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y 28. 2024

성취와 성공

생의 의미

  요즘 좋은 글을 보며 필사를 하는 중입니다. 공부할 시간도 일할 시간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견뎌 내는 힘은 긍정성과 삶의 목표 아닌가 싶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에게 삶의 어려움은 그저 과정에 불과하겠지요.


  제가 생의 의미에 대해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적어봅니다.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늦은 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친구가 어깨를 잡더군요. 저는 파란불로 바뀌었기에 얼른 지나가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어깨를 잡아주는 순간 덤프트럭 한 대가 코끝을 지나가더군요.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크게 다치거니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순간이었습니다. 그저 그때는 ‘운이 좋았구나’라는 생각으로 지나쳤습니다.


  직장에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절이었습니다. 강원도 화천으로 예비군 훈련을 가야 했지요. 버스 6대가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앞차부터 사람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다섯 번째 차도 드문드문 자리가 있었지만 거의 사람이 차 있기에 마지막 차를 향했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앉으려는데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 쎄한 느낌이었죠. 그래서 결국엔 다섯 번째 차로 돌아와 사람이 가득 찬 버스를 탔죠.

http://www.cham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10

  그날 뉴스에도 나왔지요. 3명이 죽고 27명이 다친 사고였습니다. 제가 타려고 했던 마지막 버스가 커브길에 과속을 하다가 언덕 위에서 떨어졌습니다. 사무실과 집에서는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걸려왔지요.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사격 훈련을 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10명이 한 조로 사격을 했습니다. 3발을 모두 쏘고 표적을 확인하러 앞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한 10미터쯤 지났을까요? 옆에서 “빵”소리와 함께 총소리가 들렸습니다. 제 옆 사로에서 마지막 한 발이 남았는데 신호가 맞지 않은 것이었죠. 그 사람이 오조준으로 옆사로를 향해 쐈다면 살 수 있었을까요? 등 뒤에서 나는 총소리가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생의 의미를 떠올리면 사람들은 항상 성공한 인생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성공에는 항상 실패가 따라다닙니다. 그래서 성공을 목표로 잡게 되면 실패의 위험이 따라다니죠. 그뿐 아니라 성공에는 타인의 인정도 필요합니다. 그러니 성공이라는 목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공이라는 목표 대신에 성취를 목표로 잡게 되면 달성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성취에는 자신의 기준만 있을 뿐 타인의 기준은 없습니다. 오롯이 자신이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성취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성공을 목표로 잡지 말고 성취를 목표로 잡아야 그게 더 오래 멀리 가는 길입니다.


  또한 무엇을 성취하지 못했더라도 실패한 인생은 없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며 그저 존재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갖지요. 꼭 똑똑한 딸이 되거나 돈 많은 아들이 되거나 성공한 사람이 되어야 관계의 의미가 있지는 않습니다.


  크게는 세상으로 작게는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의미만 줄 수 있다면 생의 의미는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일로 누군가가 행복해지고 조금이라도 삶이 나아졌다면 괜찮게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삶의 의미를 크게 찾지 마시고 작게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동이 가져온 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