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
네? 다큐멘터리요? 10부작이요?
아무리 조던이지만, 아니 언제 적 조던인데 2020년에 10부작 다큐멘터리라니.. 선 넘으셨네. 그런데 웬걸. 꿀잼도 이런 꿀잼이 없다. 역시 마사장님이야. 마태식이 돌아왔구나!
커리어 내내 조던은 단순한 농구 선수가 아니었다. NBA가 대중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 이미지의 인격화 그 자체였고, 나이키, 맥도널드 등 글로벌 브랜드의 얼굴이었다. 항상 반듯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우승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어려운 일을 빈틈없이 해냈던 ‘Black Jesus’가 바로 조던이었다.
라스트 댄스는 그 조던의 뒷모습을 다루고 있다. 시가를 뻑뻑 피워대며 도박도 자주 했고, 훈련 자세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동료에게 못되게 굴기도 했다. 자기를 무시한 사람은 지구 끝까지 쫓아가 앙갚음했고 패배는 밤잠 안 자고 연구해서 철저하게 되갚아줬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조던 개 XX설', '세상에서 농구 제일 잘하는 소인배'라는 말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ㅋㅋㅋ)
게다가 불스 왕조의 조연 - 이라고 하기엔 너무 유명한 사람들이지만 - 이었던 피펜, 로드맨, 커 등의 이야기도 함께 커버하고 있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느낌으로 당사자들의 생생한 교차 증언은 물론이요, 약간의 말싸움도 섞여있으니 재미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작품이었던 것이다.
코비, 아이버슨, 르브론 같은 포스트 조던들도 실력은 물론이요, 나름의 매력과 스토리가 있었다. 레이커스가 제2의 불스가 되기도 했고 보스턴 Big 3를 필두로 반지원정대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던과 불스를 잊고 지냈지만 역시 진짜는 달라. 상징성과 드라마 측면에서 원조와 비할 바가 아니지. NBA와 조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좋아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추천!
사족으로 1차 은퇴 당시 포스트 조던의 선두주자였던 오닐과 그의 콤비 하더웨이, 그리고 올랜도와 불스의 대결을 더 자세하게 다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왜냐고? 내가 하더웨이 팬이라소..헤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