틔르키예. 솔직히 아직도 터키가 익숙하다. 내가 여행 갔을 때는 터키라 불렸기 때문이다. 터키 하면 많은 것이 떠오른다. 카파도키아의 스머프 마을부터, 파묵칼레의 하얀 야외온천탕까지. 그중에서 가장 생각나는 것은 끝도 없는 버스투어다.
교회 청년부에서 성지순례로 터키를 갔었다. 현지 선교사님의 인도하에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그 넓은 터키땅을 돌아다녔다. 성경에 나오는 성지와 초대 교회들을 방문하기 위해. 그 버스투어 중에 우리는 옆자리에 앉은 짝꿍들과 살아온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명 라이프 스토리.
문제는 이동하는 많은 시간 동안을 서로 얘기하고, 들어줘야 된다는 거였다. 매일매일 짝꿍을 바꿔가며. 졸려서 자기도 했지만 중간에 선교사님이 깨웠다. 밖의 풍경도 보고 서로 삶을 나누라고. 내 인생에 그렇게 많은 얘기를 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솔직히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서로의 삶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의 삶을 듣는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속 깊은 얘기들을 나누게 되었다. 그때만큼은 한국의 누가 아닌 다 같은 하나님의 형제자매가 된 느낌이었다. 물론 며칠 지난 후에는 다들 피곤해서 자기 바빴다. 선교사님까지.
그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스머프 마을이다. 터키의 카파도키아 스머프 마을은 버섯 모양의 기암괴석이었다. 화산재와 용암, 그리고 지각변동과 바람이 깎아 만든 희한한 결정체. 이곳을 보고 스머프 마을을 연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이곳이 탄압을 피해 도망친 기독교인들의 은신처였다는 것이다. 바위를 깎아 동굴을 만들고 그곳에 숨어 살았다. 누군가에게는 멋진 관광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순고한 성지였다.
나라면 이곳에서 숨어 살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확실한 곳이다. 요즘에는 회사나 여러 단체에서 포교 활동을 못 하게 하는 곳도 있지만, 무슨 종교를 믿던 개인 자유다. 이렇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독교를 선택하라고 하면 어떤 반응들이 나올까. 이런 시험에 들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터키 하면 이스탄불을 빼먹을 수 없다. 동양과 서양이 교차하는 곳. 그리고 거기에는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의 충돌이 있었다. 성 소피아 성당. 지금은 아야 소피아로 불린다. 성당으로 건축되었지만 지금은 이슬람 모스크로 개조되어 사용되고 있다. 기독교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 지역 기독교인들은 얼마나 애통했을까. 다시 성당으로 사용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