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와 틴팅 그리고 전기차 충전 패턴을 찾아가는 중
베키(Blue Electric Car in Korea model Y)를 타고 다닌 지 이제 한 달이 되어간다.
젖동냥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그동안 베키를 위해 여러 가지를 했다.
1. 베키 하자 수리
미해결 1건, 추후 해결해야 할 1건
테슬라 정비소에 맡겼지만 뒷 문짝은 틀어졌는데 한쪽을 맞추면 다른 한쪽이 올라간다고 해서 난 포기했다. 정비소에서 비가 안 샌다고 하니… 쩝…
그리고 뒷문에 파인 구멍은 자체적으로 해결을 못해서 7월 말, 8월 초에 외부 업체에게 1주일간 맡겨야 한다고 한다. 그나마 이 기간 중에 렌터카를 제공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그때 가서 연락이 오는 건가…
뭐… 둘 문제는 운전하는데 지장은 없으니 마음을 비웠다.
2. 틴팅(선팅)
전면 유리와 운전석과 조수석의 연한 틴팅(선팅), 그리고 지붕은 틴팅 안 하고 선쉐이드 설치하기
이 부분에 대해 가장 부부간 논의와 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난 사실상 정부가 단속을 포기한 법을 준수하는 길을 택했다. 아내가 장거리 운전을 종종 하길래 가장 연한 틴팅을 택했다. 밤에 비가 오는 날에 틴팅을 진하게 하면 잘 안 보이고 위험하니 법이 정한 전면 70프로 이상, 1열 40프로 이상의 틴팅 필름을 택했다. 참고로 숫자가 낮을수록 시커먼 유리가 된다. 아마 대한민국 운전자들의 대다수가 다 불법 틴팅을 하지만 경찰은 단속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흰색 시트를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차 안이 밖에서 안 보이면 흰색 시트를 한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틴팅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미국 모델 Y 사진들을 보니 밖에서 흰 시트가 보이는 게 이 차의 매력이다.
그리고 지붕은 틴팅을 안 했다. 최대한 하늘을 볼 때 잘 보이기 위해서. 애초 모델 Y의 셀링 포인트 아닌가.
막상 하고 나니 아내가 태클을 건다. 생각보다 안이 다 보인다, 선쉐이드 설치와 제거가 불편하다…
일시적으로 타협을 본 것은 몇 년을 타보고 그때 가서도 아내가 마음에 안 들면 틴팅을 바꾸자고 했다.
심봉사는 심청이가 어릴 때 젖동냥을 하러 다녔다. 당시 분유도 없으니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부탁을 하고 다녔다.
지금 베키는 집밥(거주하는 집에 전기차 충전 시설이 있는 경우)을 못 먹이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충전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확인해보니 전류의 문제로 한 곳에 충전소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러면 그쪽 주차공간을 쓰는 입주민들이 싫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난 오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전기를 동냥하러 다닌다.
아버지 집 - 불행 중 다행히 아버지 집에는 충전기가 있다. 재택근무를 할 때 난 가져다 놓고 충전을 한다. 하지만 충분히 충전을 하기가 셀프 눈치가 보인다. 아무래도 다른 전기차 차주들도 있으니 장기간 밤에 꽂아 놓을 수가 없다. 결국 요금이 비싼 낮에 두어 시간 꽂아 놓고 충전이 끝나면 다른 데로 이동한다.
장모님 집 - 장모님은 단독 주택에 거주하시기 때문에 언제든지 (장모님이 충전을 안 하실 때)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집에서 30-40분 거리에 있다 보니 자주 내려가서 충전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용 충전기이다 보니 장모님 충전 카드로만 충전이 된다. 일단 첫 충전은 공짜. 장모님은 쿨하게 월 3만원이 넘으면 충전비를 반반 하자고 하신다. 사위는 백년손님이지만 전기차는 그렇지 않다…
주민센터 - 의무적으로 주민센터들에 전기차 충전소가 하나 이상 설치되어 있다. 다만 집 앞 주민센터는 작다 보니 충전소는 하나고, 밤에는 꼭 한대가 충전을 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들도 순수 전기차처럼 전기를 먹기 때문에 나름 경쟁이 치열하다.
어느 날 아내가 다음날 기흥까지 내려가야 한다고 한다. 당시 배터리는 49프로(주행거리 약 255km)가 있다. 에어컨 틀고 음악 틀고 80km를 왕복하면 넉넉하지만 그래도 80-90프로 충전하는 게 마음이 편하니 주민센터 충전기가 충전 중인지 앱으로 확인을 해봤다. 다행히 충전이 가능했다. 이때 밤 11시 반.
5시간을 충전하면 90프로(주행거리 459km)가 된다. 다만 충전이 완료되면 차를 빼야 한다. 올해 7월부터 완속충전기 장소에 14시간 이상 주차하면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완속충전기는 기본적으로 충전 속도가 느려서 고속도로 휴게소보다는 주택이나 공공시설에 설치가 되어 있다.
2022년부터 새 아파트를 지을 때 전기차 충전기를 전체 주차대수의 5%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2023년부터는 기존에 지어진 아파트에도 2%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가 부과될 예정이다. 전기차는 작년 전체 차량의 4~5% 수준에서 2030년이 되면 25%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충전소는 늘지만 그 이상으로 전기차가 많이 늘어나면 지금보다도 충전이 치열할 것 같다.
민폐 끼치기 싫은 나는 아내에게 새벽에 차를 빼자고 했다. 아내는 알람을 새벽 5시에 맞췄다.
역시나. 알람이 울리지만 아내는 쿨쿨 잔다. 결국 내가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가서 충전기를 뺐다. 돌아와 보니 아내는 여전히 꿀잠 중.
충전을 7-8시간 할 것이 아니면 주민센터에 충전 안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까지 충전을 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약 923킬로 주행을 하기 위해 36,000원을 썼다.
소나타가 70리터에 882km를 가는데 대략 10만원이 든다.
단순하게 비교해보면 기름값 대비 충전비는 35프로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많이 싼 편이다. 다만 충전에 대한 계획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충전에 대한 우려는 크게 없다. 테슬라 코리아가 판매를 미룬 급속 충전 어댑터가 나오면 스트레스는 더 줄어들 것이지만… 언제 나올지 미스터리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전기차를 구입한 것에 만족한다.
https://brunch.co.kr/@jitae202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