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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May 13. 2020

집중할 수 없다, 피곤하다, 화가 난다

스마트폰 과다사용이 초래하는 다양한 부작용

스마트폰 중독 혹은 중독에 가까운 스마트폰 사용습관은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첫째, 한 가지 콘텐츠에 오래도록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책을 보면서 오래도록 집중하는 시간을 상상할 수 없게 한다. 1시간 이상 강의를 듣고 있는 것을 참을 수 없게 한다. 보고서 쓰는 것에 2시간 집중하거나, 발표자료 만드는 것에 2시간 집중하거나, 이력서 쓰는 것에 2시간 집중하는 것을 참을 수 없게 한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은 인내심 없는 뇌, 참을성 없는 뇌를 만든다. 이런 것을 참을 수 있어야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생산성이 있어야 유능한 사람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 텐데,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비생산적인 인간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둘째, 인지능력이 저하된다. 일단 종이 책을 보지 않고, 미디어에서 전달되는 언어에만 노출되기에 어휘력이 감소한다. 어휘력 감소는 추론력, 표현력의 감소로 이어진다. 추론력, 표현력의 감소는 문제해결력의 감소로 이어진다. 그리고 총체적인 인지능력의 감소라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한국과 미국에서 20세기까지 떨어지는 문맹률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보고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세대의 인지능력 저하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더한다. 예전만큼 글 읽기를 못하고, 쓰기를 못하고, 듣기를 못하는데, 과연 학습할 수 있을까?


물론 모든 아이들이 다 문맹 상태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맹 상태인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런 아이들은 공교육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는 방식으로 교육을 시키는 집 아이들은 뛰어난 학습 능력을 가지고 학교에 오지만, 스마트폰에 푹 절어서 온 아이들은 학습 능력이 크게 저하되어 학교에 오고, 이 격차가 계속 커진다는 것은 더 문제다. 지식의 양극화가 초래되고,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일종의 계급이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잦은 주의 전환은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우리는 구석기 시대 조상들이 사용하던 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구석기시대에 잦은 주의 전환이 필요한 순간은 '맹수'를 만나는 것과 같은 위기의 순간이었다. 위기의 순간에만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의를 전환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위기에 처하지도 않았지만,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인간의 행동에 대해 우리 뇌는 위기라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쉬기 위해 게임을 하고, 쉬기 위해 SNS를 보고, 매체를 전환해가면서 영상을 보고, 글을 읽었지만, 우리 뇌는 쉬지 못한다.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치게 만들고, 피곤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렇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지치고 피곤해진 인간은 신경이 예민해진다. 공격성이 높아진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려는 공감능력도 저하된다. 자기통제력이 성인 수준에 이르지 못한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더 심하다. 물리적 폭력과 언어적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해진다. 학교 폭력의 원인을 한 때는 폭력적 게임이라고 보고했으나, 이제는 아니다. 학교 폭력의 원인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인지적 피곤함과 이것 초래하는 예민성 증가, 공격성 증가, 그리고 공감능력 감소가 진짜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계속 똑똑해지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계속 똑똑해지고 있는가?

아니면, 당신의 인지능력, 자기통제력과 같은 인간의 본질을 포기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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