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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무호 Sep 25. 2023

의사가 말하지 않는 고지혈증 약의 숨겨진 진실

Part 2.  스타틴은 기적의 약이 아니다

패러독스(paradox)란 말이 있다. 


한글로는 역설(逆說)로 ‘언뜻 보면 참인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참이 아니라 모순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고지혈증 피검사를 하면 몇가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오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low density lipoprotein)이다. LDL은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심혈관질환의 주범이니 수치를 130mg/dL 이하로 낮추라고 한다 [1].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 5판

     

그래서 LDL수치가 좀 높게 나오면 “위험할 수 있으니 당장 약을 먹어야 한다”며 친절하게 스타틴(statin) 약을 처방해 주고 환자는 당연히 그 약을 복용한다. 수치를 낮추어야 한다니깐.. (참고로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쓰는 약들을 일컫는 말로, 스타틴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약들의 이름이 스타틴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e.g. 아토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로바스타틴 등)


최근(2023년 7월) ‘이상지질혈증 패러독스’란 논문이 발표되었다 [2].     

 

평균 나이 60세, 약 1500명 남성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시 관찰해 보니 LDL 수치 130 이하 군이, 130 이상 군보다 사망률이 약 30% 더 증가했다고 한다 (아래 그래프).     

B Vainshelboim et al. PloS one 2023


뭐라고? 130 이하로 낮추면 좋다고 약을 먹는데 사망률이 더 증가했다고?    

 

통상적으로 알고 있던 상식과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현재의 고지혈증 가이드라인은 현실과 맞지 않으니 엄격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사실 이런 주장이 나온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약회사에서 홍보한 대로 스타틴이 심혈관질환 빈도를 낮추는데 1차예방 효과가 있다면, 미국에서 스타틴을 먹는 약 2천만명의 복용자 중 연간 심장발작 7만명 감소, 뇌졸중 3만명 감소, 사망 4만명 감소해야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는 오히려 심장발작 5만명 증가, 뇌졸중 2만명 증가, 사망 3만명 증가의 결과를 보여 이 또한 ‘스타틴 패러독스’라 했다 [3].     


44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를 메타분석한 보고에서는 약을 사용하여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사망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안 되었고, 이 중 6개 연구에서는 오히려 사망률을 증가시켜 ‘콜레스테롤 패러독스’라 했다 [4].      


이미 2009년 미국에서 심장혈관이 막혀서 생긴 급성 심장발작(heart attack)으로 입원한 약 14만 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사한 결과, LDL 수치 130 이상 군 보다 130 이하 군(특히 70-120사이)이 더 많았다 (아래 그래프). 전체 환자의 3/4이 130 이하였고, 1/4이 130 이상이었다. 즉 LDL 수치 130 이하에서 심장발작이 더 많이 일어난 것이다 [5]. 

A Sachdeva et al. American Heart Journal 2009

 

일본인 대상 연구에서도 낮을수록 좋을 것으로 알고있던 LDL 수치가 사실은 그렇지 않았고 [6], 한국인 대상 연구에서도 LDL 70 이하 군은 LDL 120-140 군에 비해 사망률이 약 2배 높았다 [7]. 기존 19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논문에서도 LDL 수치는 낮을수록 사망률이 더 높았다 [8]. 최근(2023년 6월) 서울대 연구에서도 LDL 수치가 80-90 이하로 낮은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오히려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9].      


즉, LDL 수치를 스타틴 약을 이용하여 강제로 낮추면 건강에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해롭다는 말이다.  


왜일까?  Part 1 에서 설명했듯이 콜레스테롤은 건강의 적이 아니라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성분이기에 억지로 수치를 낮추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할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 목표치를 더 하향조정하고 있다. 한국 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는 2018년 진료지침 4판에서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 목표치를 70 미만으로 했었는데, 2022년 개정된 진료지침 5판에서는 LDL 목표치를 55 미만으로 권고했다 (아래도표) [10]. 


갈수록 태산이다..   

      


정말 이상하지 않는가?     


Disease mongering(질병장사) 개념을 알지 못하면 이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 (*Disease mongering에 대한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22 )


스타틴은 의학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약으로 등재되었다 [11].  


