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오랜만에 놀러왔다. 무려 고속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에서 와준 고마운 친구. 이 친구는 우리집 고양이와 놀아주러 종종 멀리서 온다. 고양이를 참 좋아하는 이 친구는 고양이와 참 잘 놀아준다.
우리집 고양이가 더 어릴 때, 이 친구만 다녀가면 고양이가 갑자기 (못 오르던) 싱크대에도 점프를 하고, 그 전에 내지 않았던 소리도 내곤 했다. 이번에도 다녀간 이후로 고양이가 새로운 소리를 들려줬다. 그리고 나의부름과 물음에 100% 확률로 열심히 대답을 해주고 있다. 어제가 즐거워 나와도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나는 오랜만에 본 친구에게 이것저것 묻고 내 근황도 알려주느라 쉼없이 재잘됐고, 친구는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으로 나와 이야기하는 동시에 고양이와 몇시간을 쉬지 않고 놀아줬다.
“은유야, 얘 안지쳐!!!”
ㅋㅋㅋㅋ 응. 우리 애기 안지쳐.
우리집 고양이는 지치지 않는다. 몇시간을 놀아도 계속 놀고 싶어한다. 다만, 더 어렸을때보다 쉬는 텀은 조금 빨라졌다. 그래도 조금 쉬다가 또 뛰놀고 또 뛰논다. 나는 친구와 고양이 모습을 가까이서 보려고 다가갔다.
“야, 그림이가 너 엄청 좋아하네. 나한테 오는 줄 알았는데 너한테 가는 거였어.”
고양이는 신나게 놀다가 나를 발견하곤 내 옆으로 곧장 와 얼굴과 몸을 비벼댔다.
“아 그래?? 이게 많이 좋아하는거야??”
물론, 고양이가 나를 엄마로 생각하겠거니 짐작은 했지만 해준것보다 못해준게 늘 걸렸기에, 어쩐지 너를 생각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뭉클함이 있었다.
친구가 보기에 우리 고양이가 나를 많이 좋아한다니, 이건 마치 생각지도 못한 고백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둥둥 떠서 뛰어다녔다. 그림이가 나를 많이 좋아한대!!!
“그리고 얘 정말 행복해보인다. 생각해보니 혼자 있는 게 좋을 수도 있겠어.”
나는 최근에 둘째 입양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 친구에게도 계속 상의를 하고 있다. 내가 밖에 있을때 집안을 떠올려보면 모든 것이 잠잠하게 내려앉아 움직임 하나 없는 가운데, 홀로 집안을 거닐 고양이를 생각하니 그 적막함이 너무나 외롭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친구 말로는, 나는 평소에 고양이와 보내는 시간이 꽤 많은 편이고, 집안 내 모든 환경, 내 관심과 사랑도 온전히 제 몫이니 어쩌면 혼자서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였다.
흠, 그렇다면... 하루종일 움직일 수 있는 장난감만 나오면 딱 좋을텐데.
우리집 고양이가 행복해보인다는 말을 들으니 더없이 뿌듯하고 행복하다.
이 행복이란 게, 내 스스로 알아차릴 때도 있지만 누군가가 일깨워줌으로써 지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