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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GO Feb 27. 2020

카레 아닌듯 맞는듯 커리부어스트

Food and the city - 뒤셀도르프 커리부어스트-

-뒤셀도르프와 커리부어스트-

1년 전 처음 독일에 와서 처음 이 음식을 먹었을 때는 그다지 적응이 어려워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였다.


커다랗고 짭짤한 소시지에  별로 카레 냄새가 나지 않는 카레소스가 부어져 있는 그리고 그 옆에는 잘 튀겨서 고소한 냄새가 나는 감자튀김이 얹혀 있다. 바로 그게 카레 소시지, 독일말로는 카레 부어스트라고 하는 음식이다.

라인강가에서 먹은 커리부어스트 (조금 고급스러운 맛이다)


뒤셀도르프라는 곳은 독일의 서부에 위치한 동양인들이 많이 사는 작은 도시이다. 특히 일본인이 많이 살고(7000명 정도) 그다음은 중국인과 한국인이 살고 있다. 1년 전쯤 이사 온 나는 그곳에 살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나로서는 살기 좋은 도시였지만, 독일 생활은 만만치 많았다. 매일 비가 내리고 추운 날씨, 아침 8시가 넘어도 밤 12시  같은 일조량. 겨울은 참으로 혹독했다. 처음에는 조깅을 하면서 뛰어보기도 하고 했지만, 비에 젖고, 그 와중에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노숙인들. 중앙역 근처에서 마약에 취한 정키들을 보면서 긴장을 해서 그런지 그것도 일주일 만에 몸살이 나서 그만두고 말았다. '우울하다.'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한 나는 매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오랜 해외생활로 인하여 연락할 친구들도 많이 줄어들어서, 나는 힘들다고 토로할 친구들도 없었다. '나는 갑자기 공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날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회사를 가는 날이었지만 나는 아침 일찍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장 길거리에서 파는 식재료를 보며 평소 슈퍼마켓에서 파는 음식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신선하고 눈에 뚜렷하게 들어오는 야채와 과일 버섯들이 나를 더 배고프게 만들었다. 그때 코로 들어오는 고소하고 새콤달콤한 향기. 어느새 시장 옆 길거리에서 파는 커리부어스트를 나도 모르게 사고 있었다. 한입 먹었을 때 들어오는 새콤한 케첩 향기와 소시지의 훈제향. 그리고 씹을 때 나오는 달달한 육즙을 삼키면서 감자튀김이 입으로 끊임없이 들어갔다. 감자튀김을 소스에 찍어먹으면 더 감칠맛이 돈다.


어느새 나는 그릇에 남은 소스까지 손가락으로 긁어먹고 있었다. 독일 음식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소울푸드가 된 음식. '나는 이제 배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회사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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