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앞두고 새벽수유 없이 잘 자주던 아이가 출근한 첫 살부터 새벽 1,2시면 깨서 밥을 찾는다. 엄마의 변화를 알아차린 걸까.
게다가 하루에 1번씩 보던 응가가 무른 변으로 변하더니 설사가 되어 하루에 5,6번 지린다. 아이가 힘들어하진 않았지만 안 그러던 아이가 이러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병원에 가 봐도 정장제만 주실뿐 달리 방법은 없었다.
2주일이 지나도 차도가 없어 분유를 바꿔보기로 했다. 헐어 있는 아이의 엉덩이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분유를 바꿔도 설사 증상은 여전했고, 게워내기까지 했다. 폭풍 검색 끝에 또 분유를 찾아 바꿨다. 조금 나아지는 듯했지만 먹을 때마다 배앓이하는 것처럼 몸을 비틀고 토해내고 힘들어했다. 배고프거나 잠 올 때 말고는 잘 울지 않던 아이였는데 수시로 울어대니 나도 지쳤다.
분명 우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 아이를 달래다 보면 생각은 그런데 마음에선 짜증이 난다. 안 되겠다 싶어 남편에게 sos를 쳤다. 회사 일로 평소보다 늦게 퇴근한 남편은 잠시 안아주고는 가 버린다. 누구는 안 힘든가. 학기말이라 학교도 바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게다가 오늘은 반 아이가 다치는 일까지 있어 마음이 무거웠다. 오늘따라 둘째는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 요구사항이 많은지. 좋아지던 허리는 다시 끊어질 듯 아파왔다.
아이가 울면 끝이 보이질 않는다. 1분이 10분처럼 느껴진다. 막대사탕이라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말이 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늦둥이라도 엄마인 내 몸이 피곤하고 지치니 아이의 울음에 넉넉하게 반응하기가 참 어렵다.
기계적으로 아이를 안고 토닥인다. 허리도, 어깨도, 손목도, 팔도 떨어져 나갈 것 같다. 나도 지치고 저도 지칠 무렵. 아이는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다행히 오늘도 아이의 울음에 끝은 있다. 아이의 숨소리를 듣고 있자면 또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중감정인지. 누가 들으면 옳은 정신인가 싶을 거다.
내일은 좀 여유롭게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에 대해서도, 내 삶에 대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