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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호 Sep 27. 2024

공유경제시대 공유주방은 왜 무너질까?

사례로 보는 푸드테크(위쿡)

공유경제시대 공유주방 사업은 국내에서 왜 성공하지 못하고 사양 사업으로 전락하는 걸까?

코로나19 시점 다수의 공유경제는 전염의 위험성 때문에 존폐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언택트와 관련된 공유주방은 반대의 호황을 누렸고 시장은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암울하다. 왜 이렇게 국내 공유주방 비즈니스 모델은 몰락할까?


첫 번째 이유는 과도한 경쟁과 외식경기 침체다. 엔데믹 이후 배달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소비자 배달주문 수요가 급속히 줄어든 것이다. 또한 다른 나라보다 인구당 많은 식당 수로 경쟁이 과열된 상태에서 경기침체는 식당의 폐업을 급상승시켰다.

외식업체 폐업률 추이(연합뉴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 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 6258개로 폐업률이 21.52%에 달한다. 5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9만 6530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두 번째로는 위생 불량으로 소비자 신뢰를 상실한 것이다. 손님이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식당 운영 전반의 위생 관리가 허술하였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관심에서 외면밖에 되었고, 소비자는 가능하면 기존에 알려진 로드샵으로 운영되는 음식점에서 주문을 시켰다. 물론 이런 문제는 국내만의 이슈는 아니다.

미국의 개인 유튜브 기준 구독자 수 1위면서 본인의 이름을 걸고 초콜릿과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도 하는 미스터 비스트가 자신의 이름을 건 '비스트 버거'를 고소했다. 사업적 파트너인 '배달형 공유 주방 기업' VDC(Virtual Dining Concpets)와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마찰의 원인은 VDC가 품질상으로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제공했다는 의심 때문이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눈에 보이지 않기에 감시 밖에 있었고, 또한 한 주방에서 44개에 달하는 브랜드 배달 음식을 조리할 정도라 품질 관리에 취약했다. 미스터비스트는 로열티 계약을 하면서 VDC와 '일관된 조리법으로 만들고, 위생을 준수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지 못했다. 주방이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당연히 품질 관리에 실패하였다. 트위터, 유튜브 등 그가 활동하는 SNS에서 미스터비스트버거에 부정적 리뷰가 한순간에 뒤덮이게 되었다.

공유주방업체 현황(매일경제)

국내외의 이러한 공유주방의 문제는 결국 사업 철수 및 축소로 나타났다. 국내는 2019년 시작한 배달형 공유 주방 개러지키친이 한때 550여 곳의 개별 주방을 열었으나 2022년 파산했다. 다른 공유주방 업체들도 사업 모델을 재검토하거나 철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1호 공유주방업체인 위쿡은 배달형 공유주방 사업 '위쿡 딜리버리'를 접었고 나머지 사업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키친빌더는 공유주방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사업 부진을 겪던 고스트키친은 키친밸리에 인수됐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공유경제의 콘셉트를 잘못 활용한 점이라 생각된다. 단순히 공간의 공유에만 집중해서 다른 공유경제와는 다르게 쇠락의 길을 걸은 것이다. 심지어 임대수익을 노린 부동산 투자자가 진입하면서 공유주방 사업 환경은 최악의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공유경제에서 가장 성공한 에어비앤비(Airbnb)의 사례를 보면 그들이 가진 미션과 콘셉트는 공유주방 사업자와는 너무나 다르고 특화되어 있다.

에어비앤비는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가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같이 룸메이트로 살면서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집에 에어매트리스 3개를 놓고 방을 빌려주고 조식을 제공하면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호텔 및 리조트들과는 달리, 일반인들이 소유하고 있지만 남는 공간을 여행자들에게 제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중개하면서 수익을 얻는 이른바 숙박 공유업체 수준이었다.

단순히 공간의 공유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시간이 지나면서 명확한 콘셉트와 전략으로 그들의 사업을 고객지향적 차별화했다. 

불필요한 스트레스 없이 편안히 지내고 싶은 비즈니스맨이나 해외가 익숙지 않은 여행자에게 위치가 편하고 대접받는 호텔을 즐기기 원하는 대상을 타깃으로 하지 않았다.

에어비앤비의 다양한 프로그램(CJ그룹 교육자료)

여행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처음 방문하는 마을에서도 이방인 취급받지 않고 판에 박힌 여행을 싫어하는 여행자들에게 현지 문화를 깊이 접하며 체험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드는 곳에 초첨을 두었다.

따라서, 에어비앤비는 갈수록 단절되어 가는 시대에 테크놀로지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을 미션으로 누구나 전 세계 어디든 친구가 있는 시대를 빅 픽쳐로 그리며 그들의 플랫폼에 있는 공유공간을 전 세계 어디든 내 집처럼의 콘셉트 방향으로 사업을 육성했다.


결론적으로 공유경제의 성공여부는 단순히 공간만의 공유에 대한 의미만 부여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공유주방 비즈니스도 공유주방 플랫폼보다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고객들에게 푸드메이커로 인큐베이션 및 관련 전후방 사업 지원에 집중했어야 했다. 

물론 B2C와 B2B는 차이가 크다. 훨씬 더 고객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를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유주방뿐만 아니라 공유오피스도 최근 너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공유경제에서 진정한 승리자가 되려면 그들만의 지향하는 콘셉트가 구체화되어야 한다. 

과연 식당을 운영하는 주체들이 원하고 해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비용을 넘어서 고객이 불편해하는 Pain Point 해결과 그들의 고객에 줄 수 있는 가치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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