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 선거, 지금이 제도 개편의 골든타임이다.

고비용·깜깜이·조직 선거에서 정책·교육 중심 선거로의 전환을 위하여

교육감 선거, 제도는 안전한가?

최근 몇 년 사이, 시·도교육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육감직에서 물러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개인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빈도가 잦고, 피해 규모가 크다. 한 번의 교육감 공백은 곧 교육 정책의 중단, 행정 공백, 그리고 학생과 교사의 혼란으로 직결된다.
교육감은 임기 4년 동안 시·도의 교육정책 방향을 총괄하며, 막대한 예산과 인사권을 행사한다. 그 영향력은 시·도지사에 버금가거나 때로는 더 직접적이다. 그런데도 선거 과정에서의 불법, 막대한 선거비용, 조직 동원 문제 등 구조적 위험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이 문제를 더 이상 후보 개인의 도덕성 결함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교육감 선거제도의 구조적 결함이 반복되는 문제의 토양이 되고 있다.


공정성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

교육감은 법적으로 정당 공천을 받거나 특정 정당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선거 규모와 선거구 범위를 고려할 때 개인 재산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무리다.
많은 후보자가 막대한 빚을 지게 되는 현실을 고려햇을 때, 고비용 교육감 선거의 개편을 꼭 필요하다.
게다가 교육감 선거에는 정당조직이 없으니, 개인 네트워크나 기존의 사회적 인지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일정한 사회적 기반이나 조직적 뒷받침이 없는 인물은 출마조차 엄두를 내기 어렵고, 실제 후보군도 자연스럽게 조직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로 좁혀지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비용 구조와 조직 의존도가 불법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불법 인력 동원 같은 위법행위는 제도의 구조적 압박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6가지 제언

교육감 선거제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한 규제 강화나 처벌 수위 조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선거 구조 자체를 공정하고 교육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첫째, 선거비용 상한제를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도 법상 한도는 있지만, 지역별 유세차, 인력 동원, 홍보물 제작 등으로 실제 지출은 그 한계를 훌쩍 넘기기 쉽다. 비용 부담이 클수록 불법 자금 조달의 유혹이 커진다. 따라서 상한선을 보다 낮추고, 일부 비용을 공영화하여 모든 후보가 비슷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공공 선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의 유세 중심 선거는 조직이 있는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중앙선관위와 시·도교육청이 협력하여 모든 후보의 공약·정책·경력·토론 영상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운영한다면, 시민은 클릭 몇 번으로 후보를 비교·평가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온라인과 방송을 연계해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 불평등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셋째, 교육감 후보 토론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지금의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단발성 토론이 아니라, 공약별·의제별 다회 토론을 의무화해 정책 검증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토론회는 TV뿐 아니라 유튜브·지역 라디오 등 다양한 채널로 송출해 시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넷째, 교육단체의 정책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현행 규정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나치게 폭넓게 해석해, 교육정책 비판이나 제안까지 위축시키고 있다. 교원·학부모·교육 관련 시민단체가 후보 공약에 대해 공개 질의·비교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는 정책의 질을 높이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선거에 반영하는 길이다.


다섯째, 비방과 흑색선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가 교육정책보다 개인 의혹과 인신공격에 매몰되면, 유권자는 정책 판단 기회를 빼앗기고 교육의 본질은 가려진다. 허위사실 유포, 근거 없는 비방 광고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정책 경쟁이 중심이 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여섯째,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교육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비전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따라서 행정 효율성이나 정치적 편의성을 앞세우기보다, 교육자치의 원칙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지 여부를 최우선으로 따져봐야 한다.


교육적 선거가 곧 교육의 미래

교육감은 흔히 ‘교육 소통령’으로 불린다. 시·도교육청이 관할하는 업무 범위는 유치원부터 평생교육, 마을교육, 학부모 교육까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만큼 한 사람의 리더십이 학생·교사·학부모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여전히 고비용 구조, 정보 비대칭, 조직 의존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이 교육감에 도전하기 어려운 구조는 계속될 것이다.


교육감 선거의 본질을 되찾자!

저출생, 학력격차, 미래교육 대응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려면 교육감 선거가 단순한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경쟁이 아니라, 교육 비전과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교육감 선거제도의 개혁은 특정 후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자치와 공교육의 신뢰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기억해야 한다.

"선거가 바뀌어야 교육이 바뀌고, 교육이 바뀌어야 우리의 미래가 바뀐다."


2026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지금,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논의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다면, 교육감 선거를 교육적이고 정의로운 제도로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만약 이번에도 개선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음 선거에서도 같은 문제를 반복해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25. 8. 13.(수) 별의별 교육연구소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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