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삶에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의 코와 입을 1분간 막아라. 그 즉시 공기의 소중함과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눈을 감고 10보만 걸어보라. 당연한 줄 알았던 볼 수 있음이 얼마나 엄청난 기적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보고 싶은 미래에 대한 과한 욕심으로 현재의 삶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은 점점 소멸되었고, 그 자리는 내 안에 있는 고통제의 불평불만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지구가 달을 끌어 당기 듯, 돈은 나의 갈구하는 마음을 잡아당겼다.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나의 헛된 욕심에서 비롯된 행위 하나하나가 금융사기라는 비참한 결과로 귀결된 것이다.
치밀하게 설계된 금융사기판의 중심에 서는 순간, 5년 동안 반복했던 새벽독서, 명상, 마음공부 등은 아무 힘을 쓰지 못했다.
그동안 뉴스나 개그프로에서 봐왔던, 보이스피씽만 생각하면 안 된다. 사람들이 토끼라면, 금융사기단은 여우다. 그 영악함과 악랄함은 상상이상이다. 항상 정결한 마음으로 깨어있어야만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누군가 돈을 벌게 해 준다는 것은 다 사기이다.'라는 나의 원칙도 안개가 흩어지 듯 사라져 버렸다. 그들에게 있어서, 나는 그냥 거미줄에 걸린 한 마리의 나약한 나비일 뿐이었다.
금융사기의 전 과정을 통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덧없는 환상을 극대화시킨 나의 고통체와 에고의 존재를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나의 에고의 생존전략은 돈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닌,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내가 되어야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아들로서, 한 사람의 가치 있는 인간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아킬레스 건을 자극했다.
금융사기라는 빛을 통해 어둠에 감춰져 있던 나의 에고의 존재와 실체를 발견하고 인정하게 되면서, 나의 마음은 점점 평온해졌다.
나는 그냥 지금에 존재한다. 내가 걷고 있은 이 길, 내 눈앞에 펼쳐진 갈대숲과 강물, 내 귀에 속삭이는 새소리, 내 코를 간지럽히는 가을바람과 함께 그냥 지금 존재한다.
부유한 미래의 나, 평범한 미래의 나가 중요치 않다. 그냥 지금의 나가 중요하다.
일확천금은 없다. 내가 땀 흘리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번 돈은 잡을 수 없는 연기와 같다. 금융사기라는 고통체를 통해 나의 에고를 알아채고 그 에고를 인정하고 깨부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믿고 있는 모든 것들은 결국 나의 에고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참나로 존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행복한 삶을 위해 내 속의 고통체와 에고를 알아차리고 삶으로 다시 떠오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나의 고통체와 에고를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온전한 참나의 모습으로 나와 너를 사랑하며, 감사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미래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에, 행복이 지금 바로 옆에 있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다. 행복은 먼 훗날 성취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과거에 있으면 후회하고 미래에 있으면 불안이 엄습하게 된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있을 때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모든 금융사기는 변하지 않는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사람들의 두려움과 욕심 그리고 희망을 볼모로 삼는다.
'나는 절대 당하지 않을 거야.' '나는 그럴 리 없어.'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다. 본질적인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기에 사기의 역사는 그 모양과 형식만 달라질 뿐 언제나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들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된다. 그들의 전략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허술하지 않기에 최대한 팩트를 중심으로 자세히 이 글을 썼다.
내가 금융사기를 당하며, 분명하게 배운 것은 금융사기패턴의 인식이라는 것이다.
또한, 세상을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에는 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리도 분명 존재한다.
그동안의 삶은 지나치게 낙관주의였다. 이제는 비관적 낙관주의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려 한다. 모두 다 잘 될 거라는 낙관주의에서 냉철한 시선으로 현재의 상황을 판단하고 낙관적인 미래를 그릴 것이다.
사람에 대한 판단도 더욱더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모쪼록 냉철하고 상식적인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길 바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아직 당하지 않은 것은 단지, 내 차례가 되지 않은 것뿐이다.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