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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외로움 같은 것

by 힘날세상



새콤한 무우김치를 한 입 베어물다가

와락 밀려들어온

외로움.


외로움은

내가 나를 보듬지 못하는 것.

새콤한 무우김치 속에

숨겨져 있는

알싸함 같은 것.

끝내 그리움으로 돌변하여

가슴을 후벼파는 것.


얼마나 산등성이를 걸어야 다독일 수 있을까.


돌아서는 가을 끝에서

돋아나버린

진하고도 짙은

외로움은

그래도

내가 살아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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