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특전사 예비역 재임용이 의미하는 것
특전사 예비역 현역 재임용은 단순히 인원이 부족해서 문을 여는 제도가 아니다. 군의 입장에서 보면, 특전사는 양성 비용이 매우 크고, 한 명의 숙련 요원을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과 자원이 투입된다. 전술 훈련, 공중침투, 산악·수상 작전, 팀 단위 합동훈련까지 모두 경험한 인력은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재임용 제도의 핵심은 “다시 써도 되는 사람인가”다. 과거에 특전사에서 복무했다는 사실은 출발선일 뿐, 그것이 자동으로 경쟁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군은 재임용 지원자를 통해 다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지금도 특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체 상태인가
전역 이후에도 체력과 기본 군인정신을 유지해왔는가
조직 복귀 시 팀 전투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가
규율·통제·명령체계에 다시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즉, 재임용은 ‘과거 경력 확인’이 아니라 ‘현재 능력 검증’에 가깝다.
2. 재임용 전형은 왜 까다로운가
특전사 재임용 전형은 일반 간부 모집이나 일반 부사관 지원과 구조적으로 다르다. 이미 군 경험이 있는 인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냉정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잘했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접근은 거의 통하지 않는다. 전형의 기본 흐름은 대체로 서류심사 → 신체검사 → 체력평가 → 면접(또는 종합심사) 순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어느 한 단계라도 기준 미달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특전사는 ‘보완 후 재응시’보다는 ‘선별’에 초점을 둔다.
신체검사에서는 전역 이후 생긴 질환, 부상 이력, 관절·허리·무릎 상태 등이 매우 중요하게 본다. 특전 임무는 일상적인 군 생활보다 훨씬 높은 신체 부담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다”는 주관적 판단보다 객관적 검사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 체력: 특전 재임용의 절대 기준
특전사 예비역 재임용에서 체력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체력은 자격 요건이다. 전역 전 기록이 아무리 뛰어났더라도, 현재 체력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전형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통과선’ 개념이다. 특전 재임용에서는 “이 정도면 합격”이라는 기준보다, “이 정도면 문제없다”는 안정권 체력이 요구된다. 체력 평가 종목은 공고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지구력, 상체 근력, 전신 협응력이 핵심이 된다. 많은 지원자들이 놓치는 부분은 체력 자체보다 체력 유지 이력이다. 전역 이후 수년간 운동을 쉬다가 지원 직전에 급하게 몸을 만들면, 기록은 나올 수 있어도 부상 위험이 커진다. 특전 전형에서는 이런 ‘무리한 준비 흔적’이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4. 면접은 ‘의지’가 아니라 ‘현실성’을 본다
특전사 재임용 면접은 감성적인 동기나 과거의 추억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 면접관이 보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다. “이 사람이 지금 다시 현역으로 들어와도 문제가 없을까?”
그래서 면접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왜 지금 다시 특전사를 선택했는가
전역 이후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다시 고강도 훈련과 임무를 감당할 수 있는가
조직 생활에 다시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때 가장 위험한 답변은 “특전이 그리워서”, “다시 도전하고 싶어서” 같은 추상적인 표현이다. 특전은 ‘도전 정신’보다 지속 가능성을 본다. 다시 들어와서 중도 이탈하지 않고, 팀에 부담을 주지 않고, 끝까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5. 전역 후 공백 기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재임용 지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이 바로 전역 후 공백 기간이다. 민간 생활을 오래 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 기간을 어떻게 관리했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이다.
전역 이후 직장 생활을 했든, 학업을 했든, 사업을 했든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의 흔적이다. 체력 관리, 규칙적인 생활, 책임 있는 사회생활 경험은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아무 준비 없이 “다시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특전 재임용은 결국 “과거의 특전 요원”이 아니라 “현재도 특전 요원으로 기능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6. 재임용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전략
특전사 예비역 재임용을 준비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원서를 쓰는 것이 아니다. 현재 상태를 냉정하게 점검하는 것이다.
지금 내 체력은 실제 특전 임무 기준에서 어느 수준인가
부상 이력은 관리되고 있는가
전형에서 요구할 서류를 즉시 제출할 수 있는가
면접에서 “왜 다시 특전인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면, 준비 기간을 더 갖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 특전 재임용은 ‘기회가 왔으니 일단 넣어보자’는 식의 도전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만 통과하는 문이다.
재임용은 두 번째 기회가 아니라, 또 하나의 검증이다
특전사 예비역 현역 재임용은 과거의 명예를 되찾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를 포함해 현재의 자신을 다시 평가받는 자리다. 특전은 언제나 그렇듯, 숫자보다 사람을 본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요구하는 기준은 결코 낮지 않다. 그래서 재임용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지금도 특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때, 재임용은 도전할 가치가 있는 선택이 된다.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