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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 Jan 24. 2021

하루

채워지는 행복한 시간들

살아가는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남긴다.

하루하루를 보내다 문득 남기고픈 삶의 한 부분을 혹은 내가 본 세계를 노트에 단어 몇 개로 기록해 둔다.

그러면 나중에 구체적인 기록으로 전환될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그런데 떠오르는 생각과 사건은 그때 구체화시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태블릿 노트에 적혀 있는 단어는 기억 너머로 흐릿해지기 때문이다.


일요일 오전, 그런 까닭에 하루를 기록해 봐야겠다는 욕구가 강렬하게 내리친다.

오전 일정이 있는 날은 분주하기만 하다.

아무리 시간을 쪼개어 체계적으로 사용하려 해도 집을 나서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이 되니 약속된 시간이 없어 마음 흐르는 데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눈을 뜬다.

뻐근한 허리를 마주하고 간단하게 스트레칭과 깊은 호흡을 한다.

문득 어제 먹고 남은 솥밥이 떠 오른다.

머릿속으로 '그 식은 밥을 어떻게 하지' 생각만이 감돈다.

평일에는 시간이 없어서 오전 기도를 먼저 했는데 오늘은 여유가 있으니 자꾸 다른 생각이 든다.

태블릿을 꺼내 북 리뷰를 듣는다.

차분한 목소리 너머에 있는 텍스트에 집중해 본다. 

따스한 보이차도 곁들인다.

어젯밤에 담아둔 보온병 물이 여전히 따스하다.

창문을 연다.

이른 봄 같은 따스한 요즘의 날씨가 너무 좋다.

문을 여니 맑은 아침 공기가 스며든다.

창문 커튼 너머로 따스한 햇살이 들어온다.

주방을 먼저 치운다.

그리고 아직 먹지도 않을 죽을 식은 밥으로 끓여 둔다.

아침식사는 11시 이후에서야 먹는 것으로 다짐을 한 후 배가 고파도 아침을 거르고 위를 쉬게 한다.

기도를 하려고 향을 피운다.

평일에는 향 피우는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는데 오래간만에 마주한 향이 너무 좋다.

그러곤 기도를 하려고 태블릿 노트를 꺼냈으나

이 순간을 남기고 싶어 노트북을 켠다.

그리고 브런치에 지금을 남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차분하게 시간을 보내는 이 순간인 듯하다.

기도

깊은 호흡

스트레칭

차 한잔

청소

향 피우기

저널 남기기 

먹거리(식사) 챙기기

이러한 것들로 하루를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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