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국인이 아닙니다
a i r p o r t s t a n d b y
에어포트 스탠바이 일정이 콜롬보로 변경되어 있습니다. 체류 않고 왕복 다녀오는 비행이라면 무리이다 싶어서 걱정했는데, 다시 확인한 스케줄에는 스톡홀름(ARN) 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한 번 받기 어렵다는 스톡홀롬인데 한 달 내 두 번가는가 싶어 기분이 좋아지는데, 막상 브리핑 룸에 가니 제 이름이 없습니다.
체크인 하자마자 당장 크루가 필요한 비행에 투입되느냐 스톡홀름(ARN)에서 다르에스살람(DAR)으로 다시한번 급 변경된 이유였죠. 브리핑도 없이 주차되어 있는 비행기로 바로 가라고 합니다.
에어포트 스탠바이가 이런건가요.
비행기로 가는 버스에 탔는데 급조된 저만 어리둥절합니다. A320으로 향하는 목적지는 다레살람(Dar es saalm), 비행지 출발시간만 알 뿐 정보가 없습니다.
이런 삶 다이나믹하네요.
비행기에 도착파니 남자 부사무장은 동양인으로 한국인처럼 보이는데, 필리핀 출신이랍니다. 무엇보다 내 이름을 "정아"라고 불러줍니다. ㅋㅋㅋ 조종석에 저를 소개 하고 포지션 확인 후 짐 정리하러 가는데, 승객들 보딩합니다. 뭘 그리 많이도 사셨는지 유난히 짐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들어오셔서 승객들 반정도 탑승했는데 오버헤드빈은 이미 가득찼습니다. ㅋㅋㅋ 나머지 짐들은 어디로 들어간건지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여유 공간만드느냐 애썼습니다.
매 비행 만나는 동료들이 다르다보니 때로는 성격이 강한 동료를 만나다보면, 더 괜찮은 크루들은 많다며 위로하곤 하는데 보딩이 끝나고 크루끼리 서로 소개하는데 이 비행은 느낌이 괜찮습니다.
손님들도 괜찮습니다. 6시간 정도 되는 짧지 않은 비행이지만 정이 가는 손님들이 계셔서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전날 스톡홀름 비행에서 뵈었던 손님인데, 제 체코 룸메이트와 진짜 닯은 손님이라 얼굴을 기억하는데, 혹시나 싶어 출신을 물어보니 체코는 아니라 했었는데, 그 손님을 이 곳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작은 기종의 비행기였던지라 기내를 오가면서 낯이 익은 이유였습니다.
02-Aug-2010 @ 다레살람
▲ 호텔 앞으로 내다보이는 내다보이는 풍경
다레살람 도착해서 가볍게 짐 풀고 바로 앞으로는 전망좋은 바다가 트여있기에 해안가 따라 걸어봤습니다. 하루벌이 하겠다고 집에서 이것저것 가지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보입니다. 토마토 열심히 쌓고 멸치는 한 주먹즈음 산처럼 쌓아둡니다. 저 멀리 체중계도 보여서 뭔가 싶은데, 채소나 야채의 무게를 저울이 아닌 체중계로 재고 있습니다.
그들의 생활방식이구나.
버스는 사람이 많아 문을 열고 지나가며, 버스가 지나가면 검은 연기자욱이 거리에 고스란히 정지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부두쯤 다다르니 횟시장처럼 갓 잡아 올린 생선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보입니다. 날도 더운지라 파리도 많이 날아 다니는데 그들은 익숙한지 청결상태는 뒤로하고 갑판대에 두고 시식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나'
길을 걸으면서 의문이 듭니다. 분명 이 곳에서도 사람들은 차를 끌고 다니고 좋은 식당과 숙박시설이 있다는 건, 돈이 그런 곳으로 통용된다는 말일텐데 다수의 국민을 위해서 국가의 기본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탄자니아 사람들의 태도가 꽤 우호적입니다. 어느 거리를 걸어도 반대편 행인으로부터 인사를 건네 받은 적이 거의 없지만 이곳에서 자주 듣는 단어는 맘보, 뽀하, 치나입니다. 교통편이 좋지 않은지, 차비의 여력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은 바삐 걷는데 익숙한 듯 하고 그러면서도 맘보, 뽀하는 잊지 않습니다.
"맘보가 뭐에요?
"How are you?"
"뽀하는요?"
"Fine."
뽀하는 인도음식 중에 비슷한 발음이 있어 외우기 쉬었는데, 치나는 그 뜻이 조금 씁쓸했습니다.
"I don't have." 랍니다.
"무엇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요?"
"Money"
"You have money, but I don't have it."
결국 돈 달라는 거랍니다.
처음에 "치나" 라고 하기에 china를 발음하는지 알고 동양인이면 중국인으로 보는가 싶어서 그저 웃으면서 지나갔는데, 그 뜻을 알고보니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길을 걸으며 귓가에 맴돌던 치나라는 말이 꽤 서글퍼지면서, 유럽에 갈 거라 생각해서 좋아했다가 아프리카 다르에스 살람에 온다고 하니 마음이 달라지던 제 모습도 돌아보게 되고, 제가 가지고 있는 것에 불평하는 모습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1차적인 생활고에 비하면 가진게 있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이 곳에 오게 된 이유를 알 거 같습니다. 비록 많은 구경은 하지 못하고 잠깐 걸으며 본 풍경이 탄자니아의 매우 일부이지만,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