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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구 Nov 11. 2023

르완다에 1만 원권이 생긴다면

당연히 너무 편하고 간편할 텐데

르완다의 지폐 중 가장 높은 단위는 5,000 르완다 프랑이다.

그다음은 2,000 ,1,000 그리고 500 프랑이 있다.  동전은 100, 50 프랑이다. 

1, 2,10, 20 프랑의 동전도 있다는데 그렇게 세밀한 잔전까지는 거슬러 받아 보질 못해서 실 생활에는 많이 쓰이지 않는 것 같다. 달러와의 환율은 1달러에 1,200 르완다 프랑이고 우리 한화는 1달러에 1,250  정도다. 


1월에 르완다에 처음 왔을 때 3개월치의 활동비를 한 번에 받았다. 부랴부랴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달러와 프랑 통장을 각각 만들어 집세와 생활비를 충당했다. 키갈리의 집값은  꽤 높은 편이어서 방 두 칸 화장실 두 개와 거실이 딸린 아파트를 월 670불로 계약해야 했다. 디파짓이 없는 터라 3개월치의 집세를  한 번에 내는 조건이었다. 2,000불에 이르는 돈을 현지돈으로 바꾸고 나니 2,400,000프랑이다.  우리 학교 교사들의 평균 월급이 350,000프랑이고 보면 8개월치의 봉급에 해당하는 큰돈이다. 

제일 높은 화폐가 5,000인지라 이백사십만 프랑이면 5천 원짜리 지폐 480장을 쌓아 놓은 것이다. 게다가 2,000프랑 짜리도 섞여있으니 뭉치 돈이 다발을 이루었다.

화폐 상태도 제 각각이라 어떤 돈은 만지기 조차 불결한 지경인데 돈이 눅눅하게 서로 눌어붙어서 셀 때마다 합이 안 맞기도 했다. 우리나라처럼 1만 원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5만 원권도 만들어지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푸념이 절로 일었다. 


며칠간 그 많은 돈을 집에 보관하다가 주인에게 지불해야 했으니, 그 불안했던 마음을 어찌 표현할지......

돈다발을 들고 다니지도 못하고 어딘가에 숨겨 두기도 여의치 않아 쩔쩔매던 순간이었다. 이제는 은행 이체도 밝고 모모라는 모바일 머니로도 결제를 해서 현금을 이용하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지만 초기에는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많았다. 

은행이 가까이 있지 않아서 한번 이용할 때 많은 돈을 찾아야 하고, 현금이 집에 있다 치면 누군가의 침입이나 손을 타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던지라 뭉치돈은 그 자체가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다. 동전이 싸이는 건 더더욱 주머니를 무겁게 만들었다.  이제는 장을 보거나 택시를 탈 때 주로 신용카드나 모바일 머니로 지불한다. 마트에서도 몇 원까지 떨어지는 잔돈은 아예 없는 경우가 많아서 거슬러주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로 서로 지불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래도 키미롱고의 재래시장 등에서는 여전히 지폐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민들의 행상에는 카드 결제 단말기가 부재하고, 모바일 머니로 지불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흥정이 오가고 디스카운트가 가능한 것은 현찰이 으뜸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천 원이나 오백 원  또는 백 원짜리 동전도 필요한데 전반적으로 팁문화가 지배적이진 않지만 고마움을 표하고 싶을 때가 있다. 새롭게 문을 연 채소 가계에는 손님의 쇼핑을 도와 카트에 물건을 담아주고 짐을 들어서 계산을 도맡아주는 점원이 있다. 물론 정규직원이 아닌 파트타임 형태의 임시 직원들인데 이들은 팁과 상관없이 정성껏 자신의 일을 수행한다. 이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동전 하나 100원을 내민 것만으로도 이들은 얼마나 행복한 미소로 화답하는지 모른다.  


르완다의 지폐엔 인물이 새겨져있지 않다. 대신 야생 동물과 커피 특산물 그리고 자연환경이 그 중심에 있다.

어떤 이미지들을 담고 있는지 함 눈여겨보시고 그곳엘 가보시기 바란다. 


참고로 100불이라도 50달러 두 장이나 10달러 10장보다는 1장짜리 100불의 가치를 더 높게 치고 선호한다.

환전을 해보면 당장에 알 수 있다. 

 '1장짜리가 부피가 작고 효용성이 높으니 쌓아두고 부를 축척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일까?' 


1불이든 100불이든 지혜롭게 잘 사용해야 하는 것이 돈이고

르완다에도 1만 원권 프랑이 만들어진다면 너무 편리할 것 같다.     



르완다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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