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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 Jan 30. 2021

산에 오른다.

자연 속에서 우리의 존재를 느낀다.


봄날 같은 겨울 시간이 흘러가고 다시 추위가 왔다.

꽁꽁 얼어버릴 것만 같은  날씨.

조심스럽게 산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는다.

며칠 사이에 산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날씨가 안 좋을 때면 산에 오르는 것이 더 좋아진다.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낮의 따스한 햇살 때문인지 고양이들이 나와 있다.

자기들만의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햇살을 받아들이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 천사와 같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따스한 이 순간에 감사하며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동물들의 휴식 시간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뜸한 한적한 산에서는 바람 소리, 나뭇가지 소리, 그리고 새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피부 사이를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의  내음도 더  잘 느낄 수 있다.

차디찬 바람이 스쳐가고 나면 마음에 남아 있던  상념이 모두 사라지는 것만 같다.

그래서 날이 조금  추우면, 몸이 견딜 만한 날이면, 산에 가는 것이 더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소리, 바람 소리, 낙엽 소리를 듣다 보면 자연 속에 하찮은 나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고양이, 새, 나무, 풀잎들을 보면서 생명의 고단함을 느끼게 된다.

숭고한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이는 그러한 고단함 말이다.

고단함을 부정하거나 거부하지도 않는다.

그러한 존재의 모습에서 낮은 자세로 살아가야 됨을  알아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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