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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애진 Oct 16. 2021

8월 | 관성인지 관심인지

"홈 파밍을 시작하다."

원활한 소통을 위한 선행조건

제아무리 계약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한들 계약서에 명시되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일을 함께하는 사람과 과정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기계가 아닌 이상 일의 시작과 맺음이 완벽하게 깔끔하리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계의 기간'이 발생하게 된다. 이 시기는 갑자기 일의 진전이 부진해지거나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게 되기 쉽다. 그래서 계약서는 중요하다.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 역시 중요하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고, 왜곡되기 때문에 유선상으로만 소통하게 되면 오해가 쌓이기 쉽다. 악의가 없다고 한들 증명할 방법이 없으면 이 또한 일과 마음이 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원활한 소통의 필수 요소는 '명확한 의사전달' '투명한 공유' 다.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또 기획이 소용 없어지는 상황을 마주하며 '와... 진짜 실행이란 걸 언제 할 수 있을까' 무력해지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나에 꽂히면 쑤욱 빠져들었다가 나오는 성격상 역할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은 오히려 선호하는 편이다. 다양한 업무를 배운다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하나를 성취하기도 전에 역할이 바뀌어 버리는 것은 힘들었다. "그건 배우는 게 아니지. 쌓여야지"라는 팀장님의 말마따나 나는 그냥 엿보기만 하고 있는 셈이었다. 스트레스받아도 마땅한 상황이구나 싶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이라도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까. 더는 쓰임을 인정받고 싶은 욕망도 사라졌다. 나의 쓰임에 대해 고민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그보다 내가 배울 수 있느냐 없느냐, 내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내가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과 목적의식이 흐려져갔다. 자꾸만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관성인지 관심인지

지향하는 가치가 동일하다고 여기는 조직 안에서는 굳이 그 가치를 일상의 영역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니, 여력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하다. 그게 문제가 되었다. 정작 일상에서는 자리하지 못하는 나의 가치들은 허공에 둥둥 떠 있는 탁상공론 같았으며 어느새 의미가 퇴색되기에 이르렀다.


반면, 지향하던 가치와 상극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은 정반대다.  어느 때보다도  일상 속에서 나의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라도 말하지 않으면 나의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는 듯한 두려움일까.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열심히 외치는 일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 기분이었다. 회사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부분을 개인의 영역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져만 갔다.


방구석 홈파밍

관성인지 관심인지   번째는 홈파밍이었다. 도시에서 자연을 가까이 두는 법을 고민하다가 찾은 방법이었다. 먹거리를 기르는 것에 대한 꾸준한 관심은 식재료 보관법, 보관 기술, 보관 요리, 제로 웨이스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갔다. 적어도  의지대로 결정할  있는 일상의 영역에서 만큼은 '스스로가 지향하는 바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자신'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무던하게 이루어졌다.




이달의 findings  

1. 성장하지 않는 데도, 급성장하는 데도 각자의 문제가 있다.
2. D2C는 궁극적으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 나의 실력을 늘리는 것보다 나의 수요를 늘리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
4. 세 가지 힘(力): 실력 / 경력 / 노력
5. 빨리빨리의 독에 빠지지 말 것.
6. 그 팀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안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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