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을 ‘핵전쟁’이라 부르는 북한의 프레임

by 김재균 밀리더스 리스펙솔저

한미연합훈련을 ‘핵전쟁’이라 부르는 북한의 프레임 한미가 상반기 연합군사연습 ‘자유의방패(FS·프리덤실드)’를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결정하자, 북한은 즉각 반발했다. 북한은 이 훈련을 ‘핵전쟁 연습’이라고 규정하며 강경한 언어를 동원해 비난해 왔다. 그러나 이 반발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한미 연합훈련이 있을 때마다 반복돼 온 북한의 상투적 레토릭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반발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가 왜 이번 훈련을 멈추지 않았는가 하는 지점이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단순한 군사 훈련을 넘어선 전략적 계산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FS 연합연습은 약 2주간 진행된다. 본 연습에 앞서 위기관리연습(CMX)이 먼저 실시되고, 이후 지휘소 연습(CPX)을 중심으로 한미 연합군의 작전 수행 능력이 검증된다. 이 훈련은 북한의 전면 남침 상황을 가정해 방어와 반격, 대량살상무기 확보까지 포함하는 시나리오를 다룬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훈련은 새로운 공격 개념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이미 수년간 축적돼 온 연합작전계획을 숙달하고 검증하는 과정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훈련을 둘러싼 논쟁이 과거와 다른 이유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라는 변수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는 이미 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 검증 절차에 합의했다.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이다. 현재 한미는 이 가운데 2단계인 FOC 검증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FS 연합연습은 바로 이 검증의 핵심 수단이다. 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할 경우, 전작권 전환 일정 자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한미의 선택은 분명해진다. 연합훈련은 더 이상 대북 메시지를 조절하기 위한 외교적 카드가 아니라, 한국군의 지휘 능력과 연합 작전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필수 절차가 되었다.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이상, 이 과정은 생략할 수 없는 단계다. 실제로 한미는 지난해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올해 안에 FOC 검증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FS 연습은 그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 가능성을 고려해 훈련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특히 정부 내 일부에서는 연합훈련이 긴장을 고조시켜 외교적 공간을 좁힌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한미 당국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훈련을 미룰 경우 군 운용 능력 검증이 지체되고, 그 결과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라는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더 무겁게 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결정은 ‘훈련 강행’이 아니라 ‘전작권 전환 가속’이라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북한은 이번 FS를 ‘핵전쟁 연습’이라고 규정하지만, 이 표현은 전략적 프레임에 가깝다. 북한은 연합훈련을 핵 위협과 연결시켜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한다. 그러나 실제로 FS는 핵 사용을 전제로 한 공격 훈련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시나리오를 포함한 연합 지휘소 훈련이다. 핵무기 확보 훈련 역시 사용이 아니라 통제와 제거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성격은 분명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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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 인재교육과 정책·경영 분야에서 활동하며, 국방인재교육기업 ㈜밀리더스를 운영하고 콘텐츠 플랫폼 ‘리스펙솔저’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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