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다리 여행을 마치며-먹고, 마시고, 행복하라!
안녕하세요, 리우화입니다.
부드럽게 내려앉은 햇살 속에서 초여름의 기척이 느껴지네요.
다사다난했던 다리 여행을 마치고
윈난에서 가장 사랑했던 리장(丽江)이야기를 할 때가 왔어요.
그전에! 다리에서 못다 한 먹거리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 )
“중국엔 마라탕, 짜장면만 있는 게 아니다!”
이 생각으로 시작된 여행기.
앞으로도 풍경만큼이나 맛깔난 이야기를 여행 끝마다 풀어내려고 합니다.
ps. 저는 타고난 먹보예요. 특히 중식은 애정하다 못해 사랑합니다.
서울에서도 요우티아오(油条)와 만두(馒头), 도우쟝(豆浆) 분말을 사서 아침마다 해 먹고 있어요^^; (벌써 그리운 중국 아침 노점상…)
1. 자차이미씨엔(榨菜米线, 자차이쌀국수)
- 중국 윈난 지역 대표 면 요리인 미씨엔입니다. 주로 아침이나 점심에 먹으며 국물은 매콤하고 얼큰한 맛이 특징입니다.
이 국수는 쌀국수와 노란 밀면을 혼합해 혼합미씨엔(混合米线)이라고도 불러요. 고명은 절인야채(자차이, 榨菜), 고수, 부추 등이 올라갔습니다. 면이 얼마나 쫀득하던 지, 지금도 한 그릇 후루룩 하고 싶네요!
2. 샹쑤삥(香酥饼)
-샹쑤삥은 윈난 간식 중에서도 현대적인 길거리 디저트 스타일의 파이형 과자입니다. 페이스트리나 쿠키와 비슷한 식감이에요.
겉면은 얇고 바삭하게 구워진 밀가루 반죽으로 되어 있고 파, 고기, 단팥, 깨, 설탕 등 다양한 소가 넣어져 있어요. 맨 오른쪽부터 옥수수 샹쑤삥/자색 고구마 샹쑤삥/기본 찰떡 반죽 샹쑤삥입니다. 달달하고 맛있지만 우유는 필수!
3. 카오루샨(烤乳扇)
-윈난 여행하면 길거리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이 간식! 카오루샨입니다. 루샨은 바이족(白族)의 전통 유제품으로 우유를 얇게 펴 말린 후 말아 만든 건조 치즈 같은 간식이죠.
이 아이를 불에 구우면 반투명해지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요. 제가 먹은 카오루샨은 딸기잼과 초콜릿 소스가 뿌려져 달달했습니다. 취향에 따라 설탕, 연유 등을 뿌려 먹기도 해요. 또 사 먹을지는 아쉽지만 글쎄요.
4. 마오니우로우촨(牦牛肉串)
-마오니우로우는 ‘야크 고기’, 촨은 ’꼬치‘라는 뜻으로 즉, 야크고기 꼬치입니다. 마오니우는 윈난이나 티베트 같은 고원지대에 사는 동물로 소보단 지방이 적은 고기를 갖고 있어요.
일반 소고기보단 질기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살아납니다. 이 꼬치는 고춧가루와 쯔란(孜然, 큐민)이 뿌려져 살짝 매콤했어요.
추가로 중국은 꼬치구이의 천국인 나라죠. 어딜 가든 고기, 해산물 등 다양한 꼬치구이를 만날 수 있어요. 꼬치의 고소한 향을 맡으며 지역 맥주 한 캔은 어떠신가요?
5. 과일(水果)
-윈난에서 과일 안 먹으면 손해인 거 아시죠? 윈난은 고원, 산지, 분지 등이 섞여 있어 열대부터 온대 기후까지 공존해요.
또 연평균 기온이 온화하고 일조량도 많아 과일이 잘 자라는 환경이 조성돼 있죠. 그 덕에 야생 과일, 토종 품종, 희귀 열대과일 등을 맛볼 수 있어요. (타 지역 중국인들도 과일 먹으러 윈난에 놀러 올 정도!)
제가 고른 과일들은 총 세 가지로 첫 번째(뿔처럼 뾰족한 돌기가 있는 노란 과일)는 키와노(火参果)예요. 물컹한 초록색 젤리 같은데 새콤한 패션후르츠 같은 맛이에요.
두 번째(껍질이 갈색 뱀 비닐 같은 과일)는 살락(蛇皮果)이예요. 크고 흰 과육이 달달하고 바삭해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열대과일이었어요! 세 번째(핑크색 과육의 연두색 과일)는 세 번째는 구아바(番石榴)예요. 식감은 딱딱하지만 부드럽고 달콤해요.
6. 예셩쥔차오판(野生菌炒饭, 야생화볶음밥)
-윈난은 야생버섯(野生菌)이 유명한 지역이예요. 중국 전체 야생버섯의 50~60%가 생산되고 있죠. (식용 가능한 야생버섯만 250종 이상이라고!)
윈난은 산이 많고 연평균 강수량은 높으며 기온은 온화하기 때문에 버섯이 잘 자라는 습한 환경을 타고났어요.
제가 맛있게 먹은 예셩쥔차오판은 버섯 볶음밥입니다. 진한 간장 소스로 볶아 고소하고 고추나 피망 등이 들어가 살짝 매콤합니다. 버섯의 감칠맛은 말할 것도 없지요.
7. 다리 로컬 밀크티 브랜드 ‘이베이다리(一杯大理, 다리 한 잔)
-우유로 유명한 다리에 왔으니 하루 한 번 밀크티는 마셔줘야죠? 다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 ‘이베이다리’에서는 윈난 전통 유제품과 과일들을 넣은 밀크티를 판매해요.
제가 마신 이 아이는 판매량 1등인 ’지포메이 리우홍씨엔나이차(基坡莓·流红鲜奶茶)이예요. 신선한 밀크티에 지포메이(基坡莓, 윈난 현지 특산 열매인 로컬 베리)와 리우홍(流红, 흑당 시럽)을 넣은 메뉴로 달콤하고 시원했어요.
8. 루산쑤(乳扇酥)
-루산은 윈난 바이족 전통 유제품인 ’치즈‘를, 쑤는 ’바삭한 과자‘를 의미해요.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 쿠키류 과자죠. 맛은 연유와 우유를 섞은 달콤한 느낌으로 입에 넣으면 약간 분태처럼 부서지는 질감이 특징이에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생각보다 중국에 놀랍고 다채로운 음식이 참 많죠.
제가 중국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하는 별미들 덕분인 것 같아요.
그럼 저는 하루하루가 선물처럼 행복했던 ‘리장’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리장부터는 여행지에 집중했던 기존 여행기와 달리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집중해 이야기를 쓸 예정입니다.
모두들 햇살은 가볍고 바람은 선선한 5월을 건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