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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해구조물 어떻게 할것인가?

by 김재균 밀리더스 리스펙솔저

서해의 남중국해화, ‘회색지대’의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내놓은 보고서는 단순한 외신 보도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중국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내에 일방적으로 16개의 해상 구조물을 설치했다는 사실은, 서해를 중국의 ‘내해(內海)’로 만들려는 이른바 ‘회색지대 전술(Grey Zone Tactics)’이 이미 실행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어업권 분쟁을 넘어 대한민국의 해양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다.

​중국이 구사하는 회색지대 전술의 핵심은 명확하다. 대규모 무력 충돌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저강도 도발을 지속하며 야금야금 기정사실화(Fait Accompli)하는 것이다.

그들은 표면적으로 ‘어류 양식’이나 ‘해양 관측’이라는 민간의 탈을 쓰고 있지만, 군사 전문가의 시각에서 이 구조물들은 명백한 ‘이중 용도(Dual-Use)’ 자산이다. 태양광 패널과 통신 장비를 갖춘 대형 부표는 언제든 잠수함 탐지와 해양 환경 데이터 수집을 위한 감시 정찰(ISR) 자산으로 전용될 수 있으며, 유사시 아군 함정의 기동을 방해하는 거부 전략(A2/AD)의 도구로 활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우리는 이미 남중국해에서 이러한 전술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목격했다. 중국은 초기에 민간 어선 보호를 명분으로 암초를 점거했고, 결국 그곳을 활주로와 레이더 기지가 들어선 군사 요새로 탈바꿈시켰다.

빅터 차 CSIS 석좌가 “남중국해도 상황이 터지기 전까진 아무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경고한 것은 결코 흘려들을 말이 아니다. 지금 서해에 박힌 구조물들을 방치한다면, 중국은 이를 자국 영해의 기점으로 삼아 배타적 관할권을 주장할 것이고, 서해는 제2의 남중국해가 될 위기에 처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행보는 이미 선을 넘었다. 2020년 이후 중국의 불법 행위를 조사하려는 우리 측의 시도가 수십 차례나 차단당했고, 심지어 우리 조사선 ‘온누리호’를 향해 중국 해경이 함정과 고무보트를 동원해 위협을 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이 보장하는 ‘항행의 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서해 PMZ를 이미 자국의 관할 구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제 조용한 외교로 문제를 덮을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안보에 ‘설마’라는 가정은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는 투명성(Transparency)을 무기로 대응해야 한다. 불법 구조물의 정확한 좌표와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국제 사회에 공개하여, 중국의 은밀한 살라미 전술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이것이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의 국제 규범 문제임을 각인시키고, 한미 동맹 및 주변국과의 공조를 통해 단호한 억제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서해의 파도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거친 안보의 위협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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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경험은 나를 단련시킨 인생의 전장이었고, 길러낸 멘탈과 리더십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2개의 스타트업을 이끄는 군인 CEO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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