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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애진 Oct 16. 2021

9월 | 언제나 나의 스토리를 상상할 것

"직장 생활을 할 때도 내 스토리를 생각해."

시나리오를 그리기 시작했다.

회사를 나간다면 무엇을 할까. 당장에 생각나는 것은 세 가지 옵션이었다. 각각의 장단점을 적어 내렸다.

 상상만 했을 때는 막연했던 것이 나누어 비교를 하자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현실적인 퇴사 고민

그렇다고 한들 퇴사란, 결코 충동적으로 결정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다. 이상을 품고 현실적일 것. "be realistic" 객관적인 지표와 자료를 보면서 아래의 다섯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산업의 성장성: 이 시장과 산업은 성장하고 있는가, 이 회사는 지속 가능한가.

얻을 수 있는 것: 이 일을 함으로써 커리어를 쌓거나, 개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가.  

얻을 수 없는 것: 이 일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나, 놓치는 기회는 없는가.

업무의 만족도: 이 일을 하는 것이 흥미롭고 설레는가.   

변화의 가능성: 앞으로 보다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거나,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시장과 산업의 성장성, 그다음은 업무에 대한 스스로의 재미였다.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그리고 결국, 퇴사를 결정했다. 이제 퇴사 후에 대한 고민을 할 차례였다. 갑자기 당장에 앞날에 대한 걱정, 고민, 설렘 등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밀려왔다.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지자 오히려 모든 능동성을 잃어버렸다. 드러누워서 유튜브만 들여다보며 걱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월급쟁이들의 두려움이 이런 거겠구나' 이해가 갔다. 꾸준히 들어오는 돈이 사라진다는 것은 안정감이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배가 된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보다 더 월급의 단맛을 알아버리기 전에 결정한 것이기도 했다. 엄마 말마따나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는 곳'이었다. 여기를 제 발로 걸어 나온다면 그렇다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지?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졌다. 이직을 해야 할까? 개인사업을 해야 할까? 일단 쉴까? 나가야 한다는 결정에 번복은 없었지만 나가서 뭐하지 하는 질문에는 아직 답이 없었다. 나를 계속 지켜봤던 상사에게도 물었다. "저는 무엇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상사는 말했다. "애진은 크리에이터 재능을 가진 사람이고, 그걸 뿜어내야 하는데 회사 내에서는 뿜기 어려울 것 같아. 회사를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놀랐어." 그러면서 내게 회사에서 장표만 만들거나 회의록을 적게 하는 것조차 가끔은 미안하고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의외의 대답에 나는 조금 놀랐던 것 같다.



언제나 나의 스토리를 상상하라

애진, 직장 생활을  때도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 입사한   달이 되던 , 상사가 조언을 했다. 이직을   고려할  연봉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당시의 나는 여기에서 어떤 역량을 키우고 있으며, 어떤 역량을 키울  있을지 고민하던 중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지 질문했다. 다른 팀원들에게 여기에서의 일을 타인에게 어떻게 소개를 하는지, 어떤 부분에 스페셜리티를 갖고 싶은지 등을 물었다. “... 마케터는 그냥  하는  같아요.” 돌아오는 답은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얻고 싶은 역량은 무엇인지 물었다. “... 이것저것  하고 있지만 마인드 컨트롤 능력? 어떤 일에도 휩쓸리지 않을 능력?"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럼 이력서에 적을  있는 역량은 뭐라고 생각해요?” 나는    물었다. “일본 사업 론칭 과정에서 홈페이지 개발하고 매출   올리고 등등등이전의 질문들에는 머뭇거리던 그들 입에서 이번에는 그럴듯한 문장들이 청산유수처럼 줄줄줄줄 흘러나왔다. 맞다. 수치화하는 작업은 어떤 일에서든 만들어낼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스토리를  엮어내는 것이었다.



신념을 따르는 방향을 택해 트랙에서 뛰쳐나왔었지만 생계와 역량에 대한 고민으로 다시 트랙에 조금 늦게 올랐다. 하지만 정작 다시 선로 위로 돌아왔을 때, 이전의 선택이 자꾸만 떠올라 스스로 딜레마에 빠졌다. 부인할 수 없게도 나는 여전히 이전의 신념과 가치를 지향하고 좋아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단순히 일상에서 충족하는 것을 넘어 남들도 좋아해 주기를 바란다. 내가 존중하는 것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지금 이제부터 앞으로 내가 해가야 하는 일이 그것 아닐까. 내가 했던 일을, 하고 싶은 일들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자. 지나온 일들은 부족하고 어설픈 것들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한 일이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덮어둘 만큼 돈은 중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실력과 역량을 기르는 일 역시 중요하다. 결국 지향하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로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떠나는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한 의지와 실력이 중요하다. 아,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나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구나..!




이달의 findings  

1. 무엇을 하느냐 보다 왜,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2.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성장성, 그리고 업무에 대한 스스로의 재미다.
3. 커리어를 잘 쌓기 위해서는 잘 갖춰진 곳이 아닌 가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4. 내가 취할 수 있는 것을 가장 현실적으로 고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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