이 약이 그렇게 효과가 좋은 약인가? 


스타틴 계열 약물 중 최고의 수익을 올린 리피토(Lipitor, Atorvastatin)를 한번 살펴보자.     


2003년 리피토를 만든 제약회사 화이자의 재정적 후원으로 영국 및 북유럽의 다기관 연구결과가 유명저널 Lancet에 발표되었다 [12]. 이 논문을 토대로 리피토는 심장발작 위험을 36% 감소시킬 수 있다는 아래와 같은 광고를 내었고, 이 광고는 종전의 히트를 치면서 엄청난 약 판매로 이어졌다. 



하지만 광고를 자세히 보면 36% 옆에 작은 * (asterisk)가 보이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That means in a large clinical study, 3% of patients taking a sugar pill or placebo had a heart attack compared to 2% of patients taking Lipitor(위약군에선 3%, 리피토군에선 2%의 심장발작이 발생했다)”라고 표시되어 있다.     

 

응? 위약군이 3%고, 리피토군이 2%면 겨우 1% 차이인데, 도대체 36%란 수치는 어디서 나온 걸까?  

    

해당 논문에는 3년간 리피토 투약군에서는 환자 100명 발생, 위약군에서는 154명 발생했다니 차이가 꽤 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구대상 수가 각각 5168명과 5137명이라 백분율로 계산하면 리피토군 1.9% 환자 발생, 위약군 3% 환자 발생으로 나온다.     

 

이 결과를 나타내는 방식은 2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일반인들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수치로, 두 군 간의 차이인 3 - 1.9 = 1.1% 로 표시하는 절대위험감소(absolute risk reduction)다. 즉 100명 당 1.1명이 약의 효과를 봤다는 말이다.     


두번째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상대위험감소(relative risk reduction)라는 통계학적인 수치가 있다. 이것은 두 군 간의 발생 비율을 나타내는데 3 - 1.9/3 x100 = 36%로 나오며 실제 광고에 사용한 수치이다. 이 수치는 100명 중 36명이 효과를 봤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은 마치 36명이 효과를 본 것처럼 인식하며 약을 복용하니 사실상 기망인 것이다 (아래 그래프) [13].

DM Diamond et al. Expert  Rev Clin Pharmacol 2015


첫번째 방법인 절대위험감소 1.1%보다 두번째 방법인 상대위험감소 36%라는 숫자가 훨씬 크고, 광고하기 좋기에 제약 회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숫자다. 사망률 1.1% 감소로 환자에게 약을 권하기는 힘들지만, 사망률 36% 감소라면 환자가 약을 먹는다.  

   

이것이 약을 광고할 때 쓰는 보편적인 방식이라 거짓말은 아니지만, 통계학을 모르는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종의 눈속임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대중을 속였다 (* 코로나 백신의 불편한 진실


따라서 위 리피토 광고는 아래와 같이 했어야 한다.     

   


3년간 약을 먹어 100명 중 겨우 1명이 효과를 볼 수 있고, 나머지 99명은 아무 효과를 못 보는 약을 매일 먹겠다는 분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만약 여러분이 제약회사의 CEO 하면 어떤 수치를 썼을까? 상대위험 36% 라는 수치를 써서 약이 팔리게 하지, 절대위험 1.1% 수치를 써 약이 잘 안팔리게 하겠다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니 없을 것이다. 왜냐면 회사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기 때문이다. 

   

제약회사에서 약 선전 시, 약물의 효과를 나타낼 땐 상대위험을 쓰고(수치가 큼), 부작용을 나타낼 땐 절대위험 수치를 사용한다(수치가 작음). 따라서 약물의 효과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상대위험과 절대위험의 의미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14].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반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의사들도 이러한 통계 용어에 대해 잘 모른다 [15].       


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 (CTT) Collaboration이라는 유명한 다국적 콜레스테롤 연구집단에서 스타틴의 효과를 연구한 대규모 임상시험 논문 27편을 메타분석한 결과 ‘LDL 수치를 40% 낮출 때마다 5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21% 줄인다’며 약의 효과가 좋다고 발표했지만, 논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절대위험 감소율이 아닌 상대위험 감소율로 말한 것이다 [16]. 스타틴 효과를 주장하는 논문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니 주의를 요한다 [17,18,19,20,21].   

