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움과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냥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특별해져요

by 모니카

저는 파리에 사는 동안 도시에 이렇게 많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아무리 바쁜 현대 도시인들의 삶이지만 그 삶 속에서 정원이 절대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프랑스 사람들입니다. 삭막한 건물만 있는 파리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어디에서든지 초록빛이 늘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조화롭고 예쁜 조경을 중요시하는 파리 사람들인 만큼 정원 및 공원 가꾸기는 삶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나 자신이 뭔가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고 근사해지는 경험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냥 이곳에 내 몸을 맡기는 순간 내 자존감을 그냥 올라가는 듯하는 마법을 경험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이곳으로 가보세요. 제가 말씀드린 이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바로 파리의 공원입니다.


뛸르리 정원(Jardin des Tuileries)

루브르 박물관과 튈르리 궁전 사이에 튈르리 정원이 있어요. 1564년 카트린 드 메디시스에 의해 만들어진 이 정원은 그 규모가 28 헥타르에 이릅니다. 프랑스혁명 이후 시민들에게 공원을 개방했으며 현재는 파리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잔디밭에 그냥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 버스킹 하는 사람, 비눗방울을 아이들에게 불어주는 사람, 삼삼오오 모여서 돗자리 깔고 피크니 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이곳 뛸르리 정원에 모여듭니다. 저 멀리 에펠탑이 불을 밝히면 정원의 경이로움은 한층 배가 됩니다. 곳곳에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바쁘기만 했던 일상을 벗어나서 이곳 파리의 정원에서 여유를 만끽해 보세요. 분명 같은 나이고 같은 존재인데 내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나 자신이 다르게 느껴지고,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마법을 경험하실 겁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하염없이 있어도 세상은 잘만 돌아가는구나.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면서도 더욱 내 자아가 소중해지는 그런 경험을 하실 거예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 정원은 크리스마스 마켓(Marché de Noël)이 열립니다. 파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립니다.


뤽상브르 공원(Jardin de Luxembourg)

파리 6구에 위치한 23헥타르에 이르는 규모가 꽤나 큰 공원입니다. 주변 소르본 대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이곳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곳 가운데 있는 분수대를 에워싸고는 녹색 철제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누워서 혼자 햇볕을 쬐거나, 책 또는 신문을 읽거나, 삼삼오오 모여서 바게트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자유 그 자체를 느낍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녹지 공간 속에서 남을 신경 쓰지 않고, 남 눈치 보지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이들을 이토록이나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저로서는 마냥 부러우면서도 억울함마저 들었습니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누구는 파리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파리에서 살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자유로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삶을 여유 있게 관조하는 삶을 살아가는 습관이 배어있는 반면, 누구는 한국 땅에서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경쟁 사회에 뛰어들어 시멘트 학교 또는 학원 안에서 공부만 하다가 대학을 가서도 또 구직을 위해 경쟁하고 취직이 되면 또 그때부터 회사에서 경쟁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억울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자연스러움과 여유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지 못하는 것인가? 왜 이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며, 이러한 경험을 했을 때 눈물이 나는 것인가? 그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한국인의 삶일 것이다. 뤽상부르 공원에는 엔젤리나 디저트 카페가 있습니다. 그곳에 들어가서 안젤리나 시그니쳐인 밤맛 몽블랑(Mont-Blanc pastry)과 와 걸쭉한 쇼콜라쇼(Chocolat chaud)를 시켜서 프랑스 사람들의 단 맛 즐기기 타임에 저도 동참했습니다. 오후 4시가 되면 어김없이 구떼(Goûter) 타임을 즐기는 이들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잘 되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공을 차며 놀아도 참 좋슷빈다. 아이들에게는 파리 뤽상브루 공원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한 공놀이 이 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볼로뉴 숲(Bois de Boulougne)

