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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Apr 16. 2016

왜(why)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

질문어(質問語)탐구 (1) 왜(why)

[1] 인간은 왜 질문하는가?


 ‘익숙한 것들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인간은 질문한다.’
_ 권재원 [세상을 바꾼 질문]


  기존의 프레임으로 수용하거나 해석할 수 없는 경계에 직면했을 때 인간은 질문한다. 경계 안의 세상에 대해 의혹을 갖거나 경계 밖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집요하게 탐구하기 위해 ‘왜(why)’를 묻는 것이 인간이다. 호기심을 품고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해 보며,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파악하려는 노력에서 새로운 이해와 통찰을 얻게 된다. 고민하는 힘을 통해 삶의 문제를 들여다 볼 때 우리는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된다. ‘고민’을 통해 인간은 성숙해 나간다.

고민하는 힘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힘을 향상시키기 위해 질문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며, 여러 질문들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질문어(質問語)’가 ‘왜(why)’다. 기존의 프레임과 가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더 좋은 프레임을 획득해야 한다. “왜 꼭 그래야만 하죠?”라고 묻는 친구들에 의해 세상은 진보하고 새롭게 탈바꿈할 계기를 갖게 된다.


‘기존의 프레임으로 이해하거나 수용할 수 없는 경계에 직면할 때 인간은 질문한다.’ _ 질문술사




[2] 왜 그래야만 하죠?

_ 아이디어 디렉터 안다비님의 Why Art 이야기


  질문을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이 한국에 있다. ‘아이디어 디렉터’라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아이디어와 손재주로 세상을 감동시키겠다’는 담대한 포부를 품고 살아가는 안다비님이 바로 그 사람이다. 180cm의 큰 키와 빼어난 미모를 가져,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이 ‘모델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무대위에 서서 모델이 되어보는 경험도 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만족하지 못했던 다비님은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꿈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위해 자신의 강점인 아이디어와 손재주로 감동을 주는 일을 찾아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다. ‘파티 플래너, 디자이너, 광고기획자’가 되어 보면서 남들이 이름붙인 직업들이 자기다움과 조금씩 어긋난다는 것을 깨우친다. 결국 스스로 명함을 만들어 ‘아이디어 디렉터’라는 직함을 당당하게 새겨 넣었다.

아이디어 디렉터 다비님의 호기심 넘치는 명함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공부나 해”, “돈 되는 일을 해야지”, “언제까지 철없는 아이처럼 살꺼니”라며 ‘세상의 흐름에 거스리지마’라고 종용하는 이들로 인해 힘이 빠지기도 했다는 다비님은 어느 순간 종이를 꺼내 질문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왜 그래야만하죠?”

정말 왜 그럴까를 고민하고 끄적이다가, 'Why flower'가 탄생하였다.

 왜, 왜, 왜를 묻다보니 ‘왜’가 ‘why’가 되고, 어느 순간 ‘why’가 꽃처럼 피어났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호기심에 새싹을 달고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그녀의 작품들에 가득 담겨있다.

다비님의 모든 작품 속에는 호기심 넘치는 'why'가 담겨져 있다



[3] ‘왜(why)’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 어린아이들 뿐만 아니라, 이미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왜(why)’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취학 전 아동은 부모에게 하루 평균 100가지의 질문을 한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거의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기사가 뉴스위크에 실린적이 있다. 어린시절 당당히 ‘왜(why)’라는 질문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다가,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며 우리는 묻기를 멈추게 된다.


‘올바른 질문연구소’라는 기관에서 2009년 미국의 ‘국가학업성적표(Nation Report Card))’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나이에 따른 질문 활용도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표 출처 : 워런 버거 저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A More Beautiful Question)]


‘문제는 질문을 멈추는 동시에 아이들의 학교 참여도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_ 워런 버거
표 출처 : 워런 버거 저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A More Beautiful Question)]



왜 우리는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기를 바랄까?


우리에게 ’왜’라는 질문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라는 질문을 품고 탐구하다보면, 우리는 더 깊은 이해에 이를 수 있게 된다. 어떤 주장의 근거를 파악할 수 있고, 그 결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미리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왜라고 묻는 이들은 사건을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로인해 일어나게 될 일들을 입체적 혹은 맥락적으로 파악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해되지 않는 다른 사람의 주장과 행동을 보고 ‘왜(why)’를 묻다보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볼 수 있게 되며,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씩 향상된다. 그의 주장(want) 이면에 숨어있는 필요(needs)를 이해하게 될 때, 우리는 필요를 충족시켜줄 더 나은 해법도 조언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왜(why)’라는 질문을 통해 원인과 결과의 흐름을 구조적으로 파악하게 되면, 우선 집중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명확해지고, 제한된 시간과 자원의 한계 속에서 초점(Focus)을 어디에 두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깨닫게 된다.

