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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Apr 21. 2016

누구에게 묻고 있나요?

질문어(質問語)탐구 (2) 누구(who)

우리는 이슈(what)에 반응하느라 바뻐, 그 사람(who) 자체를 놓친다.


당신은 '누구’와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누구한테 물어볼 수 있지 내가 이 세상에 무슨일이 일어나게 하려고 왔는지?’
_ 파블로 네루다 시집 [질문의 책]



[1] 누구(who)를 물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인에게 만남은 없고 스침만이 있다’고 마르틴 부버는 말한다. 전 세계가 웹으로 연결되어, 소셜미디어에서 떨어질 수 없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질문은 ‘누구(who)’다.  누구(who)라는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행동(how)을 해야 할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Who, Being)인지 알아야, 내가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떻게(How, Doing) 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현재의 내가 누구'이고, 또 '앞으로 나는 누구이고자 하는지'는 살아있는 인간이 끊임없이 묻는 질문이다.

who & how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는 도구(Tool)와 방법을 찾게 하고,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란 질문은 촛점을 명확하게 하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누구(who)를 생각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제공하겠는가?


누구를 생각할 것인가?
누구를 위해 생각할 것인가?
누구와 함께 생각할 것인가?


  누구(who)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더 좋은 만남, 더 깊은 만남을 요구한다. 당신은 누구와 통할 수 있는가?





[2] 누구(who)를 묻는다는 것은
      무엇(what)을 묻는 것일까?


  통상 우리가 ‘누구(who)’라는 질문어(質問語)를 사용할 때, 그 'who(누구)'를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중 하나다.

(1) 어떤 사람(someone) : 우리가 찾는 사람은 누구인가?

(2) 나(I) : 나는 누구인가?

(3) 너(You) : 너는 누구인가?

(4) 우리(We) : 우리는 누구인가?




2-1. 어떤 사람을 찾기위한 ‘who(누구)’


  당대 최고의 지성인 90명에게 변화를 겪어야 할 때 던졌던 ‘단 하나의 질문(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질문은 무엇입니까?)’을 뽑아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엮어 [최고의 석학들은 어떤 질문을 할까?]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청소년기 심리 발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로렌스 스타인버그 교수(템플대학교)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스승은 누구였나? Who was the most important teacher in your life?
_ 로렌스 스타인버그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고 성장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에 솔직한 사람이야말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매년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스승과, 앞으로 만나갈 스승이 누구인지 묻는 사람은 배움을 성장시킬 수 있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피터드러커는 기업가들이 답해야 할 5가지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로, “당신의 고객은 누구입니까?”를 묻는다. 고객을 찾아내고 관계맺지 못하면 사업은 지속할 수 없다. '우리가 만들어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삶이 변화되는 사람'을 고객이라 정의하며, 드러커는 ‘누가 돈을 내는가?’라는 질문보다는 ‘누가 구매를 결정하는가?’를 묻기를 권한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삶이 변하는 사람은 독자이지만, 서점과 출판사, 책을 좋아하고 추천하는 친구 등이 구매결정에 영향을 준다. 누구에게 집중하는지에 따라 사업의 전략과 성공여부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당신이 찾고 만나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https://brunch.co.kr/@sambom/15​

​(누구와 만나야할지 탐색하기 위한 질문)





2-2. 나를 만나기 위한 ‘who(누구)’  _ 5who를 발견하기


'나는 누구인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인간이 고민한 철학적 질문이다. 다른 누구도 답해 줄 수 없는 실존적인 화두다. 그런데 '나'는 과연 하나일까? 나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은 하나가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누가 나일까?’를 답해볼 필요가 있다.


"뭐라고? 내가 누구인지를 묻고 있는거야? 그럼 당연히 알고 있지. 그럼 내가 알고 있는 내가 몇 개나 되느냐, 그것이 궁금한 거야?" _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나는 누구인가] 중에서...


[who1 _ 표면적 나]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나. 주로 역할이나 이름으로 불리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쉬운 대답은 ‘이름’으로 답하는 것이다. 혹은 자신의 소속이나 직함, 또는 하는 일로 자신을 소개할 수 있다. ‘질문디자인연구소 박영준 소장입니다. 주로 코칭과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학습과 성장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류의 답볍은 상대에게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알려준다. 누구나 물리적으로 만나고 부를 수 있는 ‘나’지만, 이 첫번째 내가 진짜 나일까? 이를 '표면적인 나'라고 불러보자. 이 표면의 나를 알아차리는 작업을 ‘관찰’이라고 부른다.


