하면 크게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조리과정이 첫 단계이다.

두 번째는 이렇게 조리되어 만들어진 음식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서빙 또는 배식단계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다 먹은 음식 그릇 및 식판을 설거지하는 세척단계로 마무리가 된다.


대형식당/급식소 주방에서 운영되는 조리, 서빙/배식, 세척 3단계(식품의약품안전청)


외식업을 함에 있어 이런 각각의 과정별 혁신이 앞으로의 미래를 여는 시발점이라 생각된다.


앞에 생존을 위한 외식업의 창조적 파괴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외식산업 환경은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어떤 변화와 위기를 겪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환경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푸드테크 도입을 본격화하므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처하고 환경변화에 선제적 혁신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외식산업에 있어 선제적 혁신이 무엇인지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외식업의 가장 핵심인 조리과정에서 혁신의 푸드테크를 알아보겠다.

일반 가정에서는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그리고 편리성을 추구하는 트렌드에 맞게 이미 1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HMR상품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레토르트 형태의 1세대 HMR과 반찬중심 HMR인 2세대를 지나서 고급화와 다양성이 포함된 3세대 HMR이 완성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변화가 B2B경로인 외식산업에도 접목되기 시작했다.

최근의 식당의 인건비 증가 및 구인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간편 조리형(B2B형 HMR) 상품이 접목되고 있고, 대형 식당 및 급식소에서는 CK(Central Kitchen)를 통한 중앙조리방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는 최근 들어 간편 조리형 제품이 식당에 도입되고 있으나,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고령화 등의 심각성으로 이미 프랜차이즈와 개별식당 등에서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

일본 요시노야(식품외식경제)

사례를 보자면 음식의 맛이 핵심이 아닌 야끼토리(야끼焼き:굽다+토리鳥:닭로 구운 닭) 술집뿐만 아니라, 규동 덮밥과 같이 맛이 최우선인 매장까지도 확대되어 있다.

일본의 요시노야 규동덮밥 식당은 오래전부터 간편 조리형 재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덮밥 집인데도 불구하고, 화구와 가스 자체가 없다. 

오직 전자레인지와 전기밥솥으로만 음식이 만들어진다.


또한, 최근에는 협동로봇으로, 사람과 같은 공간에 설치하여 인간과 협동 작업이 가능한 산업용 로봇이란 개념을 앞세워 식기 세척, 정리 작업 등에 로봇을 도입했다.

외식업의 인당 생산성 변화(서울경제)

국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에서는 간편 조리형 재료를 쓴다는 것은 고객층의 불만과 불신을 만드는 요소라 생각하여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효율성과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랜차이즈 체인은 과거에는 소스 등 특정상품만 중앙에서 생산한 전용상품으로 공급했으나, 현재는 다양한 간편 조리형 반조리상품을 중앙에서 제공하므로 가맹점에서 인당 생산성을 강화하고 있다.

피코크 송추가마골 RMR상품(식품외식경제)

대형식당도 예외가 아니다.  

단지 점포 내 식사 제공을 넘어 RMR(Restaurant Meal Replacemet) 상품 개발을 통해 외식의 중식(내식과 외식의 중간 개념으로 손질이 완료된 재료를 사서 집에서 전자레인지나 불에 데우기만 하거나 가열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화에도 적극 대응을 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은 2021년 기준 30.2조 엔의 외식시장 내 소자이(본래 식사의 반찬류를 뜻하는 일본어로 비교적 소비기한이 짧은 완조리식품인 소포장, 간편식을 이르는 용어) 분야가 매우 발달하여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유명 맛집이나 유명 셰프의 음식을 오프라인 매장을 가야만 먹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도 맛집의 음식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런 변화는 B2C 제조 및 유통업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기존의 B2C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만들었던 제조업체가 B2B에 맞는 제품 개발을 통해 외식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농축수산물 원물과 가공상품만 납품받던 외식업체의 변화에 발맞추어 B2B향 간편 조리, 밀키트, B2B HMR 제조를 확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외식업체에서 진행되었던 메뉴개발/식자재 구매/식자재 전처리/조리/세척을 간편 조리형 재료를 통해 식자재 구매/가열/세척으로 단순화시키고 있다.


하루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식사를 제공하는 단체급식소에서도 이미 상당 부분 중앙조리방식인 Central Kitchen에서 사전 음식을 조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Central Kitchen(구글 이미지)

예를 들면 학교, 산업체, 병원 등에서는 점포마다 급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Central Kitchen에서 조리된 것을 점포에 전달하고 있다. 

점포에서는 재가열이나 마무리 조리, 담을 뿐이다.

조리 범위는 완성 단계까지 조리하는 경우도 있고, 고기나 야채를 자르는 등 중간 단계에서 점포에 전달할 수도 있다. 


Central Kitchen을 도입하면 큰 4가지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각 점포에서 조리를 하므로 조리사의 역량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게 날 수가 있으며, 개인의 역량에 한정되므로 메뉴의 다양성 확보가 어려웠다.

하지만, Central Kitchen 통합적 조리를 통하는 경우, 맛의 품질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메뉴의 다양성도 각 점포에 전달할 수가 있다.

실제 Central Kitchen을 확보하지 못한 단체급식 회사는 맛의 품질이 점포마다 다른 우려가 있고, 점포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점포에 따라 맛이 바뀌면서 회사의 신뢰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다음은 각 점포 조리에서는 점포마다 전문적으로 조리할 수 있는 인재와 다수의 조리원이 필요하지만, Central Kitchen을 통할 시, 각 점포에서는 간단한 작업만 실시하므로 최소 인원의 조리사와 조리원만 있으면 되므로 인건비 절감의 큰 효과가 있다.

더욱이 2017년 이후부터는 국내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구인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단지 및 대규모 생산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주방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기에 더욱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2024년 최저시급이 9,860원이지만, 이천/용인 등의 수도권은 수년 전부터 일용직 시급이 10,000원을 넘었다.


세 번째로는 임대료와 전기료/수도세와 같은 유틸리티비용을 억제할 수 있다. 

각 점포에 조리 공간을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비교적 작은 물건이라도 홀 공간이 있으면 출점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구매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Central Kitchen에서 대량 발주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점포마다 구입에 비해 코스트를 삭감할 수 있다.

또한, 점포 조리에서는 식재료의 관리 및 남는 식재료에 대한 로스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Central Kitchen은 이젠 기존 단체급식소를 넘어 최근에는 대형식당 체인과 반찬 프랜차이즈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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