‘왜(why)’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4] ‘왜(Why)를 묻는다는 것’은 실제로 무엇을 묻는 것인가?

미드 럭키루이(Lucky Louice) 중 딸아이의 왜(Why) 질문에 답하는 아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발견해야 한다. 올바를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기법 중 하나가 ‘5 why’이다. 눈에 띄는 현상을 바라보고, 그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거듭 ‘왜(why)를 질문해 보며,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방법이다.

출처 : [청소년 체인지메이커들의 모험을 위한 가이드북] by (사)아쇼카한국


‘5 Why’기법을 활용하다보면, 많은 이들이 (1)원인(cause) 또는 (2)기대효과(effect)를 구분하지 못하고 뭉뚱그려 답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왜(why)라는 질문이 묻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어떤 주장의 근거나 사건의 원인(Cause)을 묻는 것이다. 둘째는 그 주장으로 인해 예상되는 결과, 즉 기대효과(Effect)를 묻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인과 결과 사이의 연관성(인과관계)을 묻는다. 특히 원인과 근거를 묻는 이유는 집중적으로 개입할 효과적인 지점을 찾기 위해서다.

 



[5] ‘왜(why)’라는 질문을 어떻게 물으면 좋을까?


‘왜(why)’라는 질문은 자칫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다. 가능하다면 다르게 질문하길 권한다.


Q1 : 영향(effect)을 묻기

그것을 하게 되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그것을 하지 않으면 무엇이 나빠지나요?
그렇게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그렇게 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나요?
영향(Effect)을 묻기

Q2 : 근거와 원인(cause)을 묻기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인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그것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요?
필요, 충분 조건을 묻기

Q3 : 인과 관계를 묻기

만약 A(원인)라면 B(결과)가 일어난다는 말씀이시지요?
B(결과)를 위해서는 A(원인)가 필요하다는 거죠?
만약 A(원인)라면, B(결과)가 발생한다고 하셨는데, 또 다른 근거(C)는 뭐죠?
혹시 제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숨겨진 이유(가정:Assumtions)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죠?
'5why' 기법을 활용 한 후, 'if-then' 로직을 활용해 인과관계를 도식화 해보면 인과관계를 검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질문 그 자체보다는 상대방의 주장과 근거를 존중하려는 태도이며, 호기심을 품고 이해해 보려는 겸손한 자세이다.



[6] 만약 우리의 삶에 ‘왜(why)’라는 호기심이 피어난다면….


‘왜(why)’라고 반복적으로 묻는 것은 더욱 깊은 진실에 들어가기 위해 정말로 가치 있는 시도다
_ 워런 버거


‘왜(why)’라는 호기심을 가득 품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에 나가 자세히 관찰하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갈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세상의 진실에 더 깊이 연결되기 위해  왜(why)를 묻고 탐구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 ‘와이러너(왜why를 탐구하는 사람들 : why learner)’라는 이름을 선물해주고 싶다. '왜(why)'를 묻지 못하는 세상에 진보는 없다. 


‘왜(why)’라는 질문으로 보다 깊은 진실을 탐구할 준비가 되었는가?


혁명가들은  우리보다 더 자주  ‘왜’라고 묻는다.
_ 게리 해멀 [꿀벌과 게릴라]


2016. 4. 16.  질문술사


PS1. 이 글은 질문어(質問語) 탐구 시리즈 중 첫번째 글입니다. '왜(why), 무엇을(what), 어떻게(how), 누가(who), 만약(what if), 어디에(where), 언제(when)' 등 우리가 통상 질문을 할 때 활용하는 단어를 보다 섬세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PS2. '왜(why)'라는 질문을 탐구하기 위한 참고자료 링크

[1] 워런 버거 _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 (A More Beautiful Question)]
[2] 사단법인 아쇼카한국 _ [청소년 체인지메이커들의 모험을 위한 가이드북]  PDF파일 다운로드
[3] 아디디어 디렉터 안다비님의 홈페이지 https://180cmmmm.modoo.at/


호기심을 일깨워 주는 Why Art 작품들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신 안다비님께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더 좋은 질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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