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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라이더 Aug 10. 2018

감성 스크랩 #65

지친편


가끔은


핸드폰 알람 맞출 필요없이

눈뜨고 바로 씻을 필요없이

12시 땡 맞춰서 점심먹을 필요없이

오후 2시쯤 동네 놀이터에 가서

낯설지만 그럴 수 있다는게 신기하고

침대에 누워서 영화나 실컷 보고

커피잔을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을

아무 생각없이 쳐다보고

가만히 눈을 감고 음악을 들어보고

인터넷 속 시끄러운 뉴스는 다 무시하고

해질녘 거실 바닥에 만들어진 창문 그림자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멀리서 들리는 아이들 노는 소리를 들어보고

다음날 아무일도 없어서 새벽까지 뒹굴고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를 오롯이 쓸데없이 감상 할 수 있는

그런 날은 쉽게 오지도 않고

생각보다 내가 그렇게 하기도 힘들다


나를 멈추고 쓸데없는 시간보내는 것 조차

계획을 잡아야 될 정도로 우린 지나치게

바쁜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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