  

이런 종류의 논문을 바탕으로, 심혈관질환 절대위험 감소율이 실제로는 연간 1-2%에 불과한 약들을 더 많이 먹여, LDL수치를 70 이하 심지어는 55 이하를 목표로 ‘낮으면 낮을수록 더 좋다(the lower, the better)’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현실이 놀랍다 [22,23]. 대국민 캠페인까지 할 정도로..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경로를 차단하기에 체내 LDL 수치를 약 20-55% 정도 낮추는 것은 확실하다 [24]. 하지만 약을 먹는 목적인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하지는 못한다 [25].  


약을 먹는 이유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 피검사에 나오는 수치를 보기좋게 낮추기 위한 게 아니다. 수치는 낮아졌지만 심혈관질환 예방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약을 계속 먹어야 할까? 


이런 미미한 효과의 약을 '기적의 약'(miracle drug)이라 주장했던 분들은 어떤 의도였을까? [26] 


제약회사의 홍보와는 달리 상반되는 결과들이 나오자 그간 사용했던 스타틴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7,28,29,30,31].     


특히 2004년 미국 콜레스테롤 약 처방의 가이드라인을 만든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 (NCEP) 위원회 멤버 9명 중 8명이 제약회사로부터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의혹은 더 가속화되었다 [32].  


하지만 한번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바꿀 수는 없었다.  

   

각국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다국적 연구집단인 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 (CTT) Collaboration에서 발표한 논문은 스타틴의 효과를 옹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문제는 이들의 논문에 대한 제 3자 검증을 거부하고, 논문의 실제 데이터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BMJ(영국의학저널)에서 비판했다 [33]. CTT Collaboration 또한 제약회사로부터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34]. 

 

제약회사에서 약 매출을 올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조금만 낮추어도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관계자들의 대부분은 제약회사의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35]. 


제약회사 후원 연구와는 달리, 제약회사와 무관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스타틴이 심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지 못한다고 보고한다 [36,37]. 하지만 이런 보고는 많지 않다. 왜냐면 이런 연구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기에 후원자가 없으면 실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가이드라인으로는, 스타틴 치료가 이득이 없는 환자에게도 약을 권하는 오류가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수정이 필요하다고 세계적인 심장센터인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니센(Nissen) 박사는 주장했다 [38].  



어느 정도가 적절한 콜레스테롤 수치일까?


아직까지 현실에 맞는 공식적인 지침은 없지만, 최근 발표된 주요 연구에서 우리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1. 총콜레스테롤: 저명한 의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총콜레스테롤과 사망률에 대한 한국인 연구(약1200만명, 10-13년 추시) 결과, 총콜레스테롤이 200-240 인 사람의 사망률이 가장 낮게 나왔다 (아래도표) [39]. (*현재 가이드라인 적정수치는 200 이하.)

SW Yi, et al. Nature Sci Rep 2019

이런 연구의 단점은 이미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분들이 약을 복용해서 수치가 낮을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다른 면으로 볼 수도 있다. 심혈관 질환자가 약을 먹어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해도 사망률이 증가했다면, 그 약이 무슨 효용성이 있는가?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과도하게 많이 낮추는 건 좋은 게 아니다.  


2. LDL: 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된 약 11만명의 덴마크인을 평균 9.4년 추시한 결과, 모든 원인 사망률이 가장 낮은 LDL 수치는 140이었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32일 때 가장 낮았다. 즉 130-140 정도의 수치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장수했다 (아래도표) [40].(*현재 가이드라인 적정수치는 100 이하.)

CDL Johannesen, et al. BMJ 2020


3. 중성지방: 미국 심장학회지에 보고된 1만5천명의 관상동맥 질환자를 22년 추시 관찰한 연구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100 이하 군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100-150으로 비교적 관리가 잘된 군도 100 이하 군에 비해 사망률이 6% 증가했다. 200 이상인 경우엔 사망률이 30% 이상 증가했다 (아래도표) [41]. (*현재 가이드라인 적정수치는 150 이하.) 