[who2 _ 느껴지는 나] 내가 느끼고 있는 나. 내 안의 감정, 욕구 등 외부에서는 느끼기 어렵지만, 지금 이 순간 순수하게 현존하고 있는 나도 있다. 이를 '느껴지는 나'라고 불러보자. 이 숨은 나를 알아차리는 작업을 '공감'이라고 부른다.


[who3 _ 잠들어있는 나] 잠재된 나. 잠재력, 가치, 의미 등 스스로를 섬세하게 조망하거나, 보이는 것 이면을 보아주는 이를 만날 때, 혹은 도전적인 기회에 당면해서 드러나는 나. 훌륭한 상담가나 코치를 만나면 이 잠재된 자신의 자원들이 새롭게 인식되기도 한다. 나는 이 나를 '잠들어있는 나'로 부르고 싶다. 이 나를 깨우는 작업을 '자각'이라 부르자.


[who4 _ 갈망하는 나] 내가 다가서고 싶은 나. 현재의 나라고 부르기 어렵지만 되고 싶은 내가 있다. 이를 '갈망하는 나'라고 부를 수 있다. 지나치게 세상의 기준이나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다 보면, 이 갈망하는 내가 오염되어 페르조나(가면)와 쉐도우(그림자)로 현재의 내가 분열되기도 한다. 이 나를 찾아가는 작업을 '창조'라 부르자.


[who5 _ 우리-나] 너를 포함해 확장된 나. 네가 아프면 내가 아픈 것처럼, 타인들까지 나의 경계 안으로 품어 나를 확장시킬 수 있다. 이 나를 '우리-나'라고 불러보자. 대게 '큰 어른'들은 나라는 존재의 경계가 무척이나 넓다. 이 큰 나 - 우리 나 -를 찾아가는 작업을 어떤 이는 자기초월이라 부르는데 내 제안은 그저 '사랑'이라 불렀으면 좋겠다.


[who0 _ 무아, 온나] 그리고 이 모든 내가 태어나고, 소멸되는 것을 '바라보는 나'가 있다. 이를 '주시하는 나'라고 부르자. 그리고 이 주시하는 나를 깨닫는 작업은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내가 아닌 나이니 '무아(無我 )'라고 부르자. 혹은 온전한 나라는 의미로 '온나'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세상이 붙인 이름표를 걷어내고 나를 관찰한 후 다시 답해보자. '어떠한 나'도 틀리거나, '다른 나'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스스로 자주 만나는 나'가 더 자주 현재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성장할 뿐이다. 나는 '어떤 나'와 더 자주 만나고 있는가?  누가 진짜 나인가? 어떻게 참된 자신을 만날 수 있는가?


어떤 나와 더 자주 만나야 할까?





2-3. 너를 만나기 위한 ‘who(누구)’  _ 5who를 만나기 위한 질문들


각기 다른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더 깊이 만나기 위해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Q1.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렇게 물으면 이름이나 소속, 직함, 또는 하는 일로서 ‘표면적인 나’를 소개하게 된다. 당신이 누구인지 소개해달라는 것은 ‘사람들은 당신은 어떤 이름으로 부르나요?’를 묻는 것이다.  더 깊이 만나기 위해 우리는 상대의 ‘5who’ 중에 어떤 당신(who)을 묻고 있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당신은 어떤 이름으로 부르나요?
주로 무슨 일을 하나요?



Q2.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은 누구인가요?


지금 이순간, 이 자리에서 그는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그 사람의 감정과 욕구는 무엇일까? ‘엄마, 영어 공부는 왜 해야 해? 외국에 나가서 살 것도 아닌데, 한국어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라고 말하는 자녀에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볼 수도 있고, ‘영어, 수학은 대학진학을 위해 필수야. 그런 소리 하지마’라고 반응할 수도 있지만, ‘영어 공부하느라 힘들구나?’라고 함께 공감해 줄 수도 있다. 우리는 이슈(what)에 반응하느라 바뻐, 그 사람(who) 자체를 놓친다. 누군가 내 감정을 알아주면 마치 내 삶 전체를 인정받고 존중해 주는 느낌이 든다. 감정을 들어주지 않으면, 지금 여기에 있는 나 뿐만 아니라, 내 삶 전체를 부정당하는 경험을 갖게된다.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지금 기분이 어때요?
지금 이순간 당신은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친밀해 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상대의 실제 이슈를 함께 다룰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주는 계기가된다.



Q3. 진짜 당신은 누구인가요?


