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코치 Oct 01. 2024

#17. 일하는 방식을 설계하자.

#17. 일하는 방식을 설계하자.


일반적으로 직장에서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일에 대해 평가 받는다. 누군가의 지시는 해야 할 일이다. 일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의 대상은 누군가에 의해서든 스스로에 의해서든 정해 지지만, 일하는 방식은 오로지 자신이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의 실행 결과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 받고 책임지게 된다.


목적지로 가기 위한 길이 여러 갈래이듯 우리가 어떤 일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목표를 이루어 내는 방법도 여러 갈래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익숙하거나, 옳다고 생각하거나, 하기 쉬운 방식으로 일하게 된다. 특히 일하는 방식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면 관성처럼 동일한 방식으로 일하게 된다. 익숙한 나머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직장 상사나 동료는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 자신도 그럴 수 있다. 적당히 일하는 관성이란 무서운 법이다.


그렇기에 관성에 젖어 들지 않도록 매일 일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동일한 일이어도 원하는 시점 내에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계획된 방식이 정말 최적의 방식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To-Do 노트는 ‘해야 할 일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하지만, ‘해야 할 일을 어떻게 해낼 것인지’ 일하는 방식을 설계하는 노트이다. 매일 노트 목록을 적어야 하는 이유는 어제 생각했던 일하는 방식이 성과가 있었는지 하루 단위로 리뷰하고 새로운 방식이 없는 지 궁리해 보는 노트인 것이다.


당신이 오늘 하고 있는 일이 어떤 방식인지 노트에 적어 보라. 다른 방식은 없는지 대안을 적어 보라. 이번에 시도한 방식이 어떤 결과가 있었으며 무엇이 문제였는지 적어 보라. 방식에 정답은 없다. 비즈니스 상황과 조직 요구 사항, 그리고 당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최적을 찾아가야 한다. 그러면 당신의 경쟁력이 문제 해결 능력 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기한 내에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최적의 경로로 설계하는 습관을 만들자.


일하는 방법을 설계한다는 것은 일을 세부적으로 나눈 후 세부적인 일을 세분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실행해야 할 일이 적으면 몸과 마음은 수월하지만, 결과는 엉성하다. 실행해야 할 일이 세부적으로 많고 촘촘하면 몸과 마음은 피곤하지만, 이루어 내는 결과는 좋을 수 밖에 없다. 중요한 전제는 모든 일은 마감 기한이 존재한다. 마감 기한 내에 이루어 내야 할 결과를 얻기 위해 세부적으로 실행 해야 할 일의 최적 경로를 찾아내는 것이 일하는 방식의 설계인 것이다.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성과의 의미는 퇴색된다.
 


일하는 방식 설계 사례


필자의 업무는 사업개발이라는 일이다. 영업이나 제안 등의 활동 뒤에는 항상 계약이 존재한다. 계약은 용역의 제공과 대가라는 중요한 협상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왼쪽 그림과 같다. 협의 대상은 현업 담당자로 실무를 가장 잘 알고, 공급되는 용역에 대해 자세히 알기 때문에 계약서의 조정, 가격의 조정, 용역이나 상품의 공급 범위에 대해 1차적인 협의가 이루어진다. 현업 담당자이므로 자주 만나고 가까워 질 수 있는 위치이다. 현업 담당자와의 협의 및 커뮤니케이션은 협상에서 이슈가 없을 때에는 효과적이다. 각자의 역할을 하고, 계약서 승인 라인이나 합의 라인에 있는 이들에게 현업 담당자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조율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산이 초과되거나 예상 밖의 이슈가 터져서 수정 계약 등이나 예산 증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현업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내부 상황에 대한 정보가 현업 담당자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요?’라고 물어 보면 ‘사업부장님 승인 단계인데 아직 승인을 안 하셨어요.’라는 답이 온다. 


경험이 없을 때는 ‘곧 승인하겠지.’라는 기대를 가지지만 하루가 지나도 승인 단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사업부장 승인까지 갔는지, 사업부장이 휴가를 내서 승인을 안하고 있는지, 왜 예산을 초과했냐고 다른 방안을 찾아 보라고 승인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계약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연되면 당신은 내부 보고에서 참 난감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담당자가 곧 승인 된다고 말했습니다.’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다가 어느 날 담당자로부터 ‘죄송한데 사업부장님이 A사 솔루션으로 하라고 지시했는데.. 죄송해요. 저도 어쩔 수 없어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당신은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익숙하고 편한 협상 방식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방식으로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평상시 익숙했던 협상이라는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블랙박스 같은 이 상황을 여러 번 겪게 된다. 필자도 사업개발이라는 직무를 맡고서 사람 만나는 게 껄끄러워서 현업 담당자라는 익숙한 사람과 소통했던 경험이 있다. 그 후 의사 결정자와 멀어 지면 협상 성공률은 지극히 떨어진다는 것을 느끼고 의사 결정자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영업이라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이전 16화 #16. To-Do 노트 작성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