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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시오패스와 결혼했다.

22화 - 여자 2호 영숙과 소시오

by 미틈달 Feb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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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소를 준비하면서 한 달가량 소시오를 쫓고 차 내부에서 들려오는 내용들은 참 신세계였다. 둘이 차에 있을 때는 음악 소리 때문에 오히려 대화가 들리지 않지만, 소시오는 여자들에게 아침저녁으로 전화를 돌렸고 그게 대부분 차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때의 통화를 들어보면 실화탐사대에 제보하고 싶었다. 아침드라마도 이렇게 쓴다면 작가는 백 프로 욕먹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소시오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에게는 누나들만 있었다. 그렇지만 영숙과의 대화에서 소시오의 부모님은 모두 살아계시며 제주도에서 터를 잡으신 분들이었다.

<소시오>

"어머니랑 아버지가 이번에 제주도 짐을 정리하시고 나오실 거 같아. 그 일로 두 분이 아웅다웅하시네~

아버지는 짐들 그냥 다 처분하고 나와서 다시 사자고 하고, 어머닌 거기서 당신이 쓰신 물건이 소중하시니 갖고 나오고 싶어 하시고~."

<영숙>

"난 두 분이 다 이해가 되는데~ 어머님도 아버님도~ 그럼 나오고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처리하셔?

연세가 있으셔서 전국에 조금씩 있다는 부동산들을 운전하시기는 힘드시지 않을까?"

<소시오>

"응, 그래서 형이 한 번씩 모시고 다니거나 원데이드라이빙 서비스 같은 걸 이용하셔."


대화에는 막힘이 없다. 주저하거나 생각조차 하는 시간적인 간격조차 없다.

원데이 드라이빙 서비스.... 그런 게 있나? 일일기사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 건가?

그런 단어조차 그의 입에서 술술 나왔다.

그렇다 하더라도 돌아가신 어머니 마저 굳이 저렇게 아들의 거짓말 속에 소환되어야만 하는가..

그 대화를 들었던 날은 몸이 떨려왔다. 그 사람 소시오에 대한 생각은 낯섦 이 그 이상을 너머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기괴한 캐릭터였다.


허언증과 리플리증후군....

나를 상담해 주는 정신과 선생님이 진단 내려주신다. 무조건 아이와의 분리를 권하셨다.


<영숙>

"이번에 가는 여행도 그 지역 그 기간 정도면 신혼여행 미리 다녀오는 거 아니냐며 아빠가 놀리셨어.

동생은 영호 네가 그렇게 까지 한다며 대단하다고 했고~ 일에는 정말 지장이 없는 거지?"


<소시오>

"우리 부모님이랑 형도 놀라 (호탕한 웃음을 짓는다 ). 어머닌 나에게 널 놓칠까 봐 전전긍긍해한다고 웃으시더라고~."


여행... 아 그래 여행이 있었지..

열흘까진 아니어도 꽤 긴 여행..

그 여행을 그리 가고 싶어서 비행기 티켓을 해달라고 내게 엄청 조르고 졸랐지만 회사에서 가는 거면 회사비용으로 처리하면 되겠다고 내가 꿈쩍하지 않았지.. 정확하게는 내 카드를 이용하고 다음 달 카드값에서 내준다고 하였지만 난 이미 아이의 양육비 수준 정도나 받고 있었고 생활비는 받고 있지 않았던 터였다. 송대리와의 카톡 내용을 본 이후부터 난 소시오와의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내막을 모르는 소시오는 내게 자기는 더 이상 가족 같은 건 없다면서 소리소리 악을 썼다. 그때가 소시오의 기행에 정점을 찍었던 거 같다.

그런 그 여행이 영숙과 가는 거였다니.. 그럼에도 소시오는 나와 아이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회사일을 하는 동안 둘이 놀고 있으라며.. 비행기 티켓을 발권하자며...

일... 하는 동안 너는 영숙과 보내겠지... 소시오의 거짓말에 진절머리와 넌덜머리가 났다.


"아니야~ (미소) 잘 다녀와~ 난 일이 있어서 그렇게 못 빠져~ 알잖아~"


그렇게 소시오를 공항리무진 타는 곳까지 데려다줬다.

미소를 지으며.. 잘 다녀오라고..


그리고 그가 비행기를 막 탔을 무렵쯤...

송대리의 일터로 날아간 소장을 그녀는 보게 될  것이다.

비행기는 최소 열 시간..

송대리는 소시오와 연락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최소 열 시간은...

내가 계획하는 것,

소장에는 둘의 카톡과 둘의 스킨십 동영상 등이 별첨으로 갔고 난 그녀를 응징하고 싶어 하고

소시오의 아내인 내가 드디어 알았고, 그리고 그녀는 연락할 사람이 없다

단 몇 시간 일 지언정 그녀를 나락에 빠뜨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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