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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트다움 Mar 07. 2024

판단과 욕구 분리하기

관점의 객관화 그 종착역, 이너피스

판단에 욕구를 드러내라니 너무 인간적이지 않은 이야기 아닌가? 인간이라면 자고로 내 욕심을 견해에 적절히 버무려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조금 삐딱하게도 보고 그게 사실이라고 굳게 믿기도 하고 혼자 믿는 것도 모자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핏대도 세워보고 그래야지. 어떻게 사람이 교과서처럼만 살 수 있겠는가?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표현이 어찌 편을 가를 때만 이해를 돕겠는가. 내 마음이 쉽게 굽어지는 쪽으로 구부리며 사는 것을 일컬을 아주 찰떡이구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워 보이는 것을 해보자 시도하려는 것은 성장을 위함이다. 입에 착착 감기는 것은 몸에 좋기가 쉽지 않고 몸에 좋은 것들은 오히려 입에 어느 정도 껄끄럽고 달갑지도 않은 것들이 많지 않은가. 그것과 매한가지다.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쓸데없이 속을 끓이는 일을 줄이려면 꼭 해보아야 하는 시도이다.



객관적인 것 VS 주관적인 것

판단을 할 때에는 주로 객관적 근거 즉, 사실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 있는 정보 이외의 외부 잡음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다. 이때의 외부 잡음이라고 하는 것에는 일시적인 개인의 감정이나 주변인들의 주관적인 의견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잡음들로 인한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고 상황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논리적으로 판단을 내리고자 한다. 이렇게, 보통 판단은 주관적인 요소보다는 다소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여겨진다. 판단의 과정에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이 될 때 혼란이 시작되고 판단이 왜곡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주관적인 요소의 대표주자는 욕구이다. 과거의 경험이나 선입견, 그리고 감정에 영향을 받은 욕구가 상황을 해석하고 판단하는데 개입하면 이로 인해 실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생긴다. 그리고 이러한 주관적인 판단은 우리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게 만들어 심리적인 불안과 스트레스를 초래하기도 한다.


욕구는 개인의 욕망, 가치관, 선호도 등에 의해 형성되며, 주관적인 경험과 감정에 크게 좌우된다. 그렇기에 욕구는 같은 상황에 있는 두 사람에게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찰되기도 한다. 한 사람은 성과 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또 한 사람은 안정을 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상반되어 보이는 욕구는 서로 다른 의사 결정과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러한 욕구는 다른 가치관과 그것을 낳은 성장 배경, 주변인들의 가치관까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포함하는 복잡한 요인들로 인하여 내 안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이라 좋고 나쁨을 논하기보다는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것이 더 나은 접근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판단에 자꾸 개입하고자 하는 욕구를 분리해 내는 것은 우리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판단은 외부적인 정보와 상황에 대한 것이고 욕구는 내적 요인에 해당하는 것인데 우리의 속 사람의 기존의 규칙과 환경을 벗어나는 것들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변화에 저항하는 속성 때문에 판단에 욕구가 개입되면 판단이 왜곡될 수가 있는 것이다.


욕구가 열정으로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이처럼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판단에서 욕구를 배제하여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머릿속과 마음속 복잡함을 정돈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은 우리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쉼과 메타인지로 인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게 된다. 주관적인 경험과 감정을 존중하되, 판단에 있어서는 가능한 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여 실제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 잡힌 느낌을 줄 수 있다.  



관점의 객관화 그 종착역, 이너피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여전히 성장보다는 번뇌에서 벗어나 쉼의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다. 복잡함에서 벗어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성장에 대한 열망이 항상 쉼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성장과 쉼 중 무엇이 먼저냐고 묻는다면 지금 여기에서 만큼은 쉼과 쉴 수 있는 외적 내적 환경설정이 먼저이다. 나에게 주어진 '자유 의지'를 '내 삶의 주도권'이라는 이름으로 되찾을 수 있도록 내 마음속 머릿속을 구분하여 정리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편안한 마음의 상태로 이어지게 하고자 함이다. 어느 순간 하나를 정하여 쉼을 시작하고 맺지 않아도 일상에서 평온함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방법 한 가지로 말이다.  


매 순간에 마음을 담자는 말과 판단에서 욕구를 분리하여 판단의 관점을 객관화 하자는 말이 어찌 보면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 두 가지는 서로 보완적이라고 볼 수 있다. 매 순간에 마음을 담자는 것은 마음의 평정에 주안점을 두며, 그 순간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으로 우리의 내면이 안정된 정서로 자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반면에 후자는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으로 우리의 판단력을 향상할 뿐 아니라 불완전한 잡음을 가라앉혀 내적 안정과 평온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는 상황에 따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우리의 감정을 존중하는 과정과 이성적 판단을 돕고자 하는 시도가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을 하면 우리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적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결국은 밸런스가 성장과 쉼에 동시에 맞는 열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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