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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Aug 19. 2020

지능: 잘 배우고, 잘 쓰는 능력

우수한 지능 = 개인적 노력 × 환경의 지원

-저 친구는 참 재능 있어

-저 친구는 자질이 좋아

-저 친구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사람이야

-저 친구는 무엇을 해도 될 사람이야


이 말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에게 붙이는 말'이다. 그럼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이란 뭘까? 성공은 '삶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고, 자질은 '어떤 분야의 일에 대한 능력이나 실력의 정도'를 말한다. 이제 성공과 자질을 합친 후, 사람을 붙이는 일만 남았다. 즉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란 '삶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나 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길게 풀어냈더니, 다시 간단하게 줄이고 싶다.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아예 한 단어, 그것도 두 글자 정도로만 표현할 수는 없을까? 저 같은 인지심리학자에게 이 질문을 해준다면, 땡큐다! 왜냐고? '지능(Intelligence)'이라는 답이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1]. 우리가 누군가를 가리켜 '성공할 수 있는 인재', '성공할 재목'이라고 하거나, '유망주'라고 부를 때, 우리는 모두 그 사람의 지능이 높다, 혹은 그 사람의 지능이 우수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과연 무엇을 가리켜 '지능'이라고 부를 것인가? 지능이 높다는 것은 무엇이며, 지능이 낮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지능의 두 가지 구성요소와 그 구성요소들이 내포하는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지능은 '배우는 능력(학습과 기억)'과 '배운 것을 사용하는 능력(적용 혹은 사용)'으로 구성된다[2].


오해가 있을 까 봐 보충하자면, 지능이 높다는 것은 잘 배우는 능력과 잘 써먹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기는 잘하는데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지능이 높은 것이 아니다. 소위 '헛똑똑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이런 사람들이다. 외우기는 잘 외우고, 시험은 잘 보는데, 삶에 적용은 못한다.


배우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배우려고 하지 않는데, 적용을 잘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불리는 사람, 순발력 있는 사람, 임기응변에 강한 사람, 재치 있는 사람, 순간적인 유머나 위트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사람들은 타고난 자질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까 몇 번의 위기를 넘길 수는 있다. 그러나 딱 그 정도일뿐이다. 평생 순발력과 위트, 임기응변만으로 살 수는 없으니 말이다.


'배움과 배운 것의 사용', 이 두 가지를 함께 잘해야 우수한 지능이다. 잘 배운 후, 적절한 상황에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지능이란 말이다. 잘 배워서, 잘 써먹는 사람이 바로 우수한 지능을 가진 사람이다. 어떤가? 당신은 우수한 지능을 소유하고 싶은가? 우수한 지능의 소유자가 되어 성공하고 싶은가? 아마 모두가 그렇게 되고 싶을 것이다. 필자도 그렇다. 우수한 지능의 소유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이제 진실의 시간이 왔다. 모든지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것은 어렵다는 진실 말이다. 말처럼 그렇게 된다면, 모두가 성공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 불편한 진실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배우고, 잘 써먹는 사람이 된다'는 이 간단한 말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잘 배우고 잘 써먹기 위해서는 개인적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정체성에 맞을 뿐 아니라, 공동체에 기여하는 목표를 세우는 노력, 그리고 그 목표를 추진해 나가는 노력, 목표를 방해하는 것들을 정리 정돈하는 노력, 목표에 필요한 지식들을 끊임없이 추구해 나가는 집중력이 개인적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환경이 받쳐줄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의 노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부모, 그 사람의 노력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안내해 줄 스승, 그 사람의 노력을 믿고 응원해 주며, 안전하게 노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환경이 요구된다.


이렇게 개인적 노력과 환경의 뒷받침이 조화가 될 때, 잘 배워서 잘 써먹는 우수한 지능을 가진 사람이 탄생한다. 개인적 노력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환경의 영향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충분한 개인적 노력과 충분한 환경의 서포트가 조화를 이루어야지, 둘 중 어느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하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한 나라의 교육도 이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교육이라는 것을 미사여구로 포장해 봐도 그 본질에서 '지능'이라는 요소를 제거할 수는 없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지능이 우수한 사람을 육성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 나라의 교육은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하고, 그 노력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일을 잘해야 한다. 교육 정책이 흔들릴 때마다, 우수한 지능을 꽃 피우기 위한 본질적 요소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교육에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잘 배우고 잘 써먹는 사람이 되기 위한 개인적 노력과 환경적 서포트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돌아가 보면 좋겠다.


"책을 읽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충분히 접할 수 있는 도서관이 제공되는 것과 같은

노력과 환경의 조화"


이 두 가지가 제대로 작동할 때, '우수한 지능'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1] Sternberg, R. J. (2005). Intelligenc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 Pfeifer, R., & Scheier, C. (2001). Understanding intelligence. MIT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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