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진관

2026.2.26

by 지그시

매일 지나치는 사진관 앞에 붙어 있는 시뻘건 좌절

문 닫습니다 영업 종료

공복에 삼킨 기억의 조각은 산산이 조각난 자몽

알알이 흩어져 터져 버린 얇은 피부


멈춰 버린 철도의 연장선 공사장

한쪽만 핀 무지개

비웃다 걸린 건조기

12월 31일의 마지막 그림자

핑크빛 아스팔트


내일은 열리지 않을 당신의 입술 또 온기

엘가 사랑의 인사 2분 45초

재즈 블루스 록 팝의 박수 소리

영원이 된 음악의 겨울처럼


화려하게 터지는 폭죽에 텅 빈 거리로 간다

비록 파도에 떠밀려 가는 녹슨 캔 따위로

온기 가득 무릎의 중력은 내가 선택한 영업 종료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의 빨간 진실을 나는 모른다


오픈 행사에 분주한 약국 앞

Unchained Melody의 The Righteous Brothers

벽에 걸려 있는 단 하나의 추억

아직 남아 있을 사진관의 추념


결국 그대는 얇은 유리 속의 꿈으로 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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