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1
되도록이면 4번의 다른 사랑으로
작별술로 죽이더라도 안타까워 살려주세요
넓은 어깨 으쓱대는 당신이 창조했으니
어렴풋이 오지 마시고 선명히 가지 마세요
이즈음에 얇은 손목 겨울잠이 끝날 무렵이면
갓 태어난 송아지 발바닥의 고통
굉음과 싱크홀의 출발선
질투심에 진한 눈썹 부릅뜬 빨간 눈동자
태평양 한가운데 날치들의 일광욕
음의 에베레스트 정상 클라이맥스
황금빛 거리에 즐비한 포에지
기분 전환이라며 코스모스가 되어 나타난 당신의
소리 없는 낯꽃
저무는 꽃을 본 적이 있다 하얀 말풍선에 흐릿하게 지워져 버린 꽃을 본 적이 있다
아마 이번 생은 꽤 힘들었다고 쓰려다 지우기를 반복한 꽃은
뭉쳐지지 않는 말풍선 위에 제비꽃 장미 맨드라미 복수초를 심었다
당신께 전합니다
덕분에 4번의 다른 꽃을 먹었다고
쓰기도 시기도 맵기도 달기도
어렴풋이 오지 마시고 선명히 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