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요즘 언론에 등장해서 한 마디하는 것 같다. 노 정객의 쓴소리를 한국 정치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 평가하고 싶다.
김 위원장이 여당과 야당을 향해 일갈하는 내용은 듣는 이의 가슴속을 뻥 뚫리게 하는 쾌도난마 같다. 따라서 정치 지도자들이 김 위원장의 쓴소리에 귀 기울여 줬으면 한다.
반면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 거대 정당에서 사령탑 역할까지 수행했던 -특히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당명까지 제작했던- 사람이 비판과 병행한 자신의 책임 부분은 함구하는 것 같아 다소 씁쓸하다.
우리 정치사에서 흔치 않게 여당과 야당을 넘나들면서 비대위원장을 맡아 두 정당 모두 정권을 창출하게 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선거 당시 국민을 향해 어떤 비전적 메시지를 내놨는지 많이 궁금하다.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언론에서 장기판 훈수꾼처럼 사돈 남 말하듯 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김 위원장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게 하지 않을까 싶어 안타깝다.
김종인 위원장의 언행을 보고 있으면 마치 노회 한 정치기술자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이 중심이 돼서 창출한 정권에 문제가 있다면 쓴소리 보다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엉망 된 여의도 정치에 책임감 느낀다면 나서기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게 차라리 어떨까 권유하고 싶다. 언론에 등장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꼰대를 연상하게 하는 것 같아 보기 민망하다.
"훈수꾼이 직접 바둑을 둬서 이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속담을 소환하면서, 김종인 위원장의 자성과 비켜서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