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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May 11. 2020

스마트폰 과다 사용

당신이 스마트폰을 지배하는가? 스마트폰이 당신을 지배하는가?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내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흔하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2분에 한번 꼴에 콘텐츠를 전환한다. 보고서 쓰다가, 이메일 갔다가, 뉴스 갔다가, SNS 갔다가, 만화도 봤다가, 영상도 봤다가, 브런치도 봤다가, 보고서로 돌아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는 사람들이 별일이 없다가도 5분에 한 번 꼴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는 걸 확인했다. 스마트폰에서 뭔가 진동이 온 것도 아니고, 소리가 들린 것도 아니지만, 5분에 한 번씩 '그냥 뭐 온 거 없나'하고 쳐다본다.


이러한 스마트폰 사용습관은 필자가 '중독의 조건'에서 이야기했던 조건들을 충족한다. 잦은 콘텐츠 전환을 하거나, 잦은 스마트폰 확인을 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은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어느 순간에 재미있는 콘텐츠를 발견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어느 순간에 이메일이나, 메신저 대화창에 '1'이 떠있거나, SNS에 좋아요가 눌러져 있거나, 친구 신청이 오는 것 등의 보상을 경험한다. 바로 예측하지 못하는 수간의 보상이라는 중독의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이다.



또한 잦은 콘텐츠 전환과 스마트폰 확인은 그 자체로 나의 수고가 필요하다. 두 번째 중독의 조건인 헌신이 성립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미 말한 것처럼 우리 뇌는 헌신한 것에 대해 절대로 나쁘게 해석하지 않는다. 열심히 헛수고를 반복하다가 재미있는 영상을 하나 찾게 되면 '내가 지금까지 바로 이 영상을 찾기 위해 수고한 거야, 바로 이 맛에 스마트폰을 보는 거지!' 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더 깊은 스마트폰 중독의 수렁으로 빠져 든다.


그리고 중독의 조건 마지막은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 그 자체였다. 바로 잦은 주의 전환이다! 콘텐츠를 자주 전환하는 습관,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하면서 내 주의를 분산시키는 습관, 그것이 바로 중독의 조건 그 자체다. 우리 뇌는 새로운 콘텐츠에 보상을 받는다. 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잦은 주의 전환을 하면서 우리 뇌에 계속 자극을 주면, 우리 뇌가 변형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에서 만족을 얻고, 기쁨을 얻고, 때론 쾌감을 얻어야 하는 우리 뇌가 오직 스마트폰을 활용한 잦은 주의 전환이 있을 때만 기쁨, 만족, 쾌감을 얻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버린다. 그 외의 일에는 무감각해진다. 그 외의 일에는 살았지만, 죽은 좀비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을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라고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정말 좀비다.


당신이 스마트폰 지배하고 있는가? 아니면 스마트폰이 당신을 지배하고 있는가? 인공지능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다. 당신이 통제권을 넘겨주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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