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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스포츠팀이 아니다.

그라운드, 플레이룰, 스포츠팀 대신 다른 걸 얘기해야 한다.

by 박창선
먼저 드리는 글 : 아 이게 12화 끝나면 연재 끝나는 줄 알고 마지막회입니다...하고 거창하게 인사를 했는데 그게 아니라네요? 계속 쓰는 거래요. 브런치 사이트 없어질 때까지. 아하! 무릎을 치며 머쓱하게 다시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구독은 했는데 [뭐야 글 왜 없어.] 시무룩해지신 구독자님들 다시 고개를 드셔요.


화면 캡처 2025-10-18 105922.png 핵존잼

김연경의 신인감독을 보며 대표님들이 원하는 '스포츠팀'같은 회사란 저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넷플릭스 이후였을까요, 스타트업 뿐 아니라 최근 거의 대부분의 회사에서 마치 진리처럼 맴도는 '스포츠팀'이란 단어는 정확히 어떤 풍경의 메타포일지 궁금했습니다.


다양한 장면이 섞여있겠지만, 기본적으론 정확한 역할과 책임감 있는 수행의 역동이 대표님의 우심방을 두근거리게 했을 겁니다. 누가봐도 땀을 뻘뻘 흘리고 이를 악물고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은 감동을 자아내거든요. 우리 모두 그런 개쩌는 승리와 영광의 순간을 상상할 것입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스포츠팀에 스타트업을 비유하는 건 뭔가 이질적인 괴리가 느껴집니다. 대략 뭐 말인지는 알겠는데, 회사에서 [우리 스포츠팀이야!!]라고 주장할수록 묘한 불편함이 있었거든요. 그게 뭔지 고민하다가, 정리해봤습니다.




시간 자체가 달라요.


스포츠팀의 역동성은 초단위입니다. 어쩌면 소수점의 세계에서 움직일 것입니다. 기업의 역동성은 아무리 빨라도 2-3일이에요. 제대로 뭔가가 결정되는 소위 '슈팅'까지 가려면 2-3주는 족히 걸릴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난 모든 회사가 '작은 조직문화 캠페인' 하나 기획하는데 2주가 기본이었습니다. 실행과 예산집행까지 하면 1개월도 빠른 편이었죠.


당장 눈 앞의 공격수의 발 끝과 시선, 손가락 위치 하나까지 반사적으로 보며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팀과 도파민과 집중력의 퀄리티 자체가 다릅니다. 조직은 구성원에게 치열한 몰입과 집중을 요구합니다. 경기15분 내내 최대심박수로 달리며 터지는 아드레날린과 2개월 동안 보고서 올렸다 까였다 내렸다 바뀌었다 주말보내고 연차쓰고 이제오나 저제오나 자료 기다리며 가슴치는 시간의 코티졸(스트레스 호르몬)은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18d7459865c4bbdeb.gif 이 정도로 해야함



룰이 있나요?


룰을 보죠. 스포츠에서 룰을 어기면 실점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룰은 어기면 독려의 대상이에요. 일하는 방식 있어요. 컬처덱도 있어요. 포스터에 원칙도 써있어요. 근데 우리 맨날 내재화 고민하잖아요. 다들 외우지 안잖아요. 공부 안하잖아요. 그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드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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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지금은 회사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글을 애정하고, 끝까지 읽히는 글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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