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31
한참 과거로 돌아가 우리 아이 처음 어린이집 보내던 날을 되새겨 봅니다.
어린이집 보내기 며칠 전부터 아이에게 "어린이집 가면 새로운 친구들도 있고 좋은 선생님들이 있어 즐거울 거야"
"울지 않고 잘 놀다 올 수 있지?"
아이는 "네 엄마" 하고 대답합니다.
막상 어린이집 가는 첫날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 셔틀버스가 도착하자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며 제 목을 끌어안고 놓지 못합니다.
선생님이 아이를 빠르게 안고 버스에 올라가며 "어머님 들어가세요. 처음이라 우는 거예요 곧 괜찮아질 거예요"
그렇게 아이는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아주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것도 아닌데 저녁이면 다시 돌아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왜 그리 안타까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양원 현관문이 열리고 아들 며느리님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참나무님이 들어오십니다.
참나무님은 파킨슨병을 앓고 계셔서 걸음걸이가 불편하시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하며 우리는 반갑게 맞이해 드립니다.
참나무님은 어색해하시며 "네 잘 부탁합니다."라고 답 하십니다.
옆에 있던 아드님이 휠체어에 앉아 계시는 참나무님과 눈높이를 맞추어 자세를 낮추고 손을 꼭 잡으시며 "아버지 이제 여기서 사셔야 해요"
"여기 계시는 분들이 잘해주실 거예요"
"네 언제든지 불편하신 거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 그러고는 팀장님이 아들 며느리님께 말씀하십니다.
"어르신이 지금 처음이라 저렇게 어색해하셔도 금방 좋아지실 거예요"
"여기 어르신들 처음엔 다 그러셨어요"하시며 가져오신 물품을 정리합니다.
참나무님 아들 며느리님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아버님 건강하게 잘 계세요. 자주 올게요" 하시며 꼭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인사를 합니다.
"나는 여기 있어?"
참나무님 낯빛이 어두워집니다.
처음으로 집이 아닌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생활해야 하는 그 마음이 어떨까 당사자 아니고는 아무도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아들 며느리님도 커다란 바위덩어리를 가슴속에 안고 돌아갔을 것입니다.
참나무님은 아들 며느님이 나간 문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다가가서 한참을 내다보고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