현재의 이슈(what)에 사로잡히면, 자기 자신(who)이 가진 것들을 망각하게 되기 쉽다. 인간의 잠재력 개발을 돕는 코칭에서는 '모든 사람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자원(resourceful)을 가진 존재'로 본다. 코치들은 그 사람이 가진 잠재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자주 활용한다.


당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당신의 강점은 뭐죠? 당신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나요?
당신이 남들과 다른 점, 특별한 점이 무엇인가요?
무엇이 당신을 움직이게 하나요?

  만약 당신이 그 사람의 숨겨진 잠재력이 발현되도록 일깨우고 싶다면, 그 사람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가치관, 신념, 강점과 재능을 물어보고 다시금 인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들어주어야 한다.



Q4.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나요?


  그 사람의 현재는 '그 사람이 걸어온 길'과 '그 사람이 걸어가고자 하는 길'에 의해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누군가 '현재의 그'가 아니라, '그가 되고자 하는 모습'을 묻기 시작할 때,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게 되고, 새로운 자기를 창조할 기회를 얻게 된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당신은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5년, 10년 후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길 소망하나요?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만날 수 있도록 물을 때, 상대는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얻는다.



Q5. 누구와 함께 할 때 당신다워지나요?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관계 맺고 있는 분들이 누구인지를 물어야 한다.


당신 곁에는 누가 있습니까?
누구를 위해 시간을 쓰고 있나요?
당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이들은 누구인가요?
당신은 그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우리 모두는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人間-사이의 존재)이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사실 우리는 '같은 사람의 다른 나'를 만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내가 만나고 있는 너'는 누구이며, ‘네가 만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묻고 관계맺는 수준만큼, 상대를 만날 수 있을 뿐이다.


나는 '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를 읽는 '너'에 의해서 결국 완성된다. _ 안도현 [잡문]


당신은 '누구'를 위한 삶을 살고 있나요?




2-4. 우리(We) : 우리는 누구인가?


'나와 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된다. 나의 삶은 온전히 나만의 것인가? 나와 같은 것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람과 함께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질문에 함께 답해야 할 것인가? 우리를 우리답게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Competency & Compession Matrix
타인의 도움을 받을 때 혼자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당신은 크게 발전할 것이다.
_ 앤드류 카네기





[3] 만약 당신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누구를 만나야 할까?


트리나 폴러스의 책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나비가 되기로 결심하면 무엇을 해야 하죠?


"나를 보렴. 나는 지금 고치를 만들고 있단다. 내가 마치 숨어 버리는 듯이 보이지만, 고치는 결코 도피처가 아니야. 고치는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잠시 들어가 머무는 집이란다. 고치는 중요한 단계란다. 일단 고치 속에 들어가면 다시는 애벌레 생활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고치 밖에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나비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란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야."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익숙한 것으로부터 결별을 해야 하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계기는 만남이다. 누구(who)라는 질문을 통해 '당신이 나비이고, 당신이 만나야 할 사람이 나비'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제는 ‘어디(where)’를 묻자.


당신이 만나야 할 '나비'는 어디에 있을까?



질문 또한 그렇다.


2016. 4. 21.  질문술사


PS1. 이 글은 질문어(質問語) 탐구 시리즈 중 두번째 글입니다. '왜(why), 무엇을(what), 어떻게(how), 누가(who), 만약(what if), 어디에(where), 언제(when)' 등 우리가 통상 질문을 할 때 활용하는 단어를 보다 섬세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PS2. 추천 도서 링크

1. 파블로 네루다 시집 [질문의 책]
     함께 시청하면 좋은 영상:  지식채널e - Knowledge of the channel e_질문들?
2. [최고의 석학들은 어떤 질문을 할까?] 스스로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는 90가지 물음
3. 데니스 겐포 머젤[빅 마인드] 초간단 견성법, 이미 깨달은 나와 하나되기
4. 트리나 폴러스[꽃들에게 희망을]

PS3. 이 글을 쓰는데 도움을 주신 감사한 분들(Who)

1) 'Who에 촛점을 맞추는 코칭'이라는 주제로 큰 깨우침을 주신 남관희 코치(예스앤컴 대표)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은 그동안 제가 놓치고 있던 'Who'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2)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혁신에 대해 폭넓게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비전아레나 조용호 대표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Competency & Compession Matrix]는 사업가가 어떤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지라는 질문에, 기업의 역량수준과 기업가의 측은지심수준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조용호 대표님의 툴을 조금 변형한 것입니다.

3) 표지 그림인 '누구에게 묻고 있나요?'라는 정감넘치는 그림은 예전에 함께 일한 '깨깨(Jihyeon Kim)'님의 작품입니다.

4) 그리고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더 좋은 질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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