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쉽다(?)
셋째는 진정 발로 키우는 것인가
어제오늘 귀염둥이의 평온한 모습에 나도 만족스럽다.
첫째, 둘째 때는 느끼지 못했던 이 평온함은 뭐지?
43일 차의 막둥이와의 생활에서 나는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았다. 물론 신생아시절이기도 하지만 내 몸과 체력이 허락되지 않았고, 여러 상황상 내가 무언가를 더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
어제오늘 막둥이와 단 둘이 있었다. 그런데 그리 힘들지 않다. 아이가 보채지 않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고 잘 자준 것이 크다. 그런데 첫째 둘째 때는 육아가 힘겹고 우울하기만 했을까.
아이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일 거라는 짐작을 해 본다.
아이에 목을 매라는 의미는 아니다.
첫째, 둘째 때는 처음으로 쉬어보는 육아휴직이었기에 뭔가 육아 외에 눈에 보이는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를 잘 키우는 것보다 오히려 다른 것에 더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작은 움직임, 아이의 루틴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저 울면 안아주고 밥 주고 놀아주고... 쏘울이 없었다.
아이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것이 부족했다. 아이와 늘 함께 있었지만 아이가 원하는 만큼 정서와 애정을 채워주지 못했던 것 같다.
뭔가 더 읽고 싶고 쓰고 싶다. 하지만 의지적으로 쉰다. 아이와 함께 낮잠을 잔다. 비효율적인 일 같지만 아이를 더 잘 돌보기 위해 에너지를 비축한다. 오히려 나의 시간과 체력에 투자하는 일이다.
아이의 하품, 움직임, 옹알이, 표정을 자세히 살피면 아이의 원하는 바를 빨리 알아 대성통곡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이게 첫째, 둘째 때와는 다른 셋째 엄마의 노하우라면 노하우랄까.
이래도 내일의 아기는 종잡을 수 없다. 아이 셋을 키워도 다 다르니. 누가 셋째는 발로 키운다고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