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에 올렸던 글에 한 댓글이 달렸다.
'카공카페는 절대 돈이 되지 않아요. 사서관이 되지 않으시길 바랄게요.'
아마도 내 카페 사진의 대부분 손님들이 노트북을 열고 계신 모습을 보고 그런 댓글이 달린 것 같다.
오픈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에도 내 카페에는 평균 2~3시간 이상 머무르는 손님층이 많다. 노트북을 들고 일을 하러 온 손님은 대부분 1인 손님이다. 그래서 2인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혼자 앉게 되어 1인 손님으로만 만석이 되어 돌아가는 2인 손님도 많이 보았다. 커피 한 잔으로 가게 오픈 시간부터 해 질 때까지 7시간을 앉아있던 손님도 보았다. 그래서 주말에는 만석 시 3시간까지 카페 이용 안내 문구를 써붙여두었으나, 굳이 손님에게 3시간이 되었으니 나가라고 말하진 않는다(몇 번 말했다가 나도 불편하고 손님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고 그냥 형식상의 안내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런 상황에도 적자는 면할 수준이라고 하면 감사한 상황이기도 하다. 일단 카페에 앉아 있을 방문하는 손님조차 없어서 앓는 소리를 하는 단계를 벗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오픈 기간 당시에는 하루 방문 손님이 3명이었던 적도 있었다(그중 한 명이 친구였다는 것까지).
내가 블로그나 SNS에 "우리 카페 정말 작업하기 좋은 카페야! 놀러 와!"라고 동네방네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작업하기 좋은 카페라고 알려진 것도 아닌데 신기하게 짜기라도 한 듯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을 꺼내서 작업을 하는 것은 왜일까?
직장인과 별개로 프리랜서로 할 수 있는 일도 늘어나고, 인터넷 혹은 재택으로 해야 하는 업무가 늘어나면서 카페든 도서관이든, 심지어 미술관이나 전시관의 로비까지도 사람들이 호시탐탐 작업을 하려고 노트북 충전기 꽂을 태세를 하고 있는 시대다.
즉, 손님들이 사막 한가운데더라도 책상이랑 의자만 있으면 엉덩이를 깔고 앉아 일단 노트북부터 꺼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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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하기 좋은 공간의 절대적인 기준이 책상과 의자, 콘센트 여부만인 것도 아니다. 그럴 거면 집에서 하지 뭐 하러 돈 내고 카페에 올까? 콘센트 수가 부족하더라도 책을 읽고 싶고, 일에 집중하기 좋은 카페가 있다. 또 소개팅에서 처음 만난 여성 혹은 남성을 데리고 가고 싶은 카페가 있을 것이고, 오로지 커피 맛을 위해 가는 카페도 존재한다.
반면에 아무리 콘센트가 수두룩하게 좌석마다 빽빽하게 있더라도 굳이, 개인적으로 마음이 썩 내키지 않고 작업하러 가고 싶지 않은 카페도 있다.
앞에서 말했듯 나는 내 입으로 내 카페를 카공카페라 한 적도 없고, 그렇게 마케팅조차 한 적도 없다. 손님들이 와서 자연스럽게 노트북을 꺼내고, 책을 들었고 그 모습이 사진에 담겼을 뿐이다. 공간을 정의하는 건 사람들과 손님들이다. 특히나 사업 경험도 없던 내가 내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미리 정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 저런 사람들은 내가 4층에 카페를 한다는 것부터 들었으면 거기에도 "누가 4층까지 커피를 마시러 가요? 100% 망해요."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내가 보기엔 주변에 고층에 해도 잘 되고 있는 카페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업을 하고 있어도 잘 되고 있는 카페들 천지다.
백날 회전율, 회전율, 마진율, 돈을 부르짖는 사람들. 물론 그것도 정말 중요한 이야기지만, 회전율이라는 이름 하에 어떻게든 손님들이 오래 머물지 못하게 하려고 콘센트를 전부 없애고, 바닥에 앉으니 못한 딱딱한 의자를 두고, 커피를 마시다 되려 허리디스크가 올 것만 같은 테이블을 두는 세상도 나는 참 웃기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