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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호 Sep 08. 2024

기술이 음식에 접목되다.

보관 기술의 시작

푸드테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역사 속에서도 푸드테크는 존재한다. 물론 이론적 바탕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음식에 기술이 접목된 발견으로 어떻게 보면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불의 발견과 요리의 시작(텔아비브대학교)

그 첫 번째가 불이다. 인간은 불을 발견하고 활용함으로써 요리를 통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요리는 불을 이용하여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과 병균을 죽임으로써 음식을 더 안전하게 보관 및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신석기시대가 시작되고 농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많은 변화가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인간은 더 이상의 수렵을 통한 방랑 생활은 멈추고 한 곳에 정착하여 마을을 이루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농경시대에 접어들면서 대량의 계획적인 식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잉여 식량이 생기게 되었고, 이 잉여 식량은 금방 상하게 되므로 상하지 않게 오래 보존할 수 있게 저장기술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하버드대 교수인 가이크로스비 'Cook, Taste, Learn'을 인용하면

이런 기술 발전으로 지구상의 인구는 5,000~7,000년 사이에 300만 명에서 1억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영구정착은 인간에게 안전을 보장했고 아이 낳을 시간을 늘려 주었다.
또한, 동식물의 순화를 통해 고기와 유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자, 인간은 더 많은 에너지와 더 좋은 영양분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과거 문헌을 참고해 보면 식품저장 기술이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식품보관법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식품 저장의 역사는 충청남도 부여의 저장혈(貯藏穴)이나 '삼국지' 위지(魏志) 고구려전(高句麗傳)에 곡물창고가 있었다는 구절과 장양(藏釀)을 잘했다는 구절로 미루어 보아 매우 오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에는 진표율사(眞表律師)가 쌀 스무 말을 쪄서 말려 양식으로 삼았다는 기록이 있어 가공저장법도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삼국사기' 신문왕 폐백품목에는 포(脯)가 기록되어 있어 육류나 어류를 건조하는 방법이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고려도경 高麗圖經'에는 가마니를 이용한 쌀 저장법과 밤 저장법, 말린 면(麵)의 이용 등이 기록되어 있다.

저장기술 중 가장 오래된 것이 건조법과 염장법이다.

특히, 건조법은 불이나 햇볕에 말려서 건조할 수 있으므로 저장기술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예측된다.

생명체는 비교적 수분 함량이 높으므로 건조해 수분을 제거하면 식품의 보존성을 높일 수 있다. 식품의 건조는 수분을 제거하여 미생물이 자라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세포 내 효소의 불필요한 반응을 막아 식품의 변질을 막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면 과일의 경우 곷감, 대추, 망고 등이 있고, 수산물은 오징어, 조기, 명태, 새우 등이 있다.

축산물에서도 고기를 곱게 두드려 기름, 장, 후추 등을 바른 후 햇볕에 말린 염포, 편포 및 약포 등이 건조식품의 좋은 예이다.


저장기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염장법이다.

염장법은 기원전부터 음식에 적용된 과학으로 문명의 발전과 새로운 음식을 창출하는데 기여했다

육류, 생선, 계란, 채소 등 곰팡이로부터 부패하기 쉬운 식품을 소금으로 보존함으로써 인류는 저장 기간을 상당히 늘리 수 있었으며 풍미와 맛을 유지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소금의 삼투작용에 의해 식품이 탈수되어 세균이 생육하는 데 필요한 수분이 감소되고, 식품에 붙어 있던 세균도 삼투압에 의해 원형질 분리가 일어나 미생물의 생육이 억제되는 원리를 이용한 저장법이다.

삼투압(열려라 즐거운 화학, 서정우님)

좀 더 자세히 보자면, 모든 생명체의 세포 내 용질의 농도는 약 0.9% 수준이다. 

세포를 이 보다 높은 농도의 소금물 등에 담가두면 막을 통해 물이 빠져나온다. 

물의 이동은 항상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향한다. 세포내부의 물은 줄게 되고 세포질의 용질농도는 차츰 높아진다. 물의 이동은 내외의 농도가 평행이 될 때까지 진행된다.

일정시간 지나면 세포내부의 물이 빠져나와 세포는 위축된다. 

즉, 내부의 용질농도는 0.9% 이상으로 증가한다. 이런 상태에서 생명체는 활동을 멈춘다.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는 현상과 같다. 숨이 죽은 배추를 다시 맹물에 담그면 반대현상이 일어난다.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소금물에서는 내부의 물이 빠져나와 세포는 쪼글쪼글하게 위축된다. 내부의 농도는 진해진다. 이때 미생물이 죽지는 않지만 생육이 저지된다. 부패를 막는 원리이다.


이런 식품으로 채소류로는 오이지·무짠지 등의 장아찌류가 있다. 김치도 소금에 절인 채소류를 섭취한 데서 발전되어 현재의 김치가 만들어졌다.

새우젓·멸치젓·조개젓·게젓 등의 젓갈류가 있고, 육류에서는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의 살라미가 있다.

어류 및 물고기알 등에 소금을 첨가하여 만든 저장식품으로는 자반, 홍어, 명란젓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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