파리 서쪽 16구에 위치한 846헥타르에 다다르는 숲입니다. 파리의 허파라고도 불리는 이 숲은 파리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운동을 하는 공간입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그런 풍경 속에서 사람들이 배를 타기도 하고, 호숫가 주변으로 풀밭 위에서 피크닉을 하기도 하고요, 주말에는 조깅 부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파리 16구에 3년가량 살았고, 뇌이쉬르센에서 5년가량 살았는데요, 두 곳 모두 볼로뉴 숲을 옆에 두고 있는 동네였어요. 그래서 아침에 숲 속에 가서 호숫가를 걷거나 뛰며 운동을 했어요. 호숫가에는 늘 백조들이 있어서 백조와 아침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친정어머니도 오셔서 이곳에서 산책도 하고 함께 피크닉도 했어요. 뇌이쉬르센에 살 때에는 집 바로 옆이 볼로뉴 숲이어서 잠시 산책 다녀오겠다고 하며 쉽게 숲으로 들어갔어요. 숲 속을 거닐다 보면 머리도 맑아지고 기분 전환도 되었지요. 그런 노를 젓는 돛단배 타는 곳도 있어요. 아이와 노를 저어가며 배를 탔던 그 순간, 공기, 하늘, 풍경, 그리고 아이의 웃음은 잊을 수가 없네요. 여러분들도 아이와 손을 잡고 한번 숲 속을 거닐어 보세요. 아이들도 평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엄마 아빠에게 꺼내어 볼 것입니다. 각종 물새들도 많고, 호숫가에 사는 수달도 만날 수 있어요. 볼로뉴 숲 속에는 루이뷔통 재단, 아끌라마따시옹 놀이공원, 미슐랭 레스토랑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파리 한 달 살기 하는 동안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뷔트 쇼몽 공원(Parc des Buttes-Chaumont)

뷔트쇼몽 공원은 프랑스 파리 19구에 위치한 공원입니다. <파리에선 사랑을>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뷔트 쇼몽 공원이 나옵니다. 여자 주인공들이 이곳에서 조깅도 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공원은 뛸르리, 뤽상부르 공원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공원은 로마 스타일 양식을 가진 공원이며, 폭포와 인공 호수가 있습니다. 뷔트는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인데요, 그만큼 이 공원은 언덕으로 유명합니다. 공원 안에 언덕이 있어서 이곳에서 많은 시민들이 와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합니다. 인공 섬에는 사원도 있습니다. 언덕, 사원, 호수, 폭포, 동굴 등이 뷔트 쇼몽 공원을 더욱 특징 있게 꾸며줍니다. 낮에 아이와 함께 공원 언덕에 올라가 보세요. 단, 이곳은 파리 19구에 위치해 있어서 치안 등에 조금 조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파리 18, 19, 20 구는 조금 조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공원에도 너무 늦은 시간에는 가지 마시고 밝은 낮에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몽소 공원(Parc Monceau)

파리 8구에 위치한 공원입니다. 뷔트 소몽 공원이 언덕으로 유명하다면 이곳 몽소 공원은 코린트식 건축 양식이 특징입니다. 이 건축 양식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건축에서 온 섬세한 기둥 양식이 특징입니다. 마치 그리스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 이 공원에는 피라미드 및 동상도 곳곳에 있습니다. 영국식 정원의 양식도 보이는 이 공원은 주변에는 자크마르 앙드레 뮤지엄과 세르누치 뮤지엄이 있습니다.


베르시 공원(Parc de Bercy)

파리 12구에 위치한 이 공원은 이 동네 주변에 사는 시민들의 위한 휴식 공간이자 복합 문화센터입니다. 파리 동남쪽에 있으며 이곳 주변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도 많이 하기 때문에 파리 시민들 모두가 자주 찾습니다.


팔레 루아얄 정원(Jardin du Palais-Royal)

팔레 루아얄 옆에 있는 정원입니다. 이 정원은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2018)에서 주인공인 톰 크루즈가 일렬로 정돈된 나무 사이로 걸어가며 상대역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한 장소입니다. 팔레 루아얄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반해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은 잘 가지 않습니다. 아마 이 공원이 눈에 잘 띄지 않아서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팔레 루아얄에 가시면 꼭 이 정원을 걸어보세요. 크지는 않지만 사방이 회랑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곳곳에 있는 녹색 의자에 앉아서 하늘과 아름다운 정원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라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

라빌레트 공원은 파리 19구에 위치한 공원입니다. 규모가 137헥타르에 이르며, 공원 안에는 파리산업과학뮤지엄, 파리필하모니음악뮤지엄 등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시민들이 즐기고 쉬기에 매우 넓고 좋으며, 이곳에서 야외 연주회, 공연, 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트로카데로 정원(Jardins du Trocadéro)

파리를 가장 아름답게 보기 좋은 곳 중 하나가 바로 트로카데로입니다. 이곳에 정원이 있는데요, 이 정원에서 주로 사람들이 에펠탑을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은 없지만 에펠탑을 보기 좋습니다.


