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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은 손 놓는 마음

스토리#31

by 차나처 Dec 30. 2024

한참 과거로 돌아가 우리 아이 처음 어린이집 보내던 날을 되새겨 봅니다.

어린이집 보내기 며칠 전부터 아이에게 "어린이집 가면 새로운 친구들도 있고 좋은 선생님들이 있어 즐거울 거야"

"울지 않고 잘 놀다 올 수 있지?"

아이는 "네 엄마" 하고 대답합니다.

막상 어린이집 가는 첫날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 셔틀버스가 도착하자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며 제 목을 끌어안고 놓지 못합니다.

선생님이 아이를 빠르게 안고 버스에 올라가며 "어머님 들어가세요. 처음이라 우는 거예요 곧 괜찮아질 거예요"

그렇게 아이는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아주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것도 아닌데 저녁이면 다시 돌아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왜 그리 안타까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양원 현관문이 열리고 아들 며느리님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참나무님이 들어오십니다.

참나무님은 파킨슨병을 앓고 계셔서 걸음걸이가 불편하시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하며 우리는 반갑게 맞이해 드립니다.

참나무님은 어색해하시며 "네 잘 부탁합니다."라고 답 하십니다.

옆에 있던 아드님이 휠체어에 앉아 계시는 참나무님과 눈높이를 맞추어 자세를 낮추고 손을 꼭 잡으시며 "아버지 이제 여기서 사셔야 해요"

"여기 계시는 분들이 잘해주실 거예요"

"네 언제든지 불편하신 거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그러고는 팀장님이 아들 며느리님께 말씀하십니다.

"어르신이 지금 처음이라 저렇게 어색해하셔도 금방 좋아지실 거예요"

"여기 어르신들 처음엔 다 그러셨어요" 하시며 가져오신 물품을 정리합니다.


참나무님 아들 며느리님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아버님 건강하게 잘 계세요. 자주 올게요" 하시며 꼭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인사를 합니다.

"나는 여기 있어?"

참나무님 낯빛이 어두워집니다.


처음으로 집이 아닌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생활해야 하는 그 마음이 어떨까 당사자 아니고는 아무도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아들 며느리님도 커다란 바위덩어리를 가슴속에 안고 돌아갔을 것입니다.


참나무님은 아들 며느님이 나간 문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다가가서 한참을 내다보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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