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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라이더 Aug 11. 2018

감성 스크랩 #66

지친편


걷다가 지쳐

계획에도 없었던 낯선 장소에

아무데나 걸터 앉아 휴식을 취한다


하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어서

손목도 목덜미도 무거워져서 주머니속에

넣어두고 잠시 쉬자고 마음 먹었다


얼마되지않아 갈길을 잃은 손과 시선이

불안해하기 시작 할 때 주변 풍경을 관찰했다

수도 없이 보는 장면들이지만 생각없이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여긴 어떤 곳인가

풍경으로 볼 때는 자연스럽게 시선이 위쪽을 향했고 건물 위쪽과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이 현재가 맞나 싶을 정도로
건물윗쪽 동네? 모습들은 변한 모습이 없더라

언제 지어진 건물일까.. 80년대? 90년대?

하여간 요즘과 비교하면 세월이 많이 지난 모습이였다

직사각형 박스를 달아놓은 듯 한 간판,

그 속에 여백없이 꽉꽉 채워서 씌여진 투박한 글씨

그 시절 글꼴로 크게 홍보하고 있는 내용들,
바레진 페인트색깔, 요즘 건물에선 볼 수 없는

오밀조밀한 입면 타일 또 쌓아 올린게 신기한 붉은 벽돌, 동그란 빵빵이 창문, 화분 정도 놓을 수 있는

작은 테라스, 유리에 흑갈색 썬팅하며..

예전에 유행했던 건축 디자인의 흔적들이 그 자리 그대로 멈춰있었다


생각해보니 건물의 1층은 매시간, 계절, 시기에 맞는 유행에 맞춰서 수도 없이 변화하는 것 같다

새로운 화장품가게, 핸드폰, 빵집, 카페 등

사람들의 시선에서 가까운 곳은 현재의 모습이지만

윗쪽 모습은 건물의 디자인이나 간판이나 세워질 무렵 모습과 그대로인게 많다


낡은 간판만 남기고 어딜간걸까..이 건물을 새로짓고 간판을 달고 있을 때는 현재이자 새로운 시작이였을 텐데.. 남겨진 간판을 보면서 그 시절을 상상해본다


과거가 우리 뒤에있는게 아니라

위에 쌓여져있는 것 같다

쓸데없는 생각을 한참하고
다시 핸드폰을 보며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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