샹드막스 광장(Champs de Mars)

프랑스어의 Champs은 영어의 Field에 해당하는 단어입니다. 공원, 정원과는 다른 어감이지만 공원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넓게 펼쳐진 광장인데, 이곳에 나무와 잔디를 심어놨으며, 그 주변으로 공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샹드 막스는 에펠탑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기 좋아서 사진 촬영하는 사람들로 붐비며, 잔디밭이 꽤 넓어서 많은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기도 합니다. 해가 질 무렵 이곳에서 피크닉을 하면 사진으로 남기기도 매우 좋습니다. 예쁜 음식들을 돗자리에 깔고,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양 옆으로 공원이 있고, 어린이들이 놀기 좋은 놀이터도 있습니다. 매년 7월 14일 대혁명 국가기념일에는 이곳 샹드 막스에서 파리 콘서트(Concert de Paris)가 열립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저는 이곳에 가서 현장에서 음악회를 즐기고 싶었지만 매년 집에서 시청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일찍부터 가서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가 있어서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신랑한테 맡겨두고 혼자 가도 되지만 음악회는 밤 11시 즈음에 끝나기 때문에 집에 돌아오는 길이 너무 무서워서 혼자 가지도 못했습니다. 11시 음악회가 끝날 무렵 화려하고 독창적인 불꽃쇼가 에펠탑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이때는 에펠탑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습니다. 에펠탑이 살아움직인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참고로, 파리에 아시아 여자 혼자 길을 걸으면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릅니다. 한국에서는 밤에 잘도 돌아다녔는데 파리에서는 밤에 돌아다닌 다니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입니다. 대신 집에서 보는 장점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편안하고도 자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파리 한 달 살기를 7월 중에 하신다면, 그리고 에펠탑 근처에 숙소를 잡으신다면, 아이와 함께 일찍 가셔서 음악회를 직관하신다면 평생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물론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해서 쉽지는 않겠지만요. 하지만 숙소에서 TV로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에펱탑 주변 식당들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우선 에펠탑이 보인다고 하면 에펠세가 붙어서 커피고 와인이고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다지 맛있지도 않은데 에펠탑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에펠탑 근처라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오르니 웬만하면 조금 더 걸어서 떨어진 곳을 찾는 게 좋습니다.


보쥬 광장(Place des Vosges)

파리 마레 지구에 위치한 광장입니다. 광장을 뜻하는 Place를 사용하고 있지만 공원이라고 해도 됩니다. 깨끗하고 단정하게 잘 꾸며진 공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보죠 광장에는 빅토르 위고의 집이 있습니다. 무료이니 생가를 방문하고 나서 이곳 보쥬 광장을 거닐어 보세요. 저는 겨울의 보죠 광장을 좋아합니다. 나뭇잎이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의 보쥬 광장이 왠지 운치가 있어 보이고 회색빛 파리 하늘과 어울리는 것 같고 아무튼 저는 센티한 보쥬 광장이 좋더라고요.


도핀 광장(Place Dauphine)

시테 섬 끝자락에 위치한 광장입니다. 시테 섬에는 노트르담이 있으며, 파리의 가장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파리가 가운데서부터 1 구로 시작하는데 그 1구가 바로 시테 섬입니다. 섬의 가장 끝 부분인 삼각형 모양의 광장을 도핀 광장이라고 하는데요, 이곳은 미 비포 유(Me before you)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나왔습니다. 주인공 에밀리아 클라크가 영화 마지막에 파리를 여행하게 되는데요, 이 도핀 광장에 있는 향수 가게에서 향수를 사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주인공이 샀던 향수를 사고 싶어서 도핀 광장에 갔는데 향수 가게는 없더라고요. 광장에는 주로 카페와 식당이 많습니다. 주로 야외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파리 살기 하는 동안 한번 도핀 광장 야외에서 식사 또는 커피를 마셔보세요. 또는 와인도 좋고요. 내가 정말로 파리에 있구나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도핀 광장을 빠져나오면 바로 앞에 퐁 뇌프가 있고, 퐁 뇌프 끝에는 사마리탄 백화점이 있습니다.


앙드레 시트로엥 공원(Parc André-Citroën)

파리 15구에 위치한 공원입니다. 35헥타르에 이르며 공원이름이 자동차 이름인 시트로앵인 이유는 이 부지가 이전에 시트로앵 자동차 공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트로앵 창업자인 앙드레 시트로앵의 이름을 따서 1992년에 공원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에는 열기구가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주변에 파리과학관((Les Étincelles du Palais de la découverte)도 있고, 센 강도 보입니다.


뱅센 숲(Bois de Vincennes)

뱅센 숲은 파리 동쪽 끝에 위치한 숲입니다. 파리 서쪽에 볼로뉴 숲이 있다면, 동쪽에는 뱅센 숲이 있지요. 파리의 공기를 지켜주는 든든한 두 숲들입니다. 뱅 센 숲 속에는 뱅센 성이 있고, 995헥타르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숲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행사도 많이 열립니다. 숲 속에 있는 파리 꽃 공원(Parc floral de Paris)에서는 꽃 박람회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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