R Klempfner, et al. Circulation 2016


4. HDL: 노르웨이에서 34만명의 성인을 평균 22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 HDL 수치가 45-75사이 구간에서 가장 사망률이 낮았다. HDL은 높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75 이상에서는 오히려 사망률이 더 증가했다 (아래도표) [42].(*현재 가이드라인 권장수치는 40 이상)

JG Mørland, et al.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2023


일반인들이 이 복잡한 수치들을 다 알고 있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만 신경 쓰면 된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200-240 정도로 유지하면 나머지는 몸이 알아서 적당히 배분한다. 왜냐면 각각의 수치는 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총콜레스테롤 수치란 LDL + HDL + 중성지방/5 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 수치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나쁜 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이란 건 없다. 


LDL은 간에서 만들어진 콜레스테롤을 필요로 하는 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HDL은 쓰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다시 간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한다. 즉,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있을 뿐이지, 콜레스테롤은 아무 죄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https://www.mfds.go.kr/webzine/201509/06.jsp


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왜 수치가 올라갔을까? 를 먼저 생각하고 원인 교정을 할 생각을 해야지, 약을 덜렁 먼저 먹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약은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지혈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채식과 운동이다. 고지혈증약(스타틴)은 LDL 수치는 낮추지만 중성지방 수치는 낮추지 못한다. 운동은 중성지방 수치는 낮추지만 LDL 수치를 낮추지 못한다. 콜레스테롤은 중성지방과는 달리 에너지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식은 LDL과 중성지방 수치를 둘 다 낮추기에 약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43]. 389명의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단지 15일간의 채식만으로 총콜레스테롤 평균 44 감소(채식 전 200 이상인 자), LDL 평균 33 감소(채식 전 100 이상인 자), 중성지방 평균 32 감소(채식 전 150 이상인 자)했다는 최신 연구도 있다 [44]. 


드물게, 식사를 포함한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여전히 각종 수치가 많이 높고 심근경색, 뇌졸중 등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약을 복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가급적 약 없이 치료하는 게 좋다. 




‘모든 약은 독’이라는 말처럼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      


스타틴 사용자의 40-75%는 사용시작 후 1년 안에 약을 중단하는데, 이유는 대부분 부작용 때문이다 [45].

하지만 현실에서 흔히 보는 부작용과는 달리 제약회사 주도의 임상시험에서는 부작용 빈도가 10% 미만으로 나온다 [46].  


왜 이렇게 다를까?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약물 임상시험 하기 전에 1-2달 미리 약을 먹어보라고 한 다음, 약속을 잘 따르는 사람들만 임상시험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런 걸 도입기간(run-in period)이라 하는데 합법적일 뿐 아니라 용인되는 관행이다. 약을 먹다 초기에 부작용이 생겨 스스로 약 복용을 중단한 사람들을 약속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임상시험에서 다 빼버리니 최종 결과에 부작용 수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34]. 


또 다른 방법으로 부작용 조사 항목에서 예를 들어,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인 근육통에 대한 질문을 빼 버리는 것이다. 스타틴 논문 44개를 메타분석한 연구에서 단지 1개의 논문에서만 근육통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47]. 그러면 당연히 근육통이란 부작용 빈도는 낮게 나올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따라서 제약회사 주도 연구의 결과 해석시는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사실 스타틴은 효과에 비해 부작용들이 너무 많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야 할 정상적인 대사과정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48]. 스타틴과 연관된 부작용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결론

1. 스타틴은 LDL 수치는 낮추지만, 심장마비 예방에 큰 효과는 없다. 

2. 절대위험과 상대위험을 모르면 약의 효능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3. 현재 통용되는 고지혈증 치료 가이드라인은 재평가가 필요하다. 

4.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분은 약보단 생활습관 교정이 우선이다. 


의사들은 제약회사에서 가져오는 편향된 자료를 과신하면 안된다. 건강한 사람에게 단지 수치가 높다고 약을 쉽게 처방해서는 안된다. 


환자들도 의사에게 건강에 대한 결정권을 다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다. 치료의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바로 환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It's your body, your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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