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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y 01. 2024

자식에게 줄 큰 선물

살며 생각하며

정신가정의학과 선생님이 쓴 글이 떠오른다. 한강변을 달리면서 문득 내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과연 뭘까? 생각해 본다.


어렸을  어린이날에 좋은 학력, 좋은 직장, 좋은 베필, 멋진 빌딩?"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에 쓰여 있는 내용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은 본인이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해 있고, 나 자신이 괜찮은 관계를 고 있는 다음 세 가지 아닐까 싶다.


첫 번째는 경제적 독립이다.

- 내가 내 노후 준비를 열심히 해서 내 아이가 나한테 생활비 주는 걱정을 하지 않게 한다.


둘째는 나의 건강이다.

- 내가 병원에 휠체어 타고 다니거나 지팡이 짚고 가거나 하게 되면 아이가 근무시간에 조퇴한다든가 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 아이가 월차를 내던가 가게문을 닫지 않게 해줘야 한다.


정희원 교수는 자신이 쓴 책에서 "노인의 근육 1kg이 갖는 가치는 1,300만 원이다" 얘기하고 있다. 그것은 노쇠해져서 1kg이 딱 모자랐을 때 의료비가 엄청 늘 게 된다는 것이다. 근육량이 줄어들어서 말년에 그걸 계산해 보니까 그렇다고 한다.


셋째는 부모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주변에 친구 등이 많이 있어서 자식이 나의 베스트 온리 프렌드가 아니게 해 준다. 매일 자식한테만 30분씩 전화해서 괴롭히지 않는다.


가끔 만나서 밥 먹고 헤어질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일상은 친구들과 어울린다.


언급한다면, 내가 나의 노후를 경제적인 것, 신체적인 것, 관계적 측면을 고려해서 준비해 놓으면 이 세 가지는 함께 돌아가게 된다. 


외로움, 고독, 고립이 내 신체 건강을 확 나쁘게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신체 건강을 안 좋게 한다. 신체적으로 안 좋으면 또 경제적으로 어렵게 만들고, 신체적으로 안 좋으니까 친구들도 못 만나게 되니까 관계도 안 좋아지게 된다. 즉 이것은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게 된다.


바로 위 세 가지가 내가 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환으로 지금 한강변을 달리면서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경제적 안정, 신체적 건강, 좋은 관계는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게 아니다. 따라서 보험 들듯이 미리 준비해야 되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어떻게 될지 모를 불확실한 자녀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나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면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다.


만일 우리가 그런 삶을 살 수 있다면 자녀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또 부모가 건강하게 살면 아이가 "나도 저렇게 늙으면 되겠구나" 하면서 본받고 싶은 어른이 될 수 있다.


대단한 부동산을 증여한 것도 아니고 유학을 보내준 것도 아니지만 훨씬 괜찮은 경제적, 시간적, 감정적 여유를 오랫동안 준비해서 아이에게 선물해 준다.


어른이 돼서 자기 삶을 살고 있다면 그건 굉장히 멋진 선물이고, 얼마나 멋진 일인가 생각해 본다. 친구들과 가끔 어울려서 등산을 다니면서 내려와서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한다.


등산을 다닐 수 있는 건강함이 있고, 같이 갈 친구가 있고, 산에 내려와서 막걸리 마실 수 있는 약간의 여유가 위 내용에 포함돼 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굳이 애들한테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내게 선물같이 왔던 아이한테 멋진 선물을 줘서 다시 떠나보낼 때 그 선물은 실은 나 자신을 위한 것 아닐까?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같이 들어있는 푸른 5월의 